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일상에서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신발 끈을 매다 수학이 생각났다
클라라 그리마 지음, 배유선 옮김 / 하이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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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수학자입니다. 저자 클라라 그리마는 세비야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일하면서 블로그로 시작해서 다양한 상을 시상받고 여전히 수학의 재미을 알리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재미가 있는 걸까요.

시작에 재미있는 말이 나옵니다.
수학이 재밌는 건 수학이 원래 재미있기 때문이다... 수학은 일종의 게임이다. 탄탄하고 경이로운 놀이이자 ‘원래부터 그래야만 하는 그 무엇‘이다.
10p
수학이 재미있다는 말이 재미있습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걸까요. 아니면 스스로 믿음을 강화하려는 걸까요. 열이면 열 수학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제목들은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합니다.
페이스북을 믿지 마세요!
소파를 복도로 끌어내는 법
뻔한 조언을 무시해도 되는 이유
주식 투자를 하기 전에 주사위부터 던져보자.
선물 포장지 아끼는 방법.
바이러스는 왜 하필 이십면체일까?
얌체 같은 가짜 계정 귀신같이 알아내기
지하철 노선도마저 수학이라니
알고리즘 기원이 개미라니!
백악관을 농락한 그 남자
책전체, 소제목
느낌표와 물음표를 자주 사용하는 걸 보니 힘겨운 분야임에 틀림없습니다.

공식은 건너띄고 쭈욱 읽어보니 재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약간 에세이 느낌이 나면서 수학자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이렇구나 잠시 과학세계에 몸을 담근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책이 옆에 있는 순간만 그렇고 고개를 돌리면 다시 공상과 환상의 세계로 돌아옵니다.

˝페이스북을 믿지 마세요˝에서 SNS 이용자라면 세상 사람 모두가 나랑 같은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수의 착각‘에 빠진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와 반대되는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여 당황하는데 그건 뭘까요)
다수의 착각은 ‘친구 관계의 역설‘, ‘평균치‘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수백, 수천명의 친구를 가진 마당발이나 세계 최고의 갑주를 평균에 넣으면 평균치가 상당히 상승합니다. 저처럼 친구 3명 가지고 있는 사람과 3천명의 친구를 가진 사람을 평균내면 1502명이 평균값이죠. (꺼이꺼이) 평균치가 무섭습니다.

˝뻔한 조언을 무시해도 되는 이유˝편에서는 남의 말을 안듣는 사람이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한다고 합니다. 수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합니다. 뻔한 소리를 하는 인간은 참 많지요. 도대체 이런 지루한 인간이 일을 방해하는 것을 어떻게 수학적으로 증명할까요. 1차 모집단을 정하고, 평가 함수로 기준을 잡고, 교차 연산자의 과정을 거쳐서 변이 연산자를 참고하면 됩니다. 하하. 재미있는 수학입니다.

˝얌체같은 가짜 계정 귀신같이 알아내기˝에서는 가짜, 스팸 계정을 알아낼 수 있을까를 궁금해합니다. 벤포드 법칙으로 가능합니다. 첫 자리 숫자 배열이 뜬금없는 양상을 보이면 조작이라고 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2만1천개 사례를 연구하여 벤포드 법칙에서 벗어나는 것 170개를 확인하니 168개가 봇이라고 합니다.

임의의 두 값, 예를 들어 1과 25 사이에서 숫자를 몇 개 고른다.
이때 각각의 숫자가 뽑힐 확률은 같다.
첫 자릿수만 살펴보면 1로 시작할 때가 열한번, 2로 시작할 때가 일곱 번, 나머지 숫자들이 한 번씩이다.
238p. 사이먼 뉴컴. 1881년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런데 50년 후에 물리학자 프랭크 벤포드가 여기서 벤포드 법칙을 발견해냅니다.

˝상자로 정확하게 계량하는 방법˝에는 6리터가 들어가는 정사각형 나무 상자로 1리터, 2리터, 3리터, 4리터, 5리터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나옵니다. 정육면체와 삼각뿔 부피 재는 공식으로 가능합니다. 이건 재미있습니다. 설명을 들으면 참으로 놀라운데 책을 덮으면 사라집니다. 수학은 신기루같습니다.

스페인 수학자의 책인테 원서가 프랑스어로 되어 있었나봅니다. 번역자 배유선님의 약력을 보니 주로 프랑스책을 번역했다고 되어 있던데 ,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스페인>프랑스로 번역되었던 걸까요. 다시 수학 안에서 재미를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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