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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 - 자살의 원인부터 예방까지, 25년의 연구를 집대성한 자살에 관한 모든 것
로리 오코너 지음, 정지호 옮김, 백종우 감수 / 심심 / 2023년 5월
평점 :
25년간 한 분야만 연구했으면 도대체 무슨 일을 했을까요. 서문에 1994년 지도교수님이 자살을 주제로 박사과정을 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면서 책은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자살만 생각(?), 연구했으니 올해로 28년이네요. 거기에 친한 친구 클레어의 느닷없는 죽음으로 또 충격에 빠집니다. 자살에 대한 유혹에 빠지고 친구의 자살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뭔가 버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우리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자살을 경험한다. 자살은 매년 전세계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끼치는 공중 보건의 위기다. 우리 모두는 자살로 사망한 사람을 알거나 자살의 슬픔을 겪은 사람을 안다. 슬픈 일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살 이야기를 선뜻 꺼내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자살 생각을 하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것을 겁낸다. 이런 현상은 변해야 한다. 자살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덜 느끼고 또 이들이 필요한 도움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살은 사회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금기 중 하나다. 어떤 사람들은 이 말을 내뱉기조차 꺼려하기 때문에, 자살suicide 은 ‘빅 에스Big S’로 불린다. 20~30년 전에는 암cancer 이 금기시된 말이라 ‘빅 시Big C‘라고 불리는 경우가 잦았다. 안타깝게도 자살과 자살에 관한 이야기는 낙인과 속설, 오해로 인해 꺼려지는 주제가 되었다. 이 책의 목표는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비극적인 일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에 얽힌 속설과 오해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 모두가 나약하다는 것과, 이런 나약함이 우리를 더욱 강하게 단련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26p.
이야기는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자살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 진행, 속설 등입니다.
자살자는 지구상에서 40초에 한명씩 나타납니다. 그런데 유서를 남기는 경우가 1/3뿐입니다. 이렇게 팩트체크를 하니 놀랍습니다. 자살은 전세계 사망원인 상위 20위에 속하고, 특히 15~29세 사망 원인 중 2위입니다. 전체 자살의 60%는 아시아에서 발생합니다.
자살에 대한 속설 연구도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 많습니다.
1. 자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자살할 위험이 없다.
2.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우울증 또는 정신질환이 있다.
3. 자살은 경고 없이 일어난다.
4. 자살을 생각하는지 묻는 것은 자살할 생각을 주입하는 것이다.
5.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은 분명히 죽기를 원한다.
…
75p
한번 쯤은 들었던 문구입니다. 이 것을 속설이라고 썼으면 그 다음 내용이 무엇일지 상상이 됩니다.
2부는 생각에서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다시 한번 자살의 원인부터 짚어가며 막연한 느낌을 사실로 체크합니다. (그런데 자살에 관한 내용을 읽으니 웬지 무서워집니다. 살면서 한번 쯤은 생각해보지 않나요. 까짓 죽으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
자살에 대한 연구가 많습니다. 자살의 단서, 자기 파괴의 에세이, 자아도피로서의 자살, 고통의 울부짖음... 핵심은 삶에 ‘속박되었다‘는 느낌이 클수록 자살을 생각하고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앗. 속박감이 무엇일까요?
1. 그저 도망치고 싶다는 느낌이 자주 든다.
2. 나는 상황을 바꿀 힘이 없다고 느낀다.
3. 내 안에 갇힌 느낌이 든다.
4.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구멍에 갇힌 것같다.
130p
1, 2번은 내적 속박감이고, 3, 4번은 외적 속박감입니다. 1, 2번이 더 위험합니다.
자살에 대해 생각하면 주변 가족들이 걱정하는게 이해는 됩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집사람이 갑자기 무슨 일이 있는거야 하고 물어보는데 몰래 읽어야 할까요)
생각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8가지 요소를 잘 정리해놨습니다. 아니, 이건 자살메뉴얼이 아닙니까. 세밀한 연구자료입니다.
3부는 지키는 방법입니다.
1, 2부의 암울한 현실에서 이제 소용이 없어 하고 좌절하는 순간 방법이 나옵니다. 그렇죠. 세상에 해결안되는 문제가 어디 있겠습니까. 단기 연락 개입도 효과적입니다. 안전 계획 6단계라는 상당히 구체적인 방법이 나옵니다.
1단계 경고 신호 포착하기
2단계 내부 대처 전략 확인하기
3단계 기분을 전환해줄 수 있는 사람과 사회적 장소 확인하기
4단계 자살 생각이 일어나는 경우 믿을 만한 가족/친구에게 연락하기
5단계 전문가에게 연락해서 도움 요청하기
6단계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기
어딘가의 관공서에서 공무원이 만들었을 법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좋습니다. 앞에 나온 단기 개입도 있었지만 장기 개입도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해야할 국가사업의 모습입니다.
4부는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구체적인 절차와 자살에서 살아남기가 있습니다.
신문기사에 자살과 같은 이야기가 실리면 꼭 하단에 안내문구가 나오는데 그게 허투로 실린게 아닙니다. 그 한줄을 읽고 따라하거나 실행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만드나 봅니다.
자살위험의 경고 신호가 있습니다! 이런게 있군요. 주의깊게 살펴야겠습니다.
자살할 위험이 있음을 알리는 경고 신호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은 징조를 보인다면, 그건 그 사람이 자살을 생각한다는 신호다.
● 무언가에 갇힌 것만 같다는 말,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짐만 된다는 말. 미래가 절망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한다.
● 상실, 거부,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사건을 겪었고 이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 값나가는 물건을 나눠주거나 유언장을 작성하는 등 신변을 정리하고 있다.
● 기분이 이상하게 좋아 보인다. 이는 그가 자살이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마음을 굳혔기 때문일 수 있다.
● 수면, 식사, 음주, 약물 복용 등의 행위나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에 뚜렷한 변화가 생겼다.
● 자해 경험이 있거나 전에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하거나, 평상시 성격과 다른 행동을 한다.
308p.
책을 읽기 전에는 자살에 대한 글을 읽으면 오히려 깊게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히 걱정이 있었는데, 계속된 팩트체크와 캠페인으로 뭔가 머리속이 가벼워집니다. 다행입니다. 이제 그만 생각해야겠습니다.
#정신건강
#마지막끈을놓기전에
#로리 오코너
#정지호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