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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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법문집이 예전에 몇권 나왔습니다. 문장마다 가슴깊이 울리고 말씀을 듣고 나면 여운이 남아 가끔 생각이 납니다. 집 어딘가에 스님의 책들이 있을건데 보이지가 않습니다. 다시 구입해볼까 하던 차에 미공개! 법문이 나왔다니 무조선 읽어봐야겠습니다.

1980년부터 1999년까지 20년간의 세월 동안에 하신 법문 중의 미공개를 찾아 풀어놓았습니다. (대단하지요. 이걸 녹음하여 간직했었나봅니다) 앞부분은 초기 법문인데도 그다지 미숙한(?) 느낌이 없습니다. 이미 젊으실 때부터 저런 생각을 하고 계셨나봅니다.

꽃에 대한 표현이 멋집니다. 책 곳곳에 꽃에 대한 생각들이 가득합니다. 주변에 흔한 것에 관심을 갖는 섬세함이 놀랍습니다.

꽃은 피어날 때도 아름답지만 질 때도 아름답습니다. 개나리, 옥매화, 모란, 벚꽃... 주위에 핀 꼿들을 보십시오. 이 꽃들은 생과 사에 연연하지 않고 그때그때의 자기 생에 최선을 다하지 않던가요? 이것이 생야전기현, 시야전기현이 전하고자 하는 깊은 뜻입니다.
22-23p

바로 “밖에서 찾지말라˝는 그 깨달음입니다. 질문은 지성知性으로 전개되는데, 답은 지성이 아니라 체험體驗이어야 합니다. 지知를 바탕으로 한 답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을 일으키기 때문에 궁극에 이를 수 없습니다.
질문을 멈추어야 비로소 해답이 나옵니다. 침묵을 지켜야 답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답을 얻으려면 침묵이 필요한 것입니다.
82p,
흔히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해라, 질문을 제대로만 해도 정답에 가까워진다고 하는데 그저 가까워질 뿐입니다. 의문을 가지고 계속 질문을 던지라는 것은 속세의 방법이고, 죽음을 넘은 세계를 알려면 질문을 멈추고 침묵을 지켜야합니다. 얼마나 적확한 표현인가요.

‘수많은 생을 두고 쌓은 인연‘편에 좋은 대화의 기본 원칙 3가지가 충격이었습니다.

첫째, 상대방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둘째, 텅빈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셋째,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111-112p
아 저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준비가 전혀 안되어있습니다. 내가 말해야 하고, 준비한 이야기를 먼저 하며, 상대를 바꾸려고 합니다. 모든 것을 거꾸로 하고 있었습니다. 많이 반성하게 되는 독서였습니다.

읽다보니 참 글이 좋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법문이고 바로 강연에서 말로 한 내용이었습니다. 추천사에 ˝눈으로 활자를 따라가며 읽어도 좋지만, 작게라도 입으로 소리를 내며 읽으면 더욱 맛맛이 느껴질 것˝이라고 써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역시 한 시대를 대변했던 선지식의 내공이 살아서 곳곳에서 번쩍거립니다. 알 수 없는 표현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선지식도 대단하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으로 역시 놀라게 하는 스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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