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 ‘서조선’부터 ‘비단잉어’까지 신조어로 읽는
곤도 다이스케 지음, 박재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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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
‘서조선’부터 ‘비단잉어’까지 신조어로 읽는
곤도 다이스케 (지은이), 박재영 (옮긴이) 세종(세종서적) 2023-06-13

표지가 귀여워서 책을 잡았는데, 내용이 엄청나게 좋습니다. 저자 곤도 다이스케 선생은 일본의 중국통으로 고댠샤(그런데 강담사는 만화책내는 출판사가 아니었나요? 찾아보니 1909년 창립한 커다란 출판기업이었습니다)에 들어가 중국, 한반도 등 동아시아 취재에 전념했다고 합니다. 매주 1만자씩 쓰는 중국 칼럼이 640회를 넘었다고 합니다. 거의 10년 넘게 써온거네요.

중국에서 유행하는 단어들을 주제로 에세이 식으로 풀어나가는데 깊이있는 내용들이 상당합니다.
앞부분에 사람만나기를 무서워하는 서쿵, 체념하며 욕망을 억제하는 포시, 성인이 되어도 의존하는 컨라오주 등이 나와 지금 현실적인 문제를 너무 부각하는구나, 중국을 싫어하나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yyds 끝내준다, xswl 빵 터졌다, nsdd 네 말이 옳다, whks 할 말이 없다, bdjw 모르면 물어봐 등의 MZ세대의 단축어를 세분화하여 설명과 존재의미(?)까지 설명하는 것을 보니 표면적인 내용만 흝어보는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내용들을 쉽게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백미는 2, 3장의 시진핑의 철학 이념에 대한 설명입니다. 저는 시진핑의 장기집권이 어떻게 저리 오래 이어질 수 있을까? 저렇게 강압적인 수단으로 10년이 넘게 갈 수 있을까 많이 궁금했는데 이 부분의 의문이 상당히 풀렸습니다.

시진핑의 공동부유(궁통푸위)는 부자의 돈을 빼앗아 가난한 자에게 나눠주자는 어림없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실제로 부자의 돈을 뺏는 일은 했습니다. (하지만 공동으로 소유한다는 것이 이미 공산당의 생각이 아닌가요?) 이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상을 다시 되새기는 작업이 우스꽝스러운데 그걸 이념과 철학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저자는 청나라 옹정제를 따라하지 말고 당나라 태종을 본받으라고 멋진 충고를 하는데, 그걸 들을 사람입니까. 정말 좋은 충고이지만 안듣겠죠.

두번째 부망초심, 초심을 잊지 마라도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 백거이의 시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今因老病,重此证明,​所以表不忘初心,而必果本愿也。
이제는 노병의 몸이지만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증명하겠다. 초심을 잊지 않고 반드시 본래 소원을 이루리라
백거이, 화미륵상생탱기. 90p

이런 멋진 미륵사상의 언어를 공산당의 캠페인으로 만들었습니다. 대단한 연결입니다. 그러면서 시진핑과 마오쩌둥의 관계를 파악합니다. 날카롭습니다.

시진핑 총서기가 말하는 ‘초심을 잊지 말자‘란 ‘마오쩌둥 주석과 그 시대를 잊지 말자‘라는 의미다.
‘마오쩌둥 시대‘가 언제부터를 가리키는지 논의가 갈린다. 마오쩌등은 1893년 후난성에서 태어나 1976년 공산당 주석에 취임한 이후 82세의 나이로 서거했는데, 중국을 통일한 시점은 1949년부터 공산당 내부에서 실권을 장악했다는 때는 1935년 이회의부터다.
하지만 아마 시진핑 총서기의 뇌리에서는 ‘마오쩌둥 시대‘가 1921년 7월부터 1976년 9월까지‘인 듯하다. 즉 중국 공산당이 탄생한 후부터 마오쩌둥 주석이 서거할 때까지다.
​96p.

중국 최대의 베스트셀러 작가 시진핑이라는 대목도 재미있습니다. 매번 열리는 당회의시에 가장 잘 보이는 장소에서 팔게 하고 은연중에 강매하나 봅니다. 공산주의의 내면에는 또 자본주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마오 시대에도 이렇게 어록을 받아쓰고 외우는 일이 있지 않았나요?

요즘 우리나라에도 간섭을 하는 잔랑외교는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 이해가 안되었는데 그 부분도 이해가 되게 설명하지만 웬지 씁슬합니다. 그냥 그쪽의 방침이고 그게 당연한 거네요.

렁펑은 만능 활약을 펼치며 반정부 그룹을 섬멸한다. 참으로 단순 명쾌한 권선징악 스토리다.
나도 공개되자마자 베이징 영화관에서 봤는데 넓은 영화관 내부는 청년들로 가득 찼다. 렁펑이 기관총을 ‘두두두두두두!‘ 쏘며 적을 쓰러뜨릴 때마다 객석이 ‘우와!‘ 하며 흥분했다. 어쩐지 호전적이던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간 듯하다.
마지막은 렁펑이 반정부 그룹을 소탕하고 무슨 이유인지 ‘오성홍기 (중국 국기)를 아프리카 대지에 꽂는다. 거기서 관객의 열광은 최고조에 달했다. 중국의 청년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고 나만 어쩐지 꺼림칙한 마음으로 영화관을 뒤로 했다.
이 영화가 크게 히트한 후 ‘잔랑 정신‘을 비롯해 강경하고 투지 있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장랑ㅇㅇ‘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106-107p.

중국에서 아무렇게나 한마디 던지는 것이 치밀한 전략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쉽게 화내고 답답해 할 일이 아닌 것같습니다. 이렇게 세밀하게 들어가서 그들이 자주 쓰는 말과 단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인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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