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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지만 번역하고 있어요 - 오타쿠 겸 7년 차 일본어 번역가의 일과 일상 이야기
소얼 지음 / 세나북스 / 2023년 4월
평점 :
말할 수 없지만 번역하고 있어요
오타쿠 겸 7년 차 일본어 번역가의 일과 일상 이야기
소얼 (지은이) 세나북스 2023-04-20
어느 분야든 전문가가 술술 풀어놓는 이야기들은 재미있습니다. 대개 십년 이상 그 바닥에서 온갖 일을 다 겪은 후에 이제는 편하게 하는 툭툭 던지는 이야기들이 문외한이 읽으면 색다른 생각과 웃음에 감동까지 주기 마련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번역으로 7년 이상 일했는데, 고교 시절부터 번역되지 않은 여성향 게임을 하기 위해 일본어 독학을 합니다. 그래서 대충 반올림하여 십년을 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전문가 중에서 특별한 분야, 성인물의 번역가입니다. 정말 독특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TL은 남녀성애물이고, BL은 남자성애물의 약자랍니다. Teen's Love의 약자네요. TL소설을 진심 좋아하여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는데 시장 자체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저는 애초에 그게 뭔가 했는데 이제 없어진 시장이랍니다.
어쨌든 TL에서 BL로 이동하여 계속 번역가의 생활을 하는데 내용은 상당히 성실한 번역자의 일상입니다. 지난 4년간 매달 2-5번씩 블로그글을 꼬박꼬박 올리고 시간을 정해서 번역작업을 하고 (앞부분에 스케쥴표도 사진으로 올려놨는데 꼼꼼합니다) 약속시간도 잘 지킵니다. 앗. 당연한 건데 웬지 성인물 번역자라길래 파격적인, 비일상적인 인생을 살고 있지 않나 하고 혼자 상상한 것같습니다.
질척, 질퍽, 철퍽 등의 번역 사전 용어를 정리하는 성실함이 웃깁니다. 웃자고 한 소리인 줄 알았는데 친절하게 마지막에 자주 쓰는 단어와 표현장이 나옵니다. 진심이 느껴집니다.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즐겁게 읽다가 직업으로 된 사연들에 뭔가 시크릿과도 비슷한 성공의 이야기를 읽으니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