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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6월
평점 :
품절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면 참 잘난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그 말이 평범한 사람이 했으면 재수없네 했을텐데, 다른 누구도 아닌 염세주의자 쇼펜하우어의 말이라면 뭔가 깊이가 있어보이고, 당연한 듯이 생각됩니다. (이건 유명한 사람이라 느끼는 사대주의일까요)
소개글에 한평생 일기를 써왔는데, 그 분량이 만페이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 책이 236페이지 정도이니 만페이지면 40권 분량입니다. 거기에 평생 8권을 출판했고, 사후 3권이 더 출판되었나봅니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이름도 어려운 책 5권과 편지, 일기 등에서 발췌하여 새롭게 구성된 편역자 김욱 님의 작품입니다. 한평생 읽기도 힘든 책들을 골라 들려줄만한 내용을 엄선한 느낌이 듭니다. (서문에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요약 설명하는데 참 어렵습니다)
목차에 소제목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이 부분만 봐도 한참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착각.
인생에서 죽음보다 확실한 것은 없다.
우리가 사소한 일에 위로를 받는 이유는 사소한 일에 고통받기 때문이다.
자신이 증오스러울 땐 자는 것이 최고다.
나는 왜 다른 사람의 판단에 휘말리는 것일까?
뭔가 격언같으면서도 통찰력있는 한마디에 목차만 읽어도 배가 부를 지경입니다.
정작 본문을 읽으면 다른 사람을 위해 썼다기 보다는 혼자만의 일기장을 몰래 엿보는 기분이 듭니다. 아. 이런 유명한 철학자도 저녁 무렵에 자기 방에 혼자 앉아 중얼중얼... 오늘 나는 외롭다는 망령에 사로잡혔어, 나는 가만히 있는데 멋대로 떠든 이야기로 나의 사회적 평가가 확립되다니 어떻게 해야하나 투덜거리는 듯이 보입니다.
이렇게 머리 속의 생각을 차분히 적어가다 보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같습니다. 저도 그냥 있었던 일들을 적어보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 예전에 일기를 쓰다보면 항상 같은 고민을 또 하고 다시 또 하는 반복이 되는 것같아 뭐 해결안되는 일을 적어봐야 무슨 소용이겠어 했는데 쇼펜하우어 선생은 죽기 전까지 계속 써나갔나 봅니다.
고독, 외로움, 존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데 다시 보면 중2병스러운 문구도 많이 보입니다.
이 세상에 나 이상의 존재는 없다. 신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신의 문제고, 내가 존재한다는 건 오직 나만의 문제다. 나는 이 세상에 있고 싶다. 중요한 점은 바로 그 점이다. 쓸데없는 말로 그것이 나의 존재라고 설득당하고 싶지 않다. 내가 죽고 나면 내가 어떻게 되는지를 분명히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낡은 계략에 속지 않을 것이다.
23p.
이런 말은 12살때 하는 말이 아닌가요? 조그만 자기 방에 옹크리고 앉아 세상과 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부끄러워서 남겨놓지 않을 기록인데 과감하게 남겨놓은 자신감이 부럽습니다.
나는 늘 같은 시간에 산책하려고 노력한다. 산책은 직장과 마찬가지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발해 같은 시간에 끝마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산책할 때는생각할 것들을 챙겨간다. 어려운 과제들을 가져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동행을 두지 않는다. 산책의 동료는 고뇌로 족하다.
26p
같이 산책갈 친구도 없는 슬픈 사연입니다. 그러고 보니 직장에서 점심을 먹고 같이 산책가는 동료가 참으로 소중해집니다. 인간은 이렇게 남의 사정을 읽고 위안을 얻습니다.
아직 이르다고 생각될 때 죽음이 찾아온다.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망상이다. 죽음은 그에게 꼭 필요한 순간에 이루어진다. 어린아이가 어쩔 수 없이 어른으로 성장하듯 죽음은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
불명확한 인생에서 죽음보다 확실한 사실은 없다. 우리 모두에게 죽음이 찾아온다는 사실보다 명확한 전제는 없다.
46~47p
통찰력있는 생각입니다. 때가 되었다, 만족스럽다하는 죽음은 거의 없죠. 어쩔 수 없는 가르침으로 죽음은 다가오죠.
풀네임이 아르투어 쇼펭하우어였습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철학자치고는 72세까지 살았습니다.
#철학
#쇼펜하우어아포리즘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