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2022 세계대전망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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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건 미래예언서인가요.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개양상을 예상하는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같은 느낌입니다. 알 수 없는 듯이 느껴지다가도 아하 그렇게 될 것도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95% 정도는 어두운 밤하늘을 이야기하는데 간간히 샛별같은 희망도 조금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백과사전같은 내용들인데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443페이지가 지루하지 않습니다. 한쳅터 쳅터마다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다만 집중해서 읽으면 좀 무겁습니다.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를 보듯이 한편 한편 독립된 내용이라고 생각하면서 보면 어느새 하나의 미래로 이해가 됩니다.

그렇게 다 읽고나면 웬지 한두번 더 읽게 되고 같이 깊숙히 들어가게 됩니다. 두번 정도 읽으면 머리속에 세계지도가 펼쳐지며 국제정세의 현재와 미래가 한눈에, 한손에 잡히는 듯 느껴집니다.

이코노미스트 잡지를 보다보면 평범하고 시시한 글들 사이에 날카롭고 예리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글을 가끔 봅니다. 그럼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 찾아보면 이미 책을 많이 저술한 분이어서 다른 좋은 책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혹은 숨겨진 좋은 책을 잘 요약하여 설명하는 경우가 있어 이 책을 왜 전혀 몰랐을까 하고 알아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렇게 꼬리를 물고 또다른 책을 알아가게 됩니다.

이 책은 잡지 서너권에 하나 나오는 명칼럼들을 모아놓은 느낌입니다. 이미 나와있는 글들을 모은 것이 아니라 2022 세계대전망에 걸맞게 새로 쓴 글들입니다. 거의 백여편의 글들이 묵직합니다. 각각의 글감들이 여러번 다시 읽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어두컴컴한 근심스런 미래가 많습니다. 답답한 정치현실도 있습니다. 코로나는 전염병에서 풍토병으로 전환될 것인가. 시진핑은 황제가 되려하고, 바이든은 답답하고 트럼프는 다시 도전하려 합니다. 유럽도 난리났습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는 현실적인 분석이 좋습니다.



미국 논평가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2021년 1월 소수의 미국 주식을 두고 사람들이 미친 듯이 떼지어 달려드는 모습을 상상력을 동원해서 묘사했는데, 거기에는 하이에나와 독수리, 사자, 영양이 등장한다. 프리드먼은 광란의 중심에 있는 가전제품 소매 업체인 게임스톱(Gamestop)을 언급하며 주식 가격이 결국 4~5달러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생명의 순환이다."

게임스톱 주가는 2020년 여름에 거래됐던 수준인 4~5달러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회사가 여전히 손해를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180달러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니 프리드먼의 은유는 생태학적 엄격함이 모자란 것이있는지는 몰라도, 금융 시장을 바라보는 대중적이고 자연주의적인 방식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곳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고, 성장과 쇠퇴가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균형이 회복된다.

91-92

유럽연합 관계자를 인터뷰하는 것은 때때로 험프티 덤프티와 문답을 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이상한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지독하게도 서투른 달걀인 험프티 덤프티는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내가 어떤 단어를 쓰면 그 단어는 내가 선택한 의미만 띠게 되는 거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유럽연합 관료들도 인정할 것이다. 신뢰할 수 없는 미국과 부상하는 중국 사이에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 유럽연합은 새로운 지침을 요약해주는 문구를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전략적 자율성이다. 불행하게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합의는 이뤄진 바가 없다. 그것의 진정한 정의를 알아내는 것이 2022년의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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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다룬 고전에서 투키디데스는 아테네의 세력이 부상해 스파르타에 공포가 스며든 결과로 충돌이 일어났다고 결론지었다. 하버드 대학교의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은 2015년에 발표해 반향을 일으킨 에세이 투키디데스의 함정(The Thucydides Trap)에서 같은 역학 관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작용할지 살펴보았다. 앨리슨 교수는 도전자 때문에 기존 강대국의 입지가 흔들린 16개의 역사적 사건을 발견했다. 그중 12건의 경우 변화는 결국 전쟁을 불렀다. 그는 오늘날 반드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는 않겠지만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글을 맺었다. - P17

14세기 흑사병으로 유럽인의 3분의 1이 죽었을 때 지주들에게 토지를 경작할 인력이 거의 남지 않아 노동자들은 더 좋은 대우를 요구할 수 있었다. 1918~1919년 인플루엔자 때문에 2,000만 명의 인도인이 사망(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추가로 3,000만 명이 사망)했을 때 비참한 상황이 번지며 마하트마 간디가 영국 식민통치 종식 운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팬데믹은 정치를 뒤집어놓기도 한다. 2001년에서 2018년 사이 133개국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정치적 불안은 일반적인 전염병이 시작되고 2년이 지나면 정점에 이르는 경향을 보였다. 그렇다면 2022년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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