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다 화학이었어 - 주기율표는 몰라도 화학자처럼 세상을 볼 수 있는 화학책
누노 마울리데.탄야 트락슬러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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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라는 말에 두가지 느낌이 듭니다. 뭔가 합성적일 거라는 생각과 그 안에 대단히 위험한 물질이 들어있을 것같다는 의심이죠. 문과출신인 저는 무언가 부정적인 인상이 있습니다. 그게 더욱 깊어질지, 아니면 해소가 될지 궁금하게 보이는 책입니다.

원자가 존재한다는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에 대해서 자연철학 교수인 에른스트 마흐는 한마디합니다.
˝그걸 본 적이라도 있는감?˝
25p
독일 빈 사투리로 말했다고 합니다. 왜 사투리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말문이 막히면 검증이 되었느냐, 연구결과가 있느냐, 보았느냐,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느냐, 식으로 피해가곤 하지요. 철학과 교수라면 인간이 지수화풍 사대로 존재한다고 믿을 것같은데 왜 봤는지 아닌지로 따졌는지 모르겠습니다.

1장은 식탁 위에서 시작하여 인간의 몸에 필요한 3요소,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이야기합니다. 정말 필요한 걸까 의문이 있었는데 화학자의 설명을 들으니 필요합니다. 인간이 몸을 유지하려면 3요소 외에 무기질, 비타민, 물까지 필요합니다.
추가로 맛있지만 유해한 3대장이 있습니다. 벤조피렌, 아크릴아마이드, 아질산염입니다.

질산염은 절임용 소금에도 들어 있고 살라미, 베이컨, 햄, 훈제육 등 많은 육류 가공 제품에도 들어 있다. 질산염이 특히 풍부한 채소로는 시금치, 양상추, 상추, 근대, 루꼴라를 들 수 있다. 이 식재료들을 오랫동안 따뜻한 곳에 두거나 재가열하면 그 속에 함유되어 있던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변한다. (중략)
혈중 메트헤모글로빈 농도가 높아지면 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정신 혼란, 어지럼증, 의식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46p
집사람이 계속 시금치를 주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설마 저런 어려운 내용을 알고 있었을까요)

양파를 썰 때 눈물이 나는 이유가 나옵니다. 포식자, 자기보호, 화학물질... 어려운데 습한 표면에 잘 달라붙는 가스가 생겨난다고 합니다. 그것이 눈의 망막에 달라붙고 눈은 자극적인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해결책으로 혀를 내밀고 양파를 썰면 되고, 젖은 수건을 어깨에 걸치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과학적인 전개인가요.

그밖에도
인체의 화학적 요소는 25개 뿐이고, 스마트폰의 구성요소는 30개 이상이라 스마트폰보다 적은 재료로 만들어진 인간,
39도 이상의 고열에 시달리면 단백질의 변형이 와서 필수적인 기능을 잃게 된다,
구강 내 침샘에서는 하루 평균 0.5리터의 침이 생성되는데, 점막을 유지하고, 소화를 돕고, 치아 손상을 줄이기도 한다,
인조손톱에 끼어있는 폐렴 간균, 녹농균이 환자에게 전염병을 감염시킬 수 있다,
17세기 말라리아 치료로 남아메리카 원주민의 도움으로 기나나무 껍질을 삶아 먹었는데, 19세기에 들어와 퀴닌이라고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그것이 토닉 워터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아. 진토닉의 탄생 비화네요)
등 옛날 이야기만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과학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가 있습니다.

3장의 페니실린의 개발 과정에서 원자 구조가 나옵니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일 줄이야 생각도 못했습니다. 1928년 플레밍이 곰팡이에서 발견한 후에 바로 상용화가 된 것이 아닙니다. 1941년 인간의 치료에 최초로 이용하고, 1945년 화학 구조가 처음 밝혀졌습니다.

과학책이라 정보, 지식이 가득합니다. 얼핏 이름만 들었던 내용들을 화학자의 눈으로 살펴보니 뭔가 이야기가 펑펑 나옵니다. 부제로 ‘주기율표는 몰라도 화학자처럼 세상을 볼 수 있는 화학책‘이라 붙어있는데 딱 그 말이 맞습니다. 책읽는 동안 잠시나마 과학자가 된양, 화학자인 것처럼 생각할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덮고 나면 다시 흐리멍텅하지만요.

과학과 음모론은 이 지점에서 서로 구별된다. 과학자들은 자신이 세운 이론을 무너뜨릴 수 있는 사실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러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찾고, 필요하다면 기존의 이론을 포기한다. 반면 음로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론과 어긋나는 사실에 대해 알려 하지 않는다. 설령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그들에게는 음모론을 포기할 마음이 없다.
201-2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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