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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설계자들 - 몰입의 고수들이 전하는 방해받지 않는 마음, 흔들리지 않는 태도
제이미 크라이너 지음, 박미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평점 :
옛날에 비해 지금은 더 산만해졌을까요. 현대인의 대부분은 그렇게 느낀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와 인생의 큰 변화, 수면 부족, 휴대전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19세기에도 똑같았다고 합니다. 과거에 비해 현재는 항상 더 발전하고 변화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 책은 300년에서 900년 사이의 수도자들의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수도자들이라면 생각이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명상과 기도에만 집중할 것같다는 막연한 기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프롤로그의 제목이 ˝가장 고요한 곳에서 끊임없이 흔들린 사람들˝입니다. 여기나 거기나 세상 사람들의 생각이 다를 것이 없다는 뜻일까요?
파코미우스의 주의를 흩트리려는 악마의 수작이 재미있습니다. 부처님을 유혹하는 마왕 파순과도 같습니다. 동서양이 똑같습니다. 어쩌면 정신세계의 어느 수준에 올라가면 집중력을 망치는 방법이 악마나 마왕과도 같게 느껴지는 걸까요?
1장은 집중하기 위해 세상과 단절을 하는 내용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세상과 세속의 방해물을 완전히 떨쳐버리기란 불가능했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가능한 일이었다.
43p
죽을 때까지 어려운 일이지만 죽기 직전까지도 안되는 일입니다.
2장은 공동체입니다. 완벽한 던절이 불가능하다면 집중을 위해 서로 돕는 공동체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만들어집니다.
혼자 달리는 말은 자신이 전속력으로 달린다고 상상하지만, 무리에 들어간 후에야 실제로 얼마나 느린지 꺠닫게 된다.
74p, 7세기, 요한 클리마쿠스
같이 공부하는 도반에 대한 생각은 이 시절에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동체에서 육체노동, 독서, 기도의 3가지 과제에만 집중했다고 합니다. 뭐랄까 생각하지 않는 단순작업이라 행복해보입니다. 어쩌면 감옥과도 같습니다. 단순 반복 작업...
3장은 몸입니다. 우리의 몸은 욕구로 가득하지요. 수면욕, 식욕, 성욕, 모든 욕망이 끓고 있습니다. 수도사들은 고행을 하기도 하고, 금식으로 절제하며 머리를 우스꽝스럽게 깍기도 합니다. 거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슨 짓인지...
4장은 책입니다. 이 부분은 저도 책을 좋아해서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코덱스라는 용어가 앞뒤 표지 사이에 어러 번 접힌 종이를 껴 넣은 것을 말합니다. 뭔가 신비한 단어인줄로만 알았는데 그저 종이두께였습니다.
책을 읽고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도 문제고, 너무 사로잡히는 것도 문제입니다. 도대체 문제가 없는 분야가 없습니다.
5장은 기억입니다. 원하는 것만 기억하고, 잘 분류하며, 필요한 만큼 끄집어낼 수 있다면 산만함과 작별한다는 생각으로 기억술이 개발되어 명상으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통찰로 갑니다.
네스테로스는 카시아누스에게 성경의 틀template을 바탕으로 마음을 재구성해보라고 제안했다. 그것은 마치좋은 가구를 듬성듬성 배치한 방과 비슷했다. 그 방은 돌판 두 개,황금 항아리 한 개, 이새Jesse의 나무(종교적 계보를 나타내는 나무 모양의 상징, 옮긴이)에서 잘라낸 아론의 지팡이, 수호천사 두 명으로 채워진 일종의 방주였다. 이 가구들은 각각 율법의 지속성, 바닥이 안 보이는 기억력, 영생, 일반적 지식과 영적 지식을 상징했다. 새롭게 단장한 마음은 바로 이런 모습, 즉 인지적 잡동사니가 싹 치워진 하나님의 집이 되어야 했다.
182p.
현대의 기억술과도 비슷한 내용이 중세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단절, 공동체, 몸, 책, 기억을 통해 최종적으로 생각에 집중합니다.
산만함과 계시는 대단히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둘 다 술에 취한 듯 통제력을 상실한 느낌을 주었다.
222p
수도자 내면의 숨겨진 존재가 아기처럼 자라난다는 생각은 동양 혜명경의 마음속의 아이를 키워 투사시킨다는 생각과 비슷합니다. 결국 생각의 정점으로 가면 이런 이상한 결론에 도달하는 걸까요.
또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죽음과 결과를 생각하는 것도 멋집니다. (멋진걸까?) 벼랑 끝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하거나, 천사와 악마가 좌우에 있다고 상상하는 가르침은 뭔가 수도원의 숨은 한수처럼 보입니다.
집증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중세 수도원의 일상을 알게 되어 더욱 호기심이 증폭되어 산만해져버리는 멋진 독서였습니다.
#에세이
#집중력설계자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