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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펀 -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재미의 재발견
캐서린 프라이스 지음, 박선령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1월
평점 :
파워 오브 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재미의 재발견
캐서린 프라이스 (지은이), 박선령 (옮긴이)
한국경제신문 2023-01-09
재미를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진지하게 이야기합니다. 어쩌면 이 분은 재미를 추구하면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같습니다. 재미있는 일들을 모두 모아 평균을 내고 분류를 하면 재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지요.
이 분의 전작 ˝휴대폰과 헤어지는 법˝을 인상적으로 들었고 이미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국내에 번역이 안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소개글에서 읽었나 봅니다. (누군가의 책 말미에 책 휴대폰과 헤어지는 법을 일고 해봤는데 굉장한 체험이었다고 읽었습니다)
1장에서는 ‘진지하게 살펴보는 재미‘라는 제목 그대로 진지하게 접근합니다.
저자가 운용하는 펀스쿼드 그룹 1500명에게 설문을 합니다. 재미있는 기억에 남는 3가지 경험을 이야기해달라고 합니다.
가족들이 지하실에서 각자 연주를 한다.
진흙에 발가락을 넣는다.
60살에 웃음워크숍에 참가한다.
시골집에 2주간 내려가 그림을 그린다.
금요일에 교회강당에 모여 댄스수업을 받는다.
물건을 던져 개가 물어오기.
엄마와 저녁에 잠옷파티하기.
시베리아 오지에 자원봉사를 갔다가 아이들과 호수에서 물장구치기.
1500개 중에 제일 괜찮다고 뽑은 것이 이모양입니다. 재미보다는 몰입, 변화, 체험 정도가 아닐까요.
저자도 머슥했는지 슬쩍 재미의 3가지 요소로 넘어갑니다.
장난기, 유대감, 몰입 입니다.
또한 가짜재미도 있습니다.
가짜 재미는 위장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식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진정한 재미를 느낄 때 우리 몸과 뇌에 존재하는 화학물질 중 일부를 방출하도록 고안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실제로는 보상과 가치관, 목표가 우리와 매우 다른 사람이나 기업이 만든 재미의 신기루다. 정크푸드처럼 가짜 재미 역시 신속한 즐거움을 주지만, 궁극적으로 완전한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59p)
가짜뉴스마냥 재미 시장에도 가짜가 돌이다니는군요. 하고 나니 재미가 없는데도 하게되는 소셜미디어, 뉴스기사스크롤, 쓸데없는 물건 사기 등이 가짜재미랍니다.
재미는 쉴 새 없이 일하거나 스크린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기분이 좋을 뿐 아니라, 실제로 많은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고 심지어 역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진정한 재미는 우리의 문제에서 눈을 돌리는 게 아니다. 그게 바로 해결책이다. (121p)
이 무슨 우주변화의 원리입니까. 진정한 재미를 찾기 위해 문제에 깊이 들어사라는 걸까요. 1부는 참 재미없습니다.
그밖에도 친구들과 연주그룹을 만드는 것을 장난기의 사례로 들고, (도대체 왜 그게 장난기일까 생각했는데 장난처럼 시작했는데 오래 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같습니다) 일본 오키나와 섬의 장수의 비밀이 바쁘게 살면서 느끼는 행복이라고 합니다. 뭘까요. 재미 > 움직임 > 행복을 설명하고 싶었을까요.
이렇게 진지하면서 가벼운 재미 이야기를 계속 읽어야할까 하는 고민도 들었지만 2부는 일곱가지 스킬이라고 합니다. 재미를 정의내리려니 재미가 없었지만 재미를 찾는 방법은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조금 있습니다.
첫번째는 탐구입니다. (이런) 재미의 신호를 찾고 기준을 잡고 역사를 기록합니다. 일지도 씁니다.
두번째는 찾기입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현재에 집중하자.
즐거움을 얻으려면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고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몰입은 재미의 기본 요소고 몰입하려면 완전한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자 장비와 관련이 있다. 재미를 느끼는 데 전제 조건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휴대전화를 치워두는 것이다. 함께 있는 모든 사람에게도 똑같이 해달라고 정중히 요청하자. (190p)
여러분. 이제 재미있어야하니 재미의 3요소 중 하나인 몰입이 필요합니다. 전자장비는 재미에 지장이 있으니 치워두도록 합시다. 정중히 부탁합니다.
이런 건가요. 무슨. 공부벌레라 한번도 재미를 모르다가 책으로 배우는 느낌입니다.
세번째는 공간입니다. 남편이 두시간만에 책을 읽었다는 말에 급작스레 분노를 일으킵니다. 정신병인가. 화내고 사과하고 재미를 위한 공간을 구상합니다. 그리고는 휴대전화와 이별하라고 합니다. 도대체 휴대전화를 얼마나 싫어하길래 계속 나오는 걸까요.
어쩌면 이 분은 분노를 연구해야 할 사람입니다. 왜 재미를 택했을까요.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이...
그래도 휴대전화와 이별하라는 부분은 들을 말이 있습니다. 아예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연결, 창작, 소비에는 사용합니다.
자기 습관을 확인하고 인정하면서 그것이 삶에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되돌아보하고 합니다.
휴대폰을 쓰면 무엇때문에? 왜 지금?인지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쓸데없는 것을 하지 말라는 것을 에둘러 이야기합니다)
네번째는 몰입입니다. 열심히 집중하다보면 몰입되겠죠.
다섯번째는 끌어모으기입니다. 지금까지는 기본과정이고 이제 재미가 나옵니다.
재미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을 나열합니다.
자발적이다.
자신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만족한다.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로운 걸 시도하거나 초보자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연약해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작은 것에도 감사한다.
살아 있는 것에서 기쁨을 찾는다. (293p)
이건... 재미있어보이는 사람들의 특징일 뿐이죠. 어쩌면 적극적인 혹은 웃긴 사람들의 공통점이지, 이걸 추구한다고 재미있어질까요? 자신이 원하는 재미있는 사람의 특징을 찾아 따라하면 재미있어진다는 생각은 아니겠죠.
저자는 재미를 위해 코미디수업도 들었습니다. 공연을 엉망으로 망친 트라우마가 있네요. 어쩌라는건지.
여섯번째는 반항하기입니다. 재미를 위해 별거 다 합니다. 단조로움을 깨라, 습관에 반항하라, 관습, 전통, 믿음, 형식, 역할, 기대 등에 반하라. 이건 그러 반항아닌가, 좋게 보면 혁명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식으로 끝까지 재미를 고민합니다. 다 읽고 나면 재미가 아니라 행복을 찾는 과정입니다.
다섯살 딸에게 재미를 색으로 표현하라고 하니 햇빛색이라고 합니다. (47p) 또 어떤 느낌인지 물어봅니다. 행복하고 신난다고 대답합니다. (169p) 오죽 답답하면 다섯살 아이에게 재미를 물어볼까요. 이 분 책 한권을 쓰고도 재미가 뭔지 모르는 것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