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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지극히 주관적인, 그래서 객관적인 생각의 탄생
이상완 지음 / 솔출판사 / 2022년 9월
평점 :
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극히 주관적인, 그래서 객관적인 생각의 탄생
이상완 (지은이) 솔출판사 2022-09-15
표지가 참 예쁩니다. 내용이 어려우니 표지를 자주 보게 됩니다. 인공지능과 뇌가 뭔가 서로 연결되어 같은 생각을 하는 것같습니다.
제목도 잘 지었습니다. 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칼라가 가득한 디자인에 제목은 금박으로 칠해놨습니다. 하단에 구글 교수 연구상, IBM 학술상도 금박을 입혔습니다.
읽는데 순식간에 읽습니다. 30분도 안걸립니다. 무슨 말인지 몰라 마구 넘어가다 보니 순간 다 읽어버립니다. 이해가 안되면 이해될때까지 읽어야죠. 이런 책은 서평을 쓰겠다고 신청하길 정말 잘한 것같습니다. 이런 제약이 없으면 그래 좋은 내용이군. 나중에 다시 꼼꼼하게 읽어야지 하고 구석으로 안보이게 치워둘텐데요.
두번째로 다시 읽어보면 묘한 내용이 숨어있습니다. 어려운데 재미있는 부분이 나옵니다. 이건 뭘까요? 전문용어들의 친절한 해설로 이해가 될 것도 같다가도 헷갈립니다.
인간에게는 아는 사실 known knowns과 모르는 사실 known unknowns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를 인지에 대한 인지, 메타인지라 합니다. 우리는 메타인지 능력을 이용해 아는 문제는 빠르게 지나가고, 잘 모르는 문제에만 집중해 효율적으로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메타인지의 이면에는 내가 ‘모르는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가 아는 사실이 정말로 아는 사실일까요?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라면요?
이 책은 아는 사실, 모르는 사실, 그리고 내가 아직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 Unknown unknowns로 나뉘는 삼분법적 지식 체계를 의심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7p. 책을 펴내며.
상당히 재미있죠. 이런 식으로 뭔가 천재의 논리 구조를 따라가는 생각법을 배우는 듯한 기분이 계속 듭니다. 왜 학교다닐 적에 그런 사람이 꼭 한명 있죠. 자기 이야기를 설명하는데 전혀 이해가 안되면 또다시 설명을 계속 해서 결국에는 엄청난 지식을 습득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그런 책입니다.
게다가 책의 장 사이에 바로 전 내용을 요약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자상함이 있습니다. 천재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어리둥절하는 학생들에게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말이야 하고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인공지능 관련해서 이렇게까지 자상한 책은 처음이 아닐까 (제가 인공지능에 대헤 읽는 것이 처음일지도...) 생각이 듭니다.
사실 두 번을 읽어도 이해가 안됩니다. 답답하죠. 분명 우리말로 이야기하고 계속 다시 설명해주는데 이해가 안됩니다. 하지만 이해가 안되면 계속 읽으면 됩니다. 언젠가는 이해가 되겠지요. 그렇게 몇번을 반복해서 읽으면 중간에 나오는 농담도 느껴지고 좋은 문구도 보입니다.
만약 무언가를 쉽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을 충분히 이해한 것이 아니다.
- 아인슈타인
내가 만들 수 없는 것은 이해한 것이 아니다.
- 리처드 파인만
145p
1장에서 인공신경망이 경험을 통해 추상적 개념을 만들어냅니다. 그러기 위해서 생각종이를 몇번이고 접습니다. 발상이 다릅니다.
2장에서 생각종이의 여백을 이용하여 현재의 성공으로 미래의 실패를 줄입니다. (맞는 말일까?)
인공지능의 사고구조를 따라가보는 기분입니다.
3장에서 필터링과 편견없이 귀 기울이기를 설명합니다. 인공신경망의 이야기인것같습니다.
각장의 앞머리에 전장들을 다시 설명하니 어리둥절하다가 살짝 이해가 되는 것같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또 미궁에 빠집니다. 이런 반복이 인공지능의 시고방식인가 싶기도 합니다.
4장에서 개념의 추상화에서 구체화가 나옵니다. 동전의 양면인가요. 뭔가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5장에서 되먹임과 되감기가 나오다가 생각종이가 기억과 학습을 합니다. 어느새 주인공이 인공신경망에서 생각종이로 넘어갑니다. 저 생각종이가 중요한 열쇠인것같습니다. 시간을 공간으로 환전하고, 공간을 시간으로 구매합니다. 아니 이해는 안되도 멋진 말입니다. 잠시 멈춰서 좋은 말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이건 되먹임일까요?
앞서 내용을 꼼꼼하게 보신 분이라면 이쯤에서 “선단수상돌기가 오차 역전파 학습을 위한 채널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선수상돌기가 어떻게 인공신경망의 골칫덩이인 오차 역전파 학습 문제를 풀어내는지 설명하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경세포의 기저수상돌기는 순방향생각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선단수상돌기는 역방향 생각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고요 속의 외침 게임에 빗대어본다면, 앞사람이 뒷사람에게 순방향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핸드폰 문자를 사용하고, 반대로 뒷사람이 앞사람에게 역방향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직접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264p. 생각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마법을 부리다.
그렇습니다. 책읽는 내내 의심과 의혹이 계속 생겨납니다.
6장 생각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마법을 부리다가 핵심이었습니다. 어쩌면 매번 새로운 장이 펼쳐지면 거기까지 핵심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딥러닝의 학습을 뇌의 신경세포와 비교하며 이해시켜줍니다.
7장은 제목이 멋집니다. 미래를 내다보며 과거를 바꾼다. 이 무슨 철학자의 언어인가요.
하지만 벨만방정식으로 알파고의 고민을 해결합니다. 알파고의 애로사항이 웃기다고 할까요.
한번, 두번, 세번 계속 반복해서 읽으면 이해하는 영역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인공신경망이 연결되는 기분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인공지능의 독백과 고백을 듣는 것같은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데 살짝 알 것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어려운 것은 인공지능이고 알듯말듯한 부분은 인간의 뇌이겠지요.
책 전편에 계속 이어지는 생각종이와 사과에 대해 많은 생각이 뭉게뭉게 떠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