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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시블
제임스 롤린스 지음, 황성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평점 :
크루시블 | 제임스 롤린스, 황성연 저
소설이 어려웠습니다. 일단 대충 줄줄 읽어나가는데 무슨 소리인지, 어디로 흘러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신부가 나오고, 마녀가 나오고, 본론이 시작됩니다. 이런 방식도 특이하네요. 독자가 읽으면서 어디론가 가고 있는지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대충 뛰엄뛰엄 읽다보니 눈이 피로해집니다. 앗. 이제야 눈치챘습니다. 전자책의 기본설정이 잘못되어있었습니다. 폰트를 바탕체로 바꾸고 줄간격, 문단간격을 잡아주니 잘 읽힙니다. 뭔가 굵직한 덩어리들이 눈에 보입니다. 전자책으로 독서는 환경설정이 정말 중요한 것같습니다.
그렇게 다시 읽으니 엄청나게 흥미로운 전개입니다. 다시 처음부터 읽어서 그럴까요. 일단 논문의 요약문처럼 사건의 개요가 앞부분에 있습니다. 앞부분에 가톨릭 신부와 마녀와의 연관성은 처음부터 복선을 잡아 궁금하게 만듭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술집에 들른 그레이 중령과 그의 친구 멍크. 집으로 돌아와 보니 가족들은 사라졌고 멍크의 아내 캣은 혼수상태로 발견된다. 그들은 시그마 포스 국장의 연락을 통해 이 사건이 21살의 천재 〈마라〉가 만든 인공 지능 장치 〈제네스〉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스케일이 좋습니다.
미국과 스페인에서 시작하고, 프랑스, 포르투칼 등 세계를 누비며 무슨 첨단기술의 비행기같은 것을 타고 이동합니다.
웬지 시그마라는 기관이 실제로 있을 것만 같고,
배터리를 분리안하면 현재 위치가 노출될 것같습니다. 이거. 소설을 너무 몰입하면서 보면 안되는데...
보통 소설들은 두 사람이 등장하면 1장은 A, 2장은 B의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이 책은 A, B, C, D... 복잡합니다. 아. 그래서 처음에 헷갈렸나봅니다.
「만일 인공 일반 지능이 곧 출현한다면, 그게 일반적인 지능으로 오래 머물지 않을 거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야. 그런 자기 인식 시스템은 자신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기 때문이지.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연구자들은 이것을 급격한 이륙 또는 지능 폭발이라고 불러. 인공 일반 지능이 빠르게 성장해서 인공 초지능이 되는 거지. 컴퓨터의 처리 능력 속도라면 몇 분은 아니더라도, 몇 주, 며칠, 몇 시간 내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야.」
「그러고 나서 우리를 죽이려고 들 것이다」 코왈스키가 자세를 고쳐 앉으며 물었다.
그레이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종말을 스스로 창조하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확실히 말하긴 일러.」 페인터 국장이 주의를 주었다. 「그런 초지능은 분명 우리의 이해력을 뛰어넘을 테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창조주 앞의 개미에 불과할 거야.」
등장인물 모두가 첩보원들입니다. 마티니가 잠깐 등장할 때 저 유명한 대사가 나옵니다.
젓지 말고 흔들어서, shaken not stirred
이런 오마주는 재미있네요. 유튜브를 찾아보니 제임스본드가 마티니를 주문하는 화면들만 모아놓은 영상도 있습니다.
어떤 기술이라도 충분히 발전한다면 마법과 구분하기 힘들다.
— 아서 C. 클라크
(1962년 발표한 에세이 「예언의 위험: 상상의 실패」에서)
저자 제임스 롤린스의 다른 저서를 찾아보니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있습니다. 어느 시대 사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