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치유 - 내 몸과 마음을 살리는 녹색의 힘
박신애 지음 / 인사이드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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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예치료라는 생소한 분야를 연구하면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저는 그저 표지의 아이콘, 픽토그램?이 귀여워서 골랐는데 뭔가 진지한 분야입니다. 저런, 식물이 좋긴 하지만 과연 어떤 치료가 될지 기대됩니다.

시작부터 아바타의 행성은 왜 초록 수풀이냐고 질문을 던집니다. 어라. 그러고보니 이상하죠. 웬지 외계의 행성은 그저 사막에 모래폭풍이 지나가서 풀한포기, 물한모금 보기 힘든 것이 정석이었죠. 그냥 감독의 취향이 아닐까? 그래픽작업자의 선호지역인가.

왜 정글일까? 첨단기술을 접목한 금속 기계로 번쩍번쩍한 미래 도시 대신 왜 초록 숲을 재현했을까? 아이러니하겠지만, 어쩌면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인류는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며 놀라운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업적을 속속 이뤄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과거의 삶을 그리워한다. 고도로 발달한 사회는 우리에게 실용성과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반면 마음속 평화와 안식을 주기는 어렵다. 우리는 여전히 자연에서 진정한 마음의 안식을 찾곤 한다. 계절마다 다르게 피는 꽃이 만발한 들판과 길게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마음 깊이 편안함을 느낀다.
19p.
그렇죠. 마음의 고향에는 산과 숲이 펼쳐지고, 강이 흐르거나 우물물이 넘쳐흐르죠 (도대체 내 머리속의 고향은 어느 시대의 고향인가) 뭔가 찬란하거나 화려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초록색을 보면 즐겁습니다. 뭔가 숲속을 거닐거나 동네 공원만 가도 어딘가의 영역안에 들어와 보호받는 기분이 듭니다. 흙투성이 바닥에서 초록색 새싹이 뛰어나오면 생명의 힘이 느껴지면서 저리 연약한 싹도 살려고 하는데 이 커다란 인간은 뭐냐 하고 기운을 얻습니다. 녹색식물을 바라보면 자율신경계가 안정되고 알파파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색채심리에서도 초록색을 이동하는 힘, 결정, 판단에 도움이 된다고 보던데 맞는 소리같습니다.

우리는 ‘자연적’이라는 말을 ‘본능적’이라는 말과 다름없이 써왔다. 본능적으로 집 앞에 작은 화단을 만들고, 넓은 공원을 조성하고, 정원목을 식재한다. 한때 붐이었던 옥상정원은 ‘의식적’이라기보다 ‘무의식적’인 본능에 의해 만들어진 산물이다. 심지어 식물을 보면서 기분 좋다고 인지하는 것조차 유전자에 의해 저절로 일어난 일인지도 모른다. ‘생명 사랑’ 유전자가 인간의 선택에 강력한 영향을 준 결과인 셈이다.
26p.
자연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식물에 눈이 가게 되어있는 것같습니다. 인위적인 초록조차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정원에서 식물을 돌보는 일이 어떤 생명을 내 삶에 들여놓는다는 의미라면, 식물을 아끼고 가꾸는 일이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라면, 사람이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대치의 책임감이자 성취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라고 하는데, 식물을 가꾸면서 얻는 만족감과 행복 또한 이와 유사한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39p.
직접 가꾸지는 않아도 보고만 있어도 편했던 것이 꼭 초록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구 위에서 같이 크고 성장하는 반려의 개념이 들어있습니다.

2장 식물 치유의 역사를 보면 신화에서 의학, 심리학으로 이어진 식물 이야기가 나옵니다.

3장 식물매개치료는 다양한 움직임입니다. 땅을 파고, 흙을 섞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가지치기를 하는 모든 활동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거나 되찾습니다. 텃밭에서 하는 모든 동작이 운동이 되어 근육을 강화하고 체력단련이 됩니다. 굳이 텃밭에서 할 필요가 있을까요? 하지만 여러가지 다양한 동작이 만들어져서 결과적으로 운동효과가 있게 됩니다. 텃밭에서 움직이는 동작들을 전부 활동 운동 강도로 수치화해놨습니다.
식물의 향은 향수의 원료이지요. 아로마, 허브 모두 식물입니다. 흙의 냄새에서도 에너지를 얻습니다. 모래놀이나 놀이터 흙장난도 촉각자극에 도움이 됩니다.

4장은 사례들을 정리해놨습니다. 뇌졸중, 우울증, 스트레스, 조현병, 장애인 정서발달까지. 식물치료가 도움이 되는 영역이 있습니다.

5장은 디지털과의 접목입니다. VR로 그린 디지털을 체험해보는 사진들이 그럴싸합니다. VR로 기껏해야 박물관, 전시장, 놀이동산을 보는 것만 생각했는데 식물이 가득한 공간도 재미있어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식물을 보다보면 뭔가 옛기억이 가물가물 떠오릅니다. 어린 시절의 시골생활도 떠오르고 예전에는 더 가까이에 있었던 것같다는 그리움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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