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대지 - 간도, 찾아야 할 우리 땅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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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이 ‘동쪽에서 온 지리학자 Ein Geographi Gelehrter aus dem Ostem‘‘에게서 큰 감명을 받았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독어로 적혀있어 실화처럼 보입니다. 중국에서 동쪽이라면 조선과 일본인데 1864년은 일본이 아직 중국에 진출하지 못했을 때라고 합니다. 그럼 남은 건 조선 뿐입니다.
저 문장 한줄로 어떻게 시작부터 이리도 긴박하게 흘러가는지 역시 오세영 선생의 필력이 대단합니다.

장면은 과거로 바뀌어 혜강 최한기, 고산자 김정호가 만나고 흥선대원군도 나옵니다. 아니, 이건 실화인가? 안동김씨의 방해공작과 일본의 개입, 중국의 입장...

압록강을 경계로 하는 서쪽 국경은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토문강을 경계로 정한 동쪽 국경이다. 조선은 토문강을 송화강의 지류라고, 청나라는 두만강이라 주장하고 있는데 누구의 주장이 옳으냐에 따라서 간도는 조선 땅이 될 수도 있고, 청나라 땅이 될 수도 있다. 토문강이 송화강의 지류냐, 두만강이냐. 김정호는 이 기회에 그것을 분명하게 밝히기로 했다.
˝토문강이 두만강이 아니고 송화강의 지류라는 명확한 증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아라사는 북경조약을 근거로 간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22p

주인공 윤성욱은 박사과정 디펜스가 지도교수의 사정으로 잠시 연기되어 잠시 한국에 들어옵니다. 교수가 되어야 하는 입장에서 기득세력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얌전히 순응하며 교수자리를 얻느냐,
변방고를 찾아 역사의 진실을 밝히느냐,
편안히 앉아 책을 읽는 독자는 답답해서 미칩니다.

역사소설입니다. 팩션이라고 명명하여 팩트와 픽션이 섞여있습니다. 대동여지도의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저술한 변방고가 유실한 사료로 나오는데 나타날 것같으면서 안나옵니다. 미국이냐, 혹은 스위스냐, 북한에 있나 계속 찾아다닙니다. 간발의 차이로 나타날 듯 안나타납니다.

간도를 놓고 조선과 청나라가 영토 분쟁으로 구역을 정하는 회의를 한 것은 팩트입니다. 김정호의 대동지지 32권 중에 26권 변방고가 비어있는 것도 팩트입니다.
거기에 얽혀 수많은 사람들과 나라들이 끼어듭니다. 역사 속의 인물들이 나와 실제 했던 것처럼 입체적으로 표현됩니다.
뭐가 사실이지? 뭐가 지어낸거지를 앞부분에서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빠져들어갑니다.

지리학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갈 줄이야 생각도 못했습니다. 고산자가 방구석에 앉아 지도를 그린 것이 아니라 삼천리 구석구석 다니면서 실측을 한 것처럼 그 후예들도 세계를 돌아다닙니다. 오세영 선생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스펙타클 역사팩션입니다. (뒷부분에 추격씬도 나옵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화면까지 생각한 것같습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계속 뭔가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몰입도가 강합니다.

평소 존경하는 혜강과 고산자가 등장하여 더욱 흥미롭습니다. 이런 등장이 괜찮네요. 역사속에서 좋아하는 인물이 등장하여 이름에 걸맞는 행동을 해주니 웬지 숨은 일면을 보는 것같아 마음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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