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임 머신 -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캐시 오닐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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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임 머신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캐시 오닐 (지은이), 김선영 (옮긴이)
흐름출판 2023-04-03

키워드가 사회학이었네요. 저런. 재미있는 심리학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무거운 분야입니다.

수치심이 영어로 Shame 입니다. 그런데 머신machine은 뭘까요? 수치심을 주는 사람들과 조직을 말합니다.

이 세상에는 수치심을 노리는 비즈니스가 있습니다. 러닝머신 구입, 성형수술, 광고 클릭, 가짜 학위 취득, 비싼 다이어트 프로그램 가입, 특정 후보에게 투표 유도 등 사람들이 수치심을 느끼는 대상을 먼저 찾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치심 머신은 핵심적인 행위자들을 말합니다. 기업에서 공무원까지 온갖 곳에 있습니다.

수치심의 단계도 있습니다. 1. 상처입니다. 수치심을 느끼게 되면 고통받고 쓸모없다고 느낍니다. 2. 부정입니다. 없애거나 숨기고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부정입니다. 3. 대부분 도달하지 못하는 수용입니다. 포기하고 조금 결이 다릅니다. 인정하게 되는 거죠.

이런 수치심을 일으키는 분야는 4가지나 있습니다. 비만, 약물중독, 빈곤, 외모 입니다.
비만으로 다이어트 제품과 프로그램들이 성행하고, 약물중독으로 제약회사가 먹고 삽니다. 빈곤으로 무시하고 가난한 사람을 죄악시하는 경향이 있죠. 외모를 강조하여 젊음을 돈주고 사게 만듭니다.

문제는 다이어트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적어도 뚱뚱한 사람을 평생 날씬하게 해준다는 약속은 지키기 어렵다. 대다수 비만인은 다이어트를 통해 도움보다 상처를 받는다.캘리포니아대학교 UCLA 연구진이 20세기 후반 25년간 나온 방대한 자료를 샅샅이 살핀 결과, 다이어트로 체중을 줄인 사람 중 3분의 1에서 3분의 2는 단기간에 체중이 돌아왔을 뿐 아니라 더 늘었다. 다이어터에게 일어나는 문제는 요요현상이 오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단기간에 오느냐라고 연구진은 기술했다.
이렇게 실패한 처방이지만, 체중감량 사업이 미국에서만 720억 달러짜리 거대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이 산업은 비만 확산을 치료한 게 아니라 비만과 더불어 성장했다. 가장 최근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성인 비만율은 42.4 퍼센트이며 1억 명 넘는 미국인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42-43p.
식품회사의 신제품 개발아이디어에도 항상 다이어트 제품이 있습니다. 먹은 것으로 고객은 만족하고 판매자는 또 팔 수 있어 좋아하죠.

약물 중독에는 깊은 수치심이 따라오므로 중독자는 도움을 선뜻 요청하지 못한다. 피해자의 일탈행위에 집착하는 사회는 치료법이든 대체 약물이든 보통 도움의 손길을 뻗지 않는다. 대신 그들을 감옥으로 보낸다. 대형 제약회사부터 민간 교도소까지 상장회사들은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피해자가 수치심 때문에 거부하지 못하는 제안을 하는 식으로, 암울한 현실에서 이윤을 취하고 자신들의 제국을 영원히 번성시킨다. 사이비 재활시설은 이른바 노동 치료를 통해 비극적 현실을 잔인한 희극으로 바꾸는데, 어떤 시설은 기간제 노역과 비슷하게 운영된다. 모든 것이 수치심의 악순환을 불러오고, 업체들의 배를 불린다. 표적 고객의 수치심이 커질수록 업체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진다.
71p.
상당히 무서운 내용입니다. 중독자를 낙인을 찍어내고 격리라는 명목으로 시설에 집어넣습니다. 뭔가 숨은 손이 있는 것은 아닌데 머신이 작동합니다.

가난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로 반응할 것이다. 문제를 숨기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하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수치심 때문에 생기며, 상황을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94p.
어찌되든 가난은 숨기려는 수치심입니다. 가난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는 인식 때문에 그렇습니다.

노화 중 가장 두려운 고통은 치매일 것이다. 사고와 기억에 대한 통제력을 잃으면 본능적으로 두려워진다. 대화하던 중에 갑자기 멈추거나 엉뚱한 단어를 쓸 때마다 주변에서 이를 알아채는 등 나의 정신이 쇠퇴하는 과정을 남들에게 까발려지는 기분이 든다. 치매가 주는 수치심은 상당 부분 내면적이다. 자극에 대한 심리 상태가 반영된다. 그렇다고 이 수치심의 영향력이나 시장 잠재력이 약하지는 않다. 애플화이트는 맑은 정신과 또렷한 기억을 보장하는 제품이 나오면 무조건 팔린다고 말한다.
124p.
제약회사의 마지막 남은 시장이 치매 영역이라 들었는데 진짜 나오면 바로 사먹겠습니다.

분노하지 말자. 무의식적으로 약자에게 분노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는 분노할 일이 차고 넘친다. 분노는 중독성이 있다. 교도소 개혁에 힘쓰거나 유권자 억압에 저항하고 싶다면 뛰어들라. 그러나 종종 우리는 분노로써 행동을 대신하는데, 분노하면 속이 후련해지고 돈도 안 들기 때문이다. 분노는 모욕 행위를 부추길 뿐이다. 화가 치밀어오를 때, 내가 자기만족을 위해 화를 내는 건 아닌지 돌이켜보자.
295p.
수치심머신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읽고나니 남의 약점을 노리는 무서운 비즈니스의 속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만, 약물중독, 빈곤, 외모... 무궁무진합니다.

#사회학
#셰임머신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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