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려움 수업 - 실리콘밸리 천재들을 가르친 1:1 코칭
셰리 휴버 지음, 구경 옮김 / 804호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그다지 두려움도 없는데 그걸 배워야하는걸까. 게다가 굳이 없는 부분을 파헤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그게 두려움일까요.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약간 있었습니다.
1장에서 싫어한다는 저항이 두려움을 감추는 방법이라고 정의합니다. 아차차.
두려움을 감추는 방법 중 하나가 저항이에요.
“나는 수영이/춤추기/모임이/도시가/캠핑이/조별 과제가/여행이 싫어."
“난 별로. 내 스타일이 아니네.”
“전에 해봤는데 또 해야 할 필요는 없잖아."
"그랬으면 좋겠지만 전에도 해봤는데 못해."
“아직 내가 준비되지 않은 거는 안 하려고. 나를 돌보는 방법이야.”
"무서운 게 아니라 하기 싫은 거뿐이야."
"위험해서."
“바보 같잖아.”
“재미없어.”
11p
앗. 제가 너무 많이 쓰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싫어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두려움일까요. 진짜 하기 싫은 마음이 가득한데 그게 두려움인걸까요.
저자는 자꾸 하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불편한 감정을 피해서 우리의 세계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모든 걸음은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어떤 일을 해도 뭐든 배우게 되어 있으나 '실수'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28p.
이 무슨 긍정 백퍼센트같은 말인가 했는데 다시 읽어보면 너무 멋진 말입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기획을 해서 돈을 날려먹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셍각해보면 거기에도 배운 것이 있습니다. 바보같은 실수를 다시 안하게 됩니다. (아니. 그럼 세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바보짓이라는 것 외에도 더 배울 것이 있었는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짜증 때문에 진도가 안 나가는 거 같죠? 하지만 짜증이나 지루함은 우리가 아주 가까이 왔다는 뜻이에요. 감정이 강렬해지면 옳고 그름의 함정에서 벗어나 그 자리에 있는 무엇이든, 짜증이면 짜증, 지루함이면 지루함, 두려움이면 두려움, 그 자체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요.
…
이론적으로는 무엇이든 잘못된 게 없다는 걸 깨닫는 게 지름길이에요. 그런 비교 때문에 우리가 진도를 나가지 못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으면 그것에 집중하세요. 이게 아니라 저렇게 되어야 하는데 하며 비교하는 데 집중하지 말고요, 분노가 느껴지면 분노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지루함이 느껴지면 지루함에 집중해주세요. 짜증이 느껴지면 짜증에 집중하세요.
…
두려움이 없으면 모든 건 그냥 있는 그대로일 거예요. 우리가 마음이 평안하면 어떤 것도 나를 해치지 않고, 어떤 일이 벌어져도 잘못됐다거나 누구 탓이라거나 어떻게 돼야 했다는 생각이 없어요. 두려움이 우리를 꽉 쥐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모든 길에 옳은 길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모든 일에 그 올바른 방법을 찾으면 두려울 게 없고 다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132-133p.
이 무슨 인도의 구루같은 말씀인가요. 깨달음으로 가는 길일까요 하고 책 뒤의 저자 세리 휴버의 소개글을 보니 Zen 참선을 45년간 하신 분입니다.
올바른 길을 가야한다,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관념이 위장된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길인 듯합니다.
짧은 책자 안에 분리, 결핍, 불안의 감정들의 뒤에 숨어있는 막연한, 수시로 등장하는 두려움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말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혹은 통찰로 머리속을 가볍게 도와줍니다.
마지막에 녹음을 하는 기법도 참신합니다. 나의 고민을 녹음하고 다시 들으면서 관찰자의 입장에서 다시 도움을 주는 멋진 기술입니다.
중간중간 그림들이 눈을 휘둥거리게 합니다. 가끔 이렇게 책 사이에 그림이나 사진들을 배치하는 구성이 잠시 생각하게 만들어주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