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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조건 - 융 심리학으로 보는 친밀한 관계의 심층심리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7월
평점 :
사랑의 조건
융 심리학으로 보는 친밀한 관계의 심층심리
제임스 홀리스 (지은이), 김현철 (옮긴이) 더퀘스트
융 심리학으로 보는 애정관계의 밀고 당기는 날카로운 분석같은 이야기일줄 알았습니다.
아닙니다. 상당히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유리창에 부딪치는 홍관조는 도대체 뭘까요?
이 부족적 기억은 우리가 탄생하는 동시에 갖는 트라우마, 곧 어머니의 몸에서 떨어져나와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신경학적으로 재현하는 홀로그램 같은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20p
이런 이상한 소리를 계속 나열하는데 책은 30분이면 다 읽습니다. 무슨 말인지 몰라 넘어가는거죠. 다 읽고나니 마지막에 융 심리학 용어 해설이 있습니다. 그림자, 아니마, 자아, 자기, 투사 등 책에 온통 모를 용어를 반복했는데 해설사전이 마지막에 있었습니다.
277-280의 사전을 몇번(서너번은 읽어야합니다) 읽어보고 다시 읽으면 좀 수월합니다.
모든 투사는 무의식 수준에서 발생한다. 왜냐하면 “내가 투사를 저질렀어”라며 자기를 관찰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이미 발생한 투사를 되돌리는 과정을 밟고 있으니까. 더 흔한 예로 우리는 타자가 우리가 투사한 이미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유지하며 반영하지 못할 때에야 의식을 다시 붙잡기 시작한다. 정신에서 핵심이 되는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면 아마 '무의식적인 것은 모두 투사된다'가 아닐까 한다. 융이 “내면의 상황이 의식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으면 운명이라는 형태로 외부에서 발생한다””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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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사전을 읽고 나면 이런 내용이 조금 이해가 됩니다. 게다가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인간의 생각은 무의식의 투사라고 강조합니다.
우리 삶에 생기를 일으키는 거대한 생각, 컴플렉스는 대단한 생각입니다. 두 가지 모두 엄청난 거짓말인데 사람들이 끊임없이 부정하고 숨긴다고 합니다.
1 불멸할거라는 환상.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아는데 내면으로는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환상은 놀랍도록 오래 간다.
2 마법같은 동반자.
내게 딱 맞는 사람이, 항상 내 곁에 있어줄 사람이, 나를 지켜줄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두 가지는 실현될 수 없는 거짓입니다.
투사의 개념이 점점 복잡하고 치밀해지면서 아예 스위스 프란츠의 저서 "융 심리학에서 말하는 투사와 다시 모우기"를 요약해놨습니다. (92p)
1 외부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2 타자에게 가지고 있는 기대와 경험이 어긋나며 괴리가 커진다.
3 상대에 대해 얻은 새로운 인식을 평가한다.
4 지금까지 인식했던 내용은 실제가 아니고 주관적인 경험임을 깨닫는다.
5 자신 안에 투사된 에너지의 근원, 투사가 가진 의미를 파악한다.
이쯤 되면 깨달음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여행입니다.
모든 애정관계는 투사로 시작되기 때문에 관계가 진행되면서 투사는 점차 지워지고, 그 자리에 놀람 혼란·실망 그리고 때로는 분노가 따라오면서 이런저런 문제가 생긴다.
여기서 독자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참 부정적이네. 뭐가 항상 문제래. 그래서 말인데 로맨스가 뭐가 어떻다는 거야?' 하지만 이 책의 주제는 관계의 현실과 그 심리적 역동, 그리고 후자를 작동시키기 위한 의식 수준의 노력이라는 걸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로맨스는 분명 우리를 혹하게 만든다. 하지만 결국 투사를 할 때 우리가 기대하는 내용, 잃어버린 낙원을 되찾겠다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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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에 대해 너무 강조하잖아 하고 지겨울 무렵에 저자도 느꼈는지 부연설명을 합니다.
릴케의 시에 등장하는 어두운 ‘피로 물든 강의 신'을 찾아 따라가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은 우리에게 존중할 것을 요구하지요. 스스로 종교적인 사람이라 생각하신다면 이 신 역시 섬겨야 합니다. 이렇게 강력한 신성함을 무시한다면, 삶의 어디서든 그 복수를 피할 수 없을 겁니다.
175p. 아내와의 성적 긴장감이 사라진 스티븐에게 하는 충고. 이 조언은 심리학자의 유머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인간관계에서 우울함이 올 때 더 우울한 글로 세상이 반짝이게 만든다.
서너번 다시 읽으면 글 속에 숨겨진 의미가 어렴풋이 떠올라 갑자기 재미있어집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융의 글과 말은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성자의 언어처럼 읽힙니다. (일부러 어렵게 써서 이런 효과를 노렸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