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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 - 초고령화 시대, 웰다잉을 위한 죽음 수업
오쿠 신야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평점 :
가끔 제목이 너무 멋져서 한참을 읽고 다시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책이 그렇습니다.
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
요즘 조의문자나 전화가 와서 가보면 70? 80? 어이쿠. 무슨 일이 있었나. 당뇨관리를 못하셨나. 혈압이 문제였을까 물어봅니다. 대부분 지병을 20년, 30년 가지고 살던 분들입니다. 이제는 90은 넘어야 호상입니다 하고 말을 건네게 되는 세상입니다.
시작부터 죽음에 이르는 전염병을 먼저 언급합니다.
고대 이집트 제18왕조 때의 벽화에 한쪽 다리가 위축'마비된 환자의 모습으로 그려졌다는 '소아마비'나 제20왕조의 파라오 람세스 5세의 미라 머리 부분에 발진 흔적으로 남았다는 '천연두'. 14세기에 세계적으로 대유행해 유럽 인구 3분의 1에서 3분의 2, 약 2,000만 명에서 3,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하는 '페스트'. 20세기 초 세계적으로 대유행해서 제1차 세계 대전의 사망자인 900만 명의 여섯 배에 가까운 수의 사망자를 냈다고 하는 '스페인독감', 9000년 전부터 이미 존재했고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 국민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환자 수와 사망자 수가 늘었으며 지금도 완벽하게 억제하지 못한 '결핵'…
18-19p.
이건 뭐 죽음의 단위가 인류의 종말 느낌입니다.
책에서는 다병장수를 이야기합니다. 125세까지 보고 있습니다. 기본 백세를 깔고 갑니다. 정말 그럴까요?
1장에서 어디됐든 인생이 길어졌고, 급작스런 죽음은 줄었다. 의학과 기술은 계속 발전하니 점점 더 오래 살게 된다. 이제 100살은 기본으로 생각하자고 낙관적으로 시작합니다.
2장에는 병을 가지고 사는 다병장수의 시대, 하지만 생명을 점점 길어지고 의료비는 더 커지니 걱정이라고 합니다.
3장은 예측가능해지는 죽음을 생각해보는 이야기입니다.
4장은 좀 무겁습니다. 죽지는 않았지만 활동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스위스의 안락사 기계도 소개합니다. 이름이 안락사이지, 자살하는 기계입니다.
수긍할 수 있는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상적인 죽음을 맞을 수 있는가.
죽기 위해 사는 것인가 등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여러가지를 던져줍니다.
5장은 (역시 마지막이 항상 핵심입니다) 죽음을 디자인할 20가지 질문을 합니다.
강하고 오래가는 '슈퍼 육체'를 살 수 있다면
영원한 삶을 주겠다고 악마가 거래를 한다면
가족이 의사를 불러주지 않는다면
평생 독신이라면 혼자 죽게 될까?
죽기 직전까지 최첨단 기술을 누릴 수 있다면
아이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죽음을 앞당기는 약이 있다면
안락사 서비스를 주문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인생에게 생명을 나눠줄 수 있다면
당신은 몇 살까지 살고 싶은가?
186-256p.
세부 내용은 그냥 저자의 혼잣말이나 공상과 같아 별 게없습니다. 그러나 이 소제목만 보면 막연한 죽음이 어느새 성큼 다가온 미래의 모습입니다.
제목만 보고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여 오래 살게 되는건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잘 죽는 법을 생각해보자는 다소 신중한 접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