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소강석 지음 / 샘터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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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집은 별로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다닐 적에 교과서에서 접해본 시들이 전부이지요. 그게 몇십년전일까요. 오랜만에 단독으로 된 시집을 보니 설레입니다.

제목도 좋습니다.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에서 웬지 배움이 있을 것같고, 사계절의 천지풍광이 느껴지는 문장입니다. 어떤 계절이 들어있을까요.

첫번째 시부터 묵직하게 와닿습니다.

꽃 한 송이 졌다고 울지 마라
눈 한 번만 돌리면
세상이 다 봄이다.
13p
쨰째한 세상에 쿵 하고 울리는 소리같지않나요. 뭔가 집착하고 있었던 고집을 한순간에 흝어버리는 기분이 들지요. 시 한편으로 이렇게 진한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봄밤
산책길에서 마주친
붉은 꽃 한 송이
달빛 부서지는 골목에서
여기까지 잘 걸어왔다고
나만을 위한
노래를 불러줄 때가 있다
18p.
시는 콤마나 마침표가 없으니 멋집니다. 그동안 시집을 안봤던 덕에 이렇게 울리는 감동을 받습니다. 저녁먹고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억지로 나선 산책길에 가로등도 희미하고 어둑거릴 때 문득 달빛을 느끼는 지점이 있습니다. 자연이 소중함을 생각하며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드는 감정입니다. 그 막연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하는데 딱 이해되는 구절입니다.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내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은
봄비 내리는 오후다
78p
혼자 있는 순간에 딱 이런 생각이 들지요. 그다지 주변에 뭔가 해주는 것은 없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고요한 시간에 이런 기분을 느낍니다. 거기에 내린듯 안내린듯한 봄비가 추가되면 더욱 완성되는 느낌입니다. 뭔가 인간이 가진 감수성을 쏙 잡아서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같습니다.

저자 소강석 선생은 목사님이면서 시인입니다. 저서는 50여권이고 시집만 13권을 냈다고 합니다. 대단하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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