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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 나로 살아가기 위한 든든한 인생 주춧돌, 논어 한마디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1월
평점 :
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나로 살아가기 위한 든든한 인생 주춧돌, 논어 한마디
판덩 (지은이), 이서연 (옮긴이) 미디어숲 2023-01-10
평범한 논어 해설 정도겠지 생각했습니다. 논어 원문만 읽으면 아무래도 지루해져서 누군가의 해설이 붙어 논어와 관련된 경험한 이야기를 읽으면 그렇게 설명할 수가 있구나. 그 문장이 거기서 나온 거구나 하고 쉽게 이해가 됩니다. 일단 표지도 가볍고 제목도 행복이라니 쉽습니다.
그렇게 읽기 시작했는데 쉬운데 깊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거의 모르는 내용이라 다시 살펴보니 논어의 뒷부분입니다. 항상 앞부분을 읽다가 잠들거나 덮어버리니 뒷부분의 내용을 몰랐던 겁니다.
아니. 몇천년 전에 나온 책을 아직 완독을 못했구나 놀라며 읽었습니다.
7 술이, 8 태백, 9 자한 편의 해설로 거의 70여편의 에세이가 있습니다. 내용이 좋아서 앞의 두권도 구해야겠다고 봤는데 원스토리에 있습니다. 구독 만세.
서문 중에,
유교, 불교, 도교의 경전을 두루 통달한 난화이진 선생은 한자문화권을 대표하는 석학이다. 『논어』를 해설하는 난화이진 선생의 모습은 소탈해 보였다. 선생은 “배우고 제때 익히면學而時習之”이라고 진지한 말투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의 화법은 이해하기 쉬웠다. 강의는 이렇게 시작했다. “천하는 원래 두 팔보다 가벼운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어째서 옥구슬 같은 것만을 중요시하는 것인지天下由來輕兩臂, 世上何苦重連城.”
9-10p.
이렇게 멋지게 말하는 난화이진은 도대체 누군가? 인터넷을 한참 찾아보니 저 유명한 남회근 선생이었습니다. 논어별재의 저자이죠. 이름을 중국식으로 부르니 영 다른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도대체 중국어 인명의 표기법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노신도 루쉰이라고 하고 공자, 맹자는 그대로 우리말로 발음하네요.)
메이퇀의 창업자 왕싱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자 : 당신은 혁신성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지금의 사업은 기존 요소들을 새롭게 조합해 새로운 기업을 만든 것일 뿐입니다. 뭔가 새로운 변화가 없으니 혁신이라 할 수 없습니다.
왕싱 : 기자님이 쓰시는 문장 중에서 자신이 만든 글자가 있습니까? 기존에 있는 글자를 새롭게 조합해 문장을 만드는 작가들의 일을 우리는 창작이라 인정하고 있지 않나요?
혁신이라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25p
말이 통쾌합니다. 왜이리 남을 깍아내리려는 인간들이 많을까요.
공자가 말하길 “번민하지 않으면 일깨워주지 않고, 애써 표현하려 하지 않으면 말해 주지 않는다. 한 모퉁이를 들었을 때 세 모퉁이에 반응하지 않으면 더는 반복하지 않는다.”
子曰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자왈 “불분불계; 불비불발. 거일우불이삼우반, 즉불부야.”
49p.
정말 멋진 말입니다. 하지만 이래서 동양의 선생들은 먼저 가르치지 않고 물어야 대답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공자가 말하길 “하늘이 나에게 덕을 주었으니 환퇴가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느냐?”
子曰 “天生德於予, 桓魋其如予何?”
자왈 “천생덕어여, 환퇴기여여하?”‘
106p
여여하!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느냐. 기가 막힌 표현아닙니까. 저 끝없는 자부심을 어떻게 봐야하나요. 그런데 다음 이야기가 웃깁니다.
전한 시대의 정치가 왕망도 한나라 군대가 왔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한나라 군대가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왕망은 자신을 정통을 이을 계승자로 생각했기에 한나라 군사가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공자와 달리 왕망은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108p
큰소리치는 것도 김당할만한 역량이 되어야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을 함부로 거론하면 안됩니다.
증자가 말하길 “새는 장차 죽을 때가 되면 그 울음소리가 슬퍼지고, 사람은 장차 죽을 때가 되면 그 말이 선해진다고 합니다. 군자가 도에서 귀하게 여기는 세 가지가 있으니 용모를 움직일 때는 난폭함과 오만함을 멀리하고, 얼굴빛을 바로잡을 때는 믿음에 가깝게 하며, 말이나 소리를 낼 때는 비루함과 어긋남을 멀리해야 합니다.
曾子言曰 “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 其言也善. 君子所貴乎道者三: 動容貌, 斯遠暴慢矣; 正顔色, 斯近信矣; 出辭氣, 斯遠鄙倍矣. 籩豆之事, 則有司存.”
158p
인지장사, 기언야선. 저 멋진 말을 동방삭이 했다고 지금까지 알고 있었는데, 논어에, 그것도 증자가 한 말이었습니다. 이래서 책을 읽어야합니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니까요.
책을 읽고 판덩의 다른 책 두권도 찾아보고, 난화이진의 논어강의도 다시 보고, 리링의 집잃은개도 찾아보게 하니 좋은 책입니다. 이렇게 더 읽게 만들어주는 책이 좋습니다. (아. 논어 세번 찟다는 못찾겠습니다. 언젠가 구입했는데 도대체 어디에 숨었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