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의 밤 (일본어 + 한국어)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다윤 옮김 / 세나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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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지은이), 오다윤 (옮긴이)   

세나북스   2023-03-20


1934년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 1896~1933)의 작품입니다. 28세부터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여러 차례 수정을 거듭하다가 사후 출판되었습니다.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병든 어머니를 모시는 조반니와 친구 캄파넬라가 등장합니다. 은하수 축제의 날 조반니는 은하철도에 탑승을 하는데 옆자리에 캄파넬라가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마치 어린왕자같네요) 종착역 남십자성에 가까워집니다. 캄파넬라가 들판이 아름답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단순한 구조이지만, 은하철도를 타고 우주로 간다는 생각 자체가 일단 대단한 발상입니다. 보통 하늘의 궁궐, 지하의 땅굴, 다른 세계로 가서 다른 인생을 영위하는데, 우주로 계속 가면서 정거장마다 새로운 사람늘 만나는 이야기는 1934년에 나오기 힘든 구상일 것같습니다. 


앞부분 파트1에 시가 한편 나옵니다.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작은 초가집에 살고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보아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 지어 날라 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 말하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의미 없는 일이니 그만두라 말하고

가뭄이 들면 눈물 흘리고 

냉해 든 여름에는 허둥대며 걷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14p.

저자가 1931년 병상에 누워 수첩에 적은 글이라고 합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환자가 미래를 희망합니다. 안타까움이 절절히 살아나면서 시가 주는 느낌과 여운이 있습니다.


“행복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괴로운 일이라도 그것이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면,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전부 진정한 행복에 다가가는 한 걸음일 테지요."

등대지기가 청년을 위로했습니다.

172p. 

스토리 전개 중의 말들이 가슴을 져며옵니다. 


이야기는 조반니가 우유를 받으러간 잠깐 사이의 꿈입니다. 시간은 불과 45분입니다. 그 와중에 은하철도를 타는 꿈을 꾸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아이는 꿈속에서 잠들어 또 꿈을 꿉니다. 

결국 사람은 죽습니다. 그것이 만족스러운지 안타까운지는 본인만이 알겠죠. 


책제목만 보고 드디어 말로만 들었던 은하철도의 밤을 읽게 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일본어 필사 시리즈인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일어는 아이우에오밖에 모르는데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한자가 많아 한자들은 다 읽어봤습니다. 

칠판은 흑판, 지명은 명지, 각설탕은 각사탕, 대학자는 대학사... 재미있습니다. 



부록으로 엽서가 들어있어 책갈피로 잘썼는데 아무 설명이 없으니 나중에는 이 존재 자체가 다른 데서 온건가, 내가 가지고 있던건가 하는 꿈과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일본어 

#은하철도의 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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