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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발견 -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독 이야기
후나야마 신지 지음, 공영태.나성은 옮김 / 북스힐 / 2022년 9월
평점 :
독의 발견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독 이야기
후나야마 신지 (지은이), 공영태, 나성은 (옮긴이) 북스힐 2022-09-05
아이누족이 곰을 잡을 때 독화살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럼 고기에 독이 들어가서 어쩌나 항상 궁금한 부분이었는데, 화살독은 혈관에 들어갈때 독성을 일으키고, 경구 투여로는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듯 독약의 관한 지식이 풍부해지는 책입니다.
1장에서 독의 기본지식으로 가볍게 워밍업을 합니다. 공해병인 미나마타병, 이타이이타이병, 요카이치천식과 같은 무거운 내용도 다룹니다.
2장에서 독을 세밀하게 분류하고 정의합니다. 전설로만 알고 있었던 짐독의 근원, 짐새가 1992년에 실제로 밝혀졌습니다. 보기만 해도 독이 있어보이는 모습입니다.
https://www.science.org/toc/science/258/5083
3장은 역사속의 독입니다.
당나라 황제 20명중 6명은 독으로 사망했습니다. 역사속의 독으로 죽은 명사들을 풀어갑니다.
4장은 음식과 독입니다.
독버섯을 구별하는 방법에 관해서는 많은 속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구별법인데 모두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며, 예외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1) 세로로 찢어지는 것은 먹을 수 있다.
2) 색이 지나치게 진하면 독버섯이다.
3) 벌레가 붙어 있는 것은 먹을 수 있다.
4) 독버섯이라도 가지와 같이 삶으면 먹을 수 있다
5) 소금에 절이면 독버섯도 먹을 수 있다
6) 개나 고양이, 닭에게 먹여서 괜찮으면 먹을 수 있다.
129p.
저것들 중에 서너개는 들어본 것같은데 근거없는 이야기였군요. 너무 진지하게 이야기해서 하마터먼 독버섯 구별법으로 외울뻔 했습니다.
5장 독으로 인한 사고
겨자, 벌, 흰독말풀, 디기탈리스, 수선화, 수국, 나팔꽃... 참 여러가지 독성물질이 있습니다.
6장 독과 관련된 범죄가 제일 재미있습니다.
바꽃보험금 살인사건
혼조시 보험금 살인 사건
두 건의 애견인 살인 사건
귀부와인 사건
분유 멜라민 혼입 사건
독이 든 만두 사건
청산 칼륨과 닥터 기리코 사건
와카야마 독극물 카레 사건
불가리아 작가 독살 사건
아세트산 탈륨과 아자이드화 나트륨에 의한 사건
폴로늄에 의한 암살
옴 진리교의 범죄
제목만 봐도 궁금해지는 사건들이 마치 추리소설마냥 펼쳐집니다. 한편 한편들이 사건의 시작부터 전개까지 이어집니다. 내용이 짧아 아쉽습니다. 좀더 깊이 (전부 독살로 끝나지만) 들어가서 더 이야기해줬으면 하는 생각미저 듭니다.
아코니틴과 테트로도톡신은 신경독입니다. 뉴런의 축삭돌기에 있는 나트륨 채널에 작용하여 정보(전기 신호)의 전달을 방해합니다. 즉, 바꽃 독의 아코니틴은 나트륨 채널을 개방시켜서 다량의 나트륨 이온을 세포 내에 유입시킴으로써 정보 전달을 방해합니다. 반면에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은 나트륨 채널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나트륨 이온의 유입을 저지합니다. 즉 두 종류의 독은 전혀 반대의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오노 교수는 바꽃 독의 아코니틴 작용은 즉시 나타나지만, 테트로도톡신이 중간에 끼어들면 두 독이 길항작용을 하여 약 작용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에 대해서 도호쿠대학의 협력을 얻어서 실험용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으로 확인을 했습니다.
198p. 독과 관련된 범죄
이런 독의 조합을 생각해낸 범죄자가 있는 한편 역추적하여 범죄를 재구성하는 교수 팀정이 있습니다.
아비산은 물에 녹기 쉬운 성질을 가졌습니다. 15세기 말에 이탈리아의 귀족 보르자Borgia 가문에서는 칸타렐라cantarella라는 독약의 원료로도 이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칸타렐라란 거꾸로 매달아 때려서 죽인 돼지의 내장에 아비산을 첨가하여 썩힌 것으로, 사체가 부패하면 프토마인(단백질이 썩어서 생기는 유독성 화합물)이 생긴다고 여긴 것입니다. 즉, 칸타렐라는 아비산과 프토마인의 혼합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독은 사용하는 양에 따라서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죽일 수도있고 한순간에 죽일 수도 있다고 알려졌지만, 결국 칸타렐라의 작용은 아비산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소 화합물은 오래전부터 독과 관련한 사건에 사용됐습니다. 정확한 검출법이 확립되고 나서 ‘어리석은 자의 독‘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
220p. 독과 관련된 범죄
체사레 보르지아는 만화에서 멋진 인물로 묘사되길래 괜찮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독약에 대한 책에서 보면 항상 나오는 독의 대가였습니다.
독살사건들을 읽으면서 어쩌면 한번만 하면 안걸렸을텐데, 두번 세번 반복하면서 잡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세상에는 딱 한번만 범죄를 저질러서 무사한 인간들이 많을 것같아 혼자 걱정해봅니다.
이 책의 장점은?
독에 대해 궁금하거나 의심스러웠던 점들을 깔끔하게 해결해준다.
정보와 재미를 결합하여 꼬리를 물고 읽게 만든다.
앞부분에서 언급했다고 하고 그걸로 끝이어서 어디에서 이야기했지 하고 계속 다시 읽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