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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다정함 - 김연수의 문장들 ㅣ 푸른사상 교양총서 21
민정호 지음 / 푸른사상 / 2024년 6월
평점 :
김연수작가의 책도 안읽었는데... 그 분의 책을 읽고 감동하고 분석한 책을 먼저 잡았습니다. 어째야하나요. 일단 제목이 인상적이어서 끌린 것같습니다.
모두 48편의 다정한 에세이입니다. 제목이라 그런지 웬지 책읽는 내내 ‘다정함‘이라는 키워드에 빠지게 됩니다. 다정함이라고는 없는데 소설 줄거리를 읽으면서,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다정하지 싶어, 그렇지 않나 느끼게 됩니다. (책은 지나치게 다정합니다)
책의 멋진 문장 한두줄이 나오고, 바로 어느 책에서 인용했는지 알려줍니다. 대략의 줄거리를 알려주고, 자신의 비슷한 체험을 버무립니다. 다시 인용 문장의 느낌을 살리면서 잔잔하게 마무리짓는 방식입니다.
한편을 읽으면 원재료인 책에서 고른 문장을 되새기며 책의 주요 내용을 파악하고, 저자의 경험과 감성에 흠뻑 빠집니다. 그러니 48*3으로 144편의 이야기를 읽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살짝 피곤하기도) 한편으로 책의 요약이 잘 정리되어 있어 이건 꼭 읽어보고 싶네, 이건 걸러도 되겠다는 판단을 도와줍니다.
중간에 날자로 된 제목이 나오길래
2015년 7월 29일,
2013년 12월 19일,
특이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절일기‘에서 나온 진짜 일기장에서 가져온 내용도 있습니다.
목차에 다양한 소제목으로 다정함, 미래, 기도, 쓸모, 유심, 재능, 여행, 노인, 틈, 눈물, 진실, 외로움... 48개의 단어로 구성했습니다. (이 소제목들을 인용문장으로 하면 더욱 멋지게 나왔을텐데, 살짝 아쉬운 부분입니다)
창조는 오직 이유 없는 다정함에서만 나옵니다
오직 꿈의 눈으로 바라볼 때, 다른 불순물 없이 오롯하게 우리의 삶이 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입니다
제가 살아야 제 아들이 살 수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자 전쟁보다 더 나쁜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은 지옥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이었다
살아보니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말도 거짓말인 것같다
14-80p, 인용문구
목차가 이런 제목으로 진행되면 한단어보다 더욱 깊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인용문이 좋아서 이리저리 필사도 해보고 저 대목이 도대체 어느 부분에 나올까 책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뒷부분에 참고자료로 인용서적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모두 21편입니다. 어라, 칼럼은 48편인데... 인터넷서점에 가보니 김연수 작가의 저서가 427권, 전자책이 97권입니다. 도저히 읽을 수 없겠네, 히가시노 게이코인가, 무슨 책을 이리도 많이 썼을까 고민하는데 동명이인, 번역가, 공저 등으로 다양합니다. 아. 이름이 익숙한 느낌이 나니 이런 불편함이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