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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어도 읽습니다 -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인생에 대한 탐구
노충덕 지음 / 모아북스 / 2024년 6월
평점 :
독서를 이야기하는 저자가 6년만에 책을 냈다고 하여 책을 골랐습니다. 6년간 읽은 책에서 읽고 느낀 점을 50여편에 압축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어떤 책들이 나올건가, 50여편의 서평이 나오려면 적어도 500권은 읽었을 것이고 정말 읽기 힘든 귀한 내용이라 큰 기대를 했습니다. 앗. 느낌상 천권은 넘게 읽은 듯합니다. 아. 제가 따라가야할 길입니다.
그런데 한권을 읽고 감상을 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제를 정하고 거기에 필요한 책들을 여기저기에서 슥슥 가져옵니다. 어이쿠. 굉장합니다. 글 한편에 인용하는 책들이 보통 너댓권입니다. 그러니 이 책 한권에 2, 300권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독서를 폐문 독서라고 명칭합니다. 문門은 나와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하는 것이고, 폐閉는 소통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이라고 합니다. 무슨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하나고 잠시 생각했는데 새벽 5시에 일어나 책을 읽는다는 것이 정말 아무도 없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입니다. 저도 오늘 하루 5시반에 일어나 1시간 정도 책을 읽어봤는데 순간 몰입되는 것이 괜찮은 방법입니다. 1시간만에 2권반을 읽었습니다. 저녁 시간에는 1시간에 1권 정도인데 효율이 2.5배입니다.
평범한 질문들로 이야기하면서 책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완벽에의 충동(정진홍), 완벽의 추구(탈 벤 샤하르), 세이노의 가르침, 브리다(파울로 코엘료), 역경의 행운(최재석),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우종영), 익숙한 것과의 결별(구본형), 열두 발자국(정재승), 프랭클린 자서전(벤저민 프랭클린)을 소개합니다. 하나의 질문에 9개의 책이 나옵니다. 사실 더 넣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으로 조절한 느낌도 보입니다.
‘폐문 독서로 나를 마주한다‘ 편에서 독서의 시간과 공간을 이야기합니다. 자전거 여행(김훈), 인생이 왜 짧은가(세네카), 명상록(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말공부(조윤제), 나와 너(마르틴 부버)를 안내합니다.
이렇게 질문, 생각, 책소개로 진행하다가 본격적으로 서평도 나옵니다. 서평을 좋아해서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찾아 아래 서평들을 읽어보기도 하는데 뭐랄까 미리작업한 느낌도 많고 진짜 읽었을까 의심이 되는 내용도 있습니다. 무작정 칭찬하기 위해 쓰는 글이 꽤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제대로 된, 모양을 갖춘 서평입니다. 책을 읽고 책에 대한 내용을 잘 정리하고 자신의 감상이 온전히 들어가야 좋은 서평이죠. (순서는 바뀌어도 됩니다)
조조의 삶과 유언을 살펴보면 억울할 듯하다. 위를 정통으로 삼은 진수의 역사서 ‘정사 삼국지 위서 1‘에 따르면, 조조는 66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혼란한 천하를 평정하려는 일념으로 살았다. 생전에 황위를 탐한 적이 없는 그의 유언을 통해서 참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정사 삼국지 위서 2‘에서 전설적인 명의 화타가 행한 진료 이야기는 신기하고 재미있다...
‘정사 삼국지 촉서‘를 보면 인생에는 결단의 시기가 있다. 유비가 죽음을 앞두고 제갈량에게 유언한다.
260-261p
저 책 3권이 얼마나 두꺼운데 그 안에서 딱 필요한 이야기만 가져와서 한장으로 보여줍니다. 저같으면 읽었다는 것을 자랑하려고 여기저기 잔뜩 인용할텐데 문장을 가져오는 것이 깔끔합니다.
저자 노충덕 선생은 ˝독서로 말하라˝를 쓰시고 (책 중간에 슬쩍 자신의 책 소개도 합니다) 6년만의 신작입니다. 책을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까를 항상 생각하는데 거기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고 안내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