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들의 역사 - ‘다빈치’부터 ‘타이타닉’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인류사, 2022 한국공학한림원 추천도서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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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역사
‘다빈치’부터 ‘타이타닉’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인류사, 2022 한국공학한림원 추천도서
송현수 (지은이) Mid(엠아이디) 2022-11-30

이것저것 흐르는 것들의 과학을 모았습니다. 로마제국의 수로, 비행기의 풍동 흐름, 타이타닉의 빙산 빗겨가기, 보스턴 당밀 홍수, 후버댐과 미드호의 치수, 물수제비의 물리학까지는 흐름의 증거인걸 알겠습니다. 그런데 뒤의 원자폭탄과 챌린저호 폭발은 왜 흐름, 유체역학인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내용은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내년에 영화 오펜하이머가 나오는데 숨은 주역(?) 레슬리 그로브스도 나와 흥미로웠습니다.

1. 제국의 물줄기.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가 로마제국의 수도교의 핵심이었습니다. 기원전 312년의 일입니다.

상수도 시설의 원활한 이용을 위해서는 수로의 정밀한 설계와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로의 주목적은 첫째 물을 멀리, 둘째 깨끗하게 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원지의 높이는 정해져 있으므로 물을 최대한 멀리 운송하기 위해서는 매우 완만한 경사를 만들어야 한다. 물은 중력에 의해 항상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심혈을 기울여 건설한 수로의 경사도는 0.2~0.5%로, 이는 물이 1m 이동하는 데 낙차가 2~5m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정교한 수준이었다. 다시 말해 이상적으로이 경사도가 유지될 경우 20~50m의 낙차만 있다면 물을 10km까지 운송할 수 있다.
15-16p. 제국의 물줄기
이렇게 기원전의 수도교가 있는가 하면 현대에 와서 나온 송유관의 과학도 놀랍습니다. 낙차가 없는 점성액체는 압력이 낮아지면서 흐르지 않습니다.

루이스 무디 교수의 무디차트를 이용하여 주어진 유동 조건에서 마찰 계수를 고려하여 압력강하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압력 강하는 석유의 장거리 운송을 불가능하게 만드므로 송유관 중간에 압력을 가하는 펌프를 두어 석유를 수송한다.
24p.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이지? 하지만 석유가 흘러간다니 뭔가 과학이 숨어있나봅니다.

2. 다빈치의 유산.
다빈치가 유체역학에 무슨 일을 했나 의아했지만 엄청난 일을 했습니다.

다빈치의 해부학 그림에서 관상동맥에 대한 묘사는 관찰의 중요성과 정확성을 보여 준 교과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각 동맥 분기점의 가지와 크기 분포를 최초로 연구했으며, 육안으로 볼 수 없을 때까지 혈관의 크기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또한 심혈 관계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다빈치는 심장에 4개의 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노트에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그는 아마도 심장의 구조와 작동에 매료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37p.
이 스케치노트가 500년후에 제대로 관찰한 것이라고 밝혀집니다. 푸아죄유의 법칙, 워머슬리 수로 혈류의 역학이 연구됩니다. 어려운 학문입니다.

3. 세상을 날다.
비행기가 나는 것에 무슨 흐름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여기도 있습니다. 유압시스템입니다.

유압의 원리를 처음 밝힌 사람은 프랑스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이다. 그는 유체의 특성을 연구하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일명 파스칼의 법칙으로 밀폐된 용기 속 액체의 한 부분에 압력을 가하면 모든 지점에 같은 크기의 압력이 전달되는 원리다. 힘은 압력과 면적을 곱한 값이므로 일정한 압력 하에서 면적을 달리 하면 힘의 세기도 조절할 수 있다. 이는 작은 힘으로 큰 하중을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압 장치는 커다란 덩치만큼이나 강력한 힘을 필요로 하는 비행기에 널리 활용된다.
61p. 세상을 날다
처음 얼핏 읽을 때는 그럴듯 했는데, 다시 읽으니 참 어려운 내용입니다. 유압만이 아닙니다. 한가지 이유로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닙니다.

풍동은 현대의 공기역학 실험에서도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풍동은 인공으로 바람을 일으켜 공기 흐름이 물체에 미치는 작용이나 영향을 실험하는 터널형 장치다. 자동차나 비행기가 앞으로 움직이면 정지한 공기가 다가오는데, 이와 반대로 물체는 고정하고 바람을 부는 것이다. 물체와 공기 사이의 상대적인 흐름은 동일한 반면 물체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보다 바람을 불어 공기를 움직이는 방식이 훨씬 간단하기 때문에 항력과 양력 등을 측정하는 실험기법으로 널리 활용된다.
68p.
비행기가 움직이는 원리인가 봅니다.

4. 가라앉을 수 없는 배
타이타닉의 선박구조도 재미있는데 더 나이가 빙산까지 설명합니다.

1977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 모하메드 빈 파이살 알 사우드는 연간 강수량이 100mm밖에 안 되는 자국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빙산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핵잠수함으로 남극에 위치한 빙산을 약 15,000km 떨어진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끌어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운 것이다. 프랑스의 극지 탐험가 폴 에밀 빅터는 길이 1마일(1.6km), 폭 900야드(823m), 높이 750야드(686m)의 빙산을 플라스틱 덮개로 싸서 시속 1마일로 이동시킨다는 그럴듯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1억 달러의 비용으로 약 2,500만 갤런의 담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하지만 뜨거운 인도양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빙산의 상당 부분이 녹아내릴 것이라는 이유에서 실현되지 못했다.
93-94p. 가라앉을 수 없는 배

만화 고르고13에 나온 빙산 이동계획이 진짜 누군가가 연구하고 기획했던 일이었습니다. 참 기발한 생각이다. 역시 만화로는 뭐든지 가능하구나 생각했는데 상상이 아니었습니다.

5. 검은 빛의 파도.
1919년 보스턴 당밀 저장 탱크의 균열입니다. 당밀의 파도가 시속 56km로 시내를 초토화시켰습니다. 그냥 사고려니 넘어갈 것같은데 아닙니다. 역사학자 스티븐 풀러가 상세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첫째, 당밀의 발효로 인한 탱크 폭발, 둘째, 테러리스트의 폭탄 설치, 셋째, 탱크의 구조적 파손이다. 탱크의 소유주인 당밀 회사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고의 원인을 무정부주의자의 테러 행위라 주장하였다. 이에 가장 큰 피해자인 철도 회사는 당시 MIT 토목공학과 학과장이었던 찰스 스포퍼드에게 사고의 원인분석을 의뢰하였다.
120p.

100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분석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응용과학부 슈무엘 루빈스테인 교수는 2016년 미국물리학회에서 보스턴 당밀 홍수 사고를 유체역학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당밀이 가진 비뉴턴 유체의 특성보다는 온도가 점성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당밀을 10℃에서 0℃로 냉각하면 점도가 약 3배 증가하고, 당밀이 더욱 냉각될수록 점성은 계속하여 강해진다고 밝혔다. 만일 사고 발생 시점이 추운 겨울이 아닌 한여름이었다면 점성이 약해진 당밀은 더욱 멀리 퍼져 나갔겠지만 사람들이 덜 끈적거리는 당밀로부터 빠져나오기가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122p.
이런, 과학자들이란... 이게 다가 아닙니다.

6장 후버댐 건설
7장 도약폭탄 투하
8장 원자폭탄 개발
9장 챌린저호 폭발
등 유체 역학의 틈새가 있는 것들을 다룹니다. 너무 과학에 집중하여 두뇌가 반짝거리는 기분이 듭니다. 당분간 과학책은 충분한 것같습니다.

도대체 뭐하는 분이길래 이렇게 과학에 진심인걸까 저자 소개를 보니 송현수 박사는 미세 유체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네요. 게다가 유체역학 3부작 책도 있습니다. 과학에, 유체에 진심이신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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