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 한 소녀가 부자가 되어 버린 사정에 관하여
서소 지음 / 렛츠북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소설을 보게 된 이유는 책 소개페이지에 마스크 사기사건을 다뤘다고 해서 어떤 스토리일까 궁금했습니다.
주변에 마스크공장을 크게 준공했다가 망한 이야기, 백만장 공급계약을 했는데 KF94가 아니어서 계약은 취소되고 진짜 94마스크를 못구해오면 고발당하게 된다는 사연, 방송판매 두달만에 백억을 벌었다는 소문, 20평 사무실에서 소박하게 제작하다가 코로나가 터져서 천평 공장으로 확장공사를 한다 등 온갖 이야기가 시작은 있는데 끝나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럴 때 몇십억의 마스크 사건을 다뤘다길래 엄청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펼쳤는데 몇페이지 안되는 도입부에서 순식간에 몰입되는 것이 보통이 아닙니다. 경찰에 체포되면서부터 시작하는데 포승줄에 묶여 잡혀갑니다. 책을 읽던 중에 괜히 포승줄의 질감이 느껴집니다. 오 크게 한탕해서 잡혀들어가나보다. 그럼 교도소로, 아니 잡히자마자 들어갈 수가 있나? 재판도 하고 변호사랑 이야기도 하고 일이 많을텐데.

그런데 느닷없이 마약사범입니다. 마약수사관이 잡아갑니다. 구속영장실질심사도 진행합니다. 어딘가로 들어가서 과거 잘나간 시절을 회상하게되나.
갑자기 옛날 이야기가 오버랩되고, 무서운 폭행사건이 일어나고, 누군가는 자살을 하고, 그 와중에 못된 선배가 모든 내용을 기록하여 같은 제목의 소설 이야기도 나오고... 1부가 끝날 때까지 마스크는 한개도 안나옵니다. 어라 내가 도대체 무슨 책소개를 읽었던거지. 이제는 기억을 믿을 수가 없네 하는 순간 2부가 시작되며 마스크 판매사원이 등장합니다.
드디어 사기사건의 시작하나보다 두근거리는데 편의점앞에서 맥주한병 마시고 차를 빼주려다 음주운전에 걸려버립니다.
주인공은 맘카페 가입해서 드디어 있어야할 자리를 찾게되고 회원들에게 인정받고 자아실현을 합니다. 좋은 정보를 제공하여 카페 회원들에게 동네 약사님으로 인정받습니다. 주식도 하고 코인도 합니다. 너무 안정적인걸. 사기사건은 도대체?
매춘일을 돕는 운전수도 나옵니다. (아니 매춘을 돕는 일도 불법아닌가요)

이렇게 인간군상들이 등장만 하고 사건은 안일어날건가 하는 순간 순식간에 일이 벌어집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인물들이 두서없이 나온다 했는데 이게 다 복선이었습니다. 세상의 구석에 있는 인간들이 모여 멋지게 한탕을 합니다. 한탕이 두번 세번 계속 반복되다가 장당 500원씩 이익을 내는 것이 점점 규모가 커져서 억단위로 올라갑니다.

눈앞에서 저런 유혹에 빠진다면 벗어날 수가 없겠구나. 처음부터 저런 데에 눈을 돌리면 안되겠구나. 하지만 하루 일당으로 몇백만원, 15분만에 몇십억의 거래가 된다면 참으로 고민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불법이라면 안될 일이죠.

우리도 다들 마스크 한장에 4천원하던 시절을 경험해서 그 즈음에 일어났을 듯한 이야기를 시간순서대로 잘 엮은 작가 서소씨의 일일이 재미있습니다.

마지막에 살인범과 사기꾼 중에 누가 더 나쁠까하는 작가의 말이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둘다 나쁘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