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좋습니다. 술술 읽히면서 미소짓게 되는 잔잔한 이야기입니다. 어찌보면 에세이같은 느낌이면서 다음 진행되는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그래서 계속 읽게됩니다. 웬지 이 책은 손에서 뗄 수가 없다는 카피가 붙어있을 것같다는 생각을 하며 쭈욱 읽습니다. 잠깐 책날개를 보니 아름다운 자연 에세이라고 하는데 정말입니다. 그런데 문장의 길이나 읽히는 느낌이 정통 논픽션의 정석을 보여주는 것같습니다. 낭독용 책인 것같기도 하지만 소리내서 읽다보면 유머코드가 나와 혼저 키득거립니다. 내용은 정말 별거없습니다. 땅에 떨어진 까치를 키웁니다. 그런데 웃으면서 읽습니다. 4장까지 (얼마 되지는 않지만) 단숨에 읽었는데 5장에서 친부(생부)와의 사연이 나오는데 이거 엄청난 트라우마네요. 몹쓸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등장하면서 글이 무거워집니다. 생후 6개월에 자식을 버리고 떠난 무책임한 아버지를 왜 다시 봐야하나는 생각도 들고 그럼에도 아버지가 보겠다고 하면 찾아가는 애타는 자식의 갈구함이 깔려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감옥에 다녀온 사연도 나옵니다. 반전은 아버지 역시 그 위의 이버지와의 엄청난 트라우마가 있었네요. 이거 몹쓸 짓은 대를 이어 하는건가...아니, 그런데 도대체 까치와의 교감은 어디로 가버리고 제목을 아버지 만나는 것은 기쁨으로 바꿔야하는 것이 아닌가. 대충 내용을 이해하고는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까치를 만나고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고 아버지와 연락하고 이복누나들을 만나고 일어난 사건들을 치밀하게 배치하여 정석대로 보여주는 한편의 교범같은 논픽션 구성이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얽혀있는데 책 한권으로 읽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