-
-
호랑이 아가씨
허태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8월
평점 :
호랑이 아가씨
허태연 (지은이) 나무옆의자 2024-08-06
만화? 동화? 어쩌면 웹소설인가 생각되는 표지입니다. 게다가 제목은 호랑이아가씨. 가볍게 읽을 수 있겠네 하면서 펼쳤는데 정말 순식간에 읽게 됩니다. 대충 분위기만 봐야지 생각했는데 책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긴장감과 속도에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 책을 넘깁니다.
호랑이의 영혼이 들어와 인간이 그대로 산신이 됩니다. (여기서 영과 대화를 하면 웹소설이겠죠) 무언가 능력이 있는데 슬슬 풀어나갑니다. 작가 허태연 선생의 문장 전개력이 대단합니다. 별거 아닌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하고, 큰그림으로 실종된 아이들을 찾아냅니다.
선배 박수무당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데 자기 구역이니 적당히 업만 갚으시고 폐업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나와바리 존중)
산신 호랑이님이 점집을 차렸는데 카드단말기도 설치하고 음료수도 판매합니다. (메뉴판도 마련합니다)
사건을 해결하면서 신세진 태권도장을 소개하여 인생극장의 감동을 재현합니다. (이런 작은 기쁨이 좋습니다)
두 달쯤 영업하며, 나는 사람들이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조언 따위를 싫어한다는 걸 알았다. 하긴 그런 얘기를 원할 것 같으면 뭐 하러 점집에 오겠는가. 실의에 빠진 손님과 불운을 나누며, 나는 비로소 내 동료들을 무당, 역술가, 타로술사 등ㅡ존중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는 인생의 갈림길에 놓인 유약하고 예민하면서 겁 많은 이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126p
이건 참, 이 바닥을 상당히 경험해 본 듯한 문장입니다. 살짝 다시 저자의 사진을 보면서 신기가 있는건가 생각도 듭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시 보니 표지의 배경에 거대한 산이 보입니다. 왼손은 호랑이팔입니다, 경찰서 건물앞 액운타파 사주112 사무실이 연결되면서 어울립니다. 두번째 읽을 때 보니 사는 동네가 산왕산 아래 산군동입니다. 이런 세심히 장치가 있습니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백명을 해결하지는 않은 것같습니다. 어쩌면 2편을 기획중인게 아닐까요. 세상의 어려운 문제들을 호랑이신령의 힘으로 해결하는 시리즈가 계속 나오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