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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친해지는 삶 - 심층심리학습소설
한석훈 지음 / 이분의일 / 2021년 4월
평점 :
죽음은 경험해보지 못해서 무섭고 알 수 없어 더욱 두려운 상태입니다. 그런데 친해지려고 한다니 어떻게 접근할지 궁금했습니다. 종교적인 믿음으로 가는걸까. 심리학적인 관점으로 살펴보려나 생각을 했는데 소설로 접근합니다. 심리학적으로 무의식으로 들어가면서 배워나가는 심층심리 학습소설입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모두 29편입니다. 중간중간 소제목들이 탁월한 통찰에서 나오는 듯한 제목들입니다. 죽음을 배우는데 필요한 학문들의 공부에서 나옵니다.
1부에서 속으로 생각하는 혼잣말을 계속 늘어놓는데 상당히 어색합니다. 뭔가 방탕하고 욕망밖에 없는 인간이 나중에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려고 억지스럽게 속물스러움을 자극합니다. 아 괜히 읽기 시작했다 후회스러운데 조금 더 읽어가면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일부러 초반에 망가뜨리는 컨셉입니다.
바로 3부부터 꿈해몽, 욕망의 이유, 중년의 위기를 턱턱 짚어주고, 계속되는 내면의 성찰로 들어갑니다. 이렇게까지 깊숙하게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능할까 생각되지만 주어진 질문을 따라 적다보면 저절로 답이 나오게 될것같습니다. 내 안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자신의 어둠과 대면하여 무의식에 묻은 것을 의식화하는 작업입니다.
그렇게 심리상담을 받다가 느닷없이 신과 만납니다. 아니 이렇게 빨리 만나는건가? 10화 신에게 기도하면 신도, 대화하면 정신병자 편입니다. 책이 반도 안넘어갔는데 신을 만나면 이제는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겠어 생각했지만, 이제부터 진짜 공부의 시작입니디.
다양한 도움을 주는 멘토그룹이 등장합니다. 사업가, 정신과의사, 중년여성, 박수무당, 융학파 의사, 무용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기 경험과 배운 것을 늘어놓습니다. 뭐 이런 시덥잖은 사람들을 다 모아놨지 하는데 하는 말 하나하나가 허투루 나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현실의 문제들이 나옵니다. 아버지와의 정신적인 갈등에서 육체적인 문제로 변화하고, 밀고 당기는 연애스토리도 나옵니다.
반쯤 읽으면서 그런데 도대체 죽음과 어떻게 친해지려고 이렇게 이야기를 펼쳐나가나 걱정했는데 느닷없이 운명의 반전이 찾아옵니다. 마지막의 결론 부분은 지금까지의 밑밥들은 이렇게 흘러가려고 50의 나이에서 시작하여 십년의 세월을 이야기했구나 . 앞부분에 질질 끌던게 최종반전을 보여주려고 했던거구나. 결국 죽음과 친해진다는 것은 쉬운게 아니구나 하는 마무리였습니다.
사람들은 젊은 시절에는 대개 다른 이들의 칭찬이나 인정을 받게 되면 만족을 느끼며 잘 산다고 합니다. 즉, 타인의 시선이 매우 중요한 것이죠. 그런데 삼십대 후반부터는 이게 변해서 남들의 칭찬이 예전처럼 신나게 하지도 않고, 자신이 스스로 자기의 마음에 들 때 만족감을 맛본다는 것이죠. 즉, 더 이상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관점이 더 중요하게 된다.
50-5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