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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스토리텔링 - 하버드에서 배우는 자기 표현의 기술
토머스 리처드 지음, 최은아 옮김 / 일므디 / 2022년 2월
평점 :
하버드에서 배우는 자기 표현의 기술이라고 합니다. 뭐 또 하버드구나. 하버드의 교양강좌 중의 하나이거나 지은이가 그저 하버드를 나온건가 하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게 뭡니까. 내용이 전혀 가볍지 않습니다. 처음에 3개의 에세이를 보여줍니다. 형편없는 에세이, 완벽한 에세이, 중간급의 에세이.
이 3개의 글을 설명하고 분석하는데 그 빙법이 개인교수가 옆에 앉아 설명해주는 느낌입니다. 뒤로 가면서 단편소설도 몇편 소개하는데 이런 식으로 소설과 함께 평론이 나오면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고 감탄을 일으킵니다.
이 문장은 직접적인 분노가 드러나지?
3단어로 구성된 문장이 망설이는 느낌을 주지?
느낌을 표현할 때는 정직하게 서술해야해.
단정적으로 쓰지말고 문제점을 어떻게 깨닫게 되었는지 적어볼래?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은 글에서 묘사하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지. 시각적으로 명확한 그림을 그려볼까.
빨간펜 선생님이 옆에 앉아 한문장 쓸때마다 친절하게 지적(?)해주는 기분이 듭니다. 빨간펜의 지적은 결론 뿐이어서 상처만 주지만 고치려는 의도까지 설명을 해주니 수긍하게 됩니다.
왜 내가 글을 쓰면 이야기에 이야기로만 이어지지? 결국 글은 자기자랑으로 끝나는 건가 하는 최근의 고민을 이 책에서 해결해줍니다.
이렇게까지 깊이있는 글쓰기 방법이 있구나 하고 책읽는 내내 감동을 자아냅니다.
1872년(우리나라 고종9년. 흥선대원군의 시기입니다)부터 시작한 하바드 학생들이 들어야하는 글쓰기강좌가 이 책의 시초입니다.
각각의 챕터 앞에 글쓰는 요령을 간단히 정리해놨습니다. 이 부분만 다시 읽어봐도 깊이있는 들쓰기에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세부 내용을 같이 읽으면 부족한 부분을 펑펑 채워지는 느낌입니다.
1. 의미를 명확하게 쓰기
2. 남의 문장을 애매하게 인용하지 않기
3. 글쓴이의 감정이 들어간 글을 쓰기
4. 주장을 너무 강하게 쓰지 않기
5. 자기 의견만 중요하다는 태도 피하기
1. 편안하게 읽히는 글을 쓰기
2. 정확하고 솔직하게 묘사하기
3. 글을 잘 쓰려는 부담감을 버리기
4. 주관적으로 관찰해서 글을 작성하기
5. 예리한 시각에 따뜻한 감정을 입히기
1. 생각을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기
2. 되도록 1인칭 시점에서 글을 쓰기
3. 과장하지 않기
4. 포괄적으로 두루뭉술하게 서술하지 않기
5.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기
1. 짧으면서도 충분한 메시지를 담기
2. 충분히 좋은 글감을 찾아내기
3. 억지로 누군가를 설득하려고 하지 않기
4. 항상 생각이 열려 있음을 보이기
5. 세상으로 나갈 준비가 되었음을 보이기
1. 글에 수준 높고 복잡한 생각을 담지 않기
2.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글을 쓰기
3. 모든 글에 글쓴이의 세계를 담기
4. 다시 보고 또 보고 여러 번 보기
5. 결론을 빨리 확정하지 않기
1. 자신의 통찰을 바탕으로 글을 전개하기
2. 자신이 쓰는 글에 몰입해서 살기
3. 경험을 주제에 끼워 맞추려고 하지 않기
4. 계획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를 적기
5. 성급하게 글을 진행하지 않기
1. 글이 나아갈 방향을 잘 잡기
2. 행동과 흐름, 다양성 있는 이야기 만들기
3. 발전해 나가는 힘을 내포하는 글을 쓰기
4. 자신의 이야기를 지나치게 검열하지 않기
5. 독자에게 관심을 구걸하지 않기
호소력 있는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종합적인 관심에서 이야기를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에는 그러한 조화로움이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기록하려고 하지만 그들이 적는 내용은 자신의 실제 모습과 거리가 있다. 자기 자신에게 장막을 치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소개서에는 흔하디흔한 외적 경험들로 가득하다. 지원자는 그러한 외적 경험에 나름의 의미가 있어 자신을 잘 보여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또한 남들과 비슷한 포부들이 자기소개서를 가득 메운다. 지원자는 스스로 합당하다고 여기는 목표를 나열한다.
대부분 자신이 겪은 경험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정확하게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러니 자기소개서는 질문에 그저 답변을 나열한 것처럼 읽히는 경우가 많다. 글너머로 하나의 완성된 인간을 볼 수 없는 것이다. - P9
윌리엄 워즈워스는 시를 두고 "강력한 감정의 즉흥적인 범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가 즉흥적인 감정을 표현한다는 데에는 신중했다. 그는 "시의 근원은 평온함 속에서 기억해 낸 감정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기억이다. - P54
언어 감각은 세 가지 과정, 즉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모두 나타난다. 보는 것은 즉각적인 인식이며 존재에 견고한 기초를 놓는다. 이것은 단어다. 느끼는 것은 고동치는 문장으로 표현된다. 이 뿌리는 경험에 있다. 생각하는 것은 구속력 있는 체계이며 문단으로 나타난다. - P57
많은 사람들은 진실만이 그 점을 증명해 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진실을 가득 담아 글을 쓴다. 그러나 대학이나 회사에 합격하는 데 필요한 건 진실이 아니다. 바로 추론하는 능력이다.
관찰과 증거를 바탕으로 한 추론, 의문을 통한 추론, 포괄적인 결론이 아닌 진실이 될 최소한의 가능성이 있는 추론, 그러한 가능성을 설득력 있고 간결하게 내놓는 추론이 지원자의 자질을 가린다. 추론의 과정에는 잠정적인 결론, 조심스러움이 있다. 추론은 의구심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의심이 드는 부분을 파헤쳐서 단단한 지식의 토대로 활용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이는 우선 상대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어떤 자격을 증명하지 않아도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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