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두께가 만만치않습니다. 472페이지. 놀라운 점은 2012년에 나온 소설경 760페이지의 소설을 다시 줄였답니다. 저자는 원고지 3400매를 1700매로 줄이는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원고지로 계산하는 걸 보면 그전에도 펜으로 쓰고 간추리는 작업도 펜으로 했겠지요. 대단한 노력입니다. 소설답게 서장에 빙기사가 사막을 방랑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음유시인이 여자를 찾아 방황하는데 도리천왕이 내려와 설명해줍니다. 아니 애인을 찾아다니는데 왜 천왕이 내려오는거지 생각했는데 읽다보면 거의 끝부분에서 그럴만합니다.갑자기 도리천의 천인의 이야기가 나오고 전생과 전전생이 나옵니다. 불교하면 전생이야기죠. 재미있는 이야기면서 과거와 현재가 연결이 됩니다. 이 두 사람이 주인공인가보다 하고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사람들이 나옵니다. 붓다의 제자들이 나옵니다. 중간의 말라카 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불경의 만동자와 독화살 비유라는 짧은 글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상세한 뒷이야기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쭈욱 전개하는 건가 봅니다. 부처님이 빙기사를 보러 6개월 걸리는 여행을 떠난다고 하시더니 계속 주변 인물들만 나옵니다. 이야기가 끝도 없습니다. 마치 천일야화같이 등장인물들이 전부 자기 스토리를 말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중에 밧디야의 용서는 감동적입니다. 여기가 소설의 정점이구나 하는 순간 아유타의 깨달음과 반열반은 눈물나게 합니다. 이여자 바람피고 쫓겨났는데 무슨 할말이 있겠어 하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전생과 전전생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구나하는 이해를 하게됩니다. 마지막의 후생에 부처님이 될 것이라는 수기에는 장엄함도 느껴집니다. 삼천대천세계가 다 기뻐합니다. 다 읽고나니 소설이 아니라 고승의 전기를 읽은듯한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