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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평점 :
그동안은 계속 아가사 크리스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 끝도 없이 애거서 라고 이야기해서 뭐랄까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애거서로 교정이 되었습니다. 계속 반복하는 습관이 단어를 교정시켜주는 방법인가 봅니다.
처음에 책소개를 읽고 애거서 크리스티를 역사학자의 안목으로 봤다는데 별거 있겠어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특출나서인지 역사학이라는 관점이 대단한건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연신 그런 대목이 있었네, 그 장면을 그렇게 볼 수가 있구나, 이건 기억이 안나는데, 중얼거리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좋은 정보가 많습니다. 다 읽고 나면 온갖 지식이 든든하게 들어옵니다. 아마 소설을 다시 읽으면 탁탁 걸릴 것만 같습니다. 애거서 추리소설이 최근 백년내에 가장 많이 팔린 책 3위였네요. 해문출판사판 80권, 황금가지판 79권, 워낙 책을 많이 써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지구에서 보면 대단한 숫자입니다.
소설을 읽을 때 범인이 누구냐, 증거를 이떻게 찾을 것이냐에 마음 졸이면서 별 생각없이 지나친 부분들이 날카로운 역사 평론가의 눈으로 볼 때는 죄다 걸리는 듯합니다. 게다가 소설과 현실의 애거서 크리스티와 대입하면서 약학부분의 지식이나 계급간의 차별, 인종차별 등을 짚어내는데 이게 이렇게 나온거구나! 이건 잘못 했네, 이 점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변명을 못하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중간중간 은근한 비판이 나오는데, 예리한 지적들입니다. 게다가 부정할 수 없는 정확한 사실입니다.
탐정, 독약, 호텔, 탈것, 계급, 미신, 제국 등 16가지 주제에 맞춰 소설 전편이 종횡무진 등장하는데 저자의 머리속이 일반인은 알 수 없는 몇차원의 공간으로 정리되나 봅니다. 역시 믿고 보는 설혜심 작가입니다.
8. 신분도용 편에서 애거서 크리스티 실종 사건도 취급합니다. 날카로운 추리가 나올것만 같았는데, 그저 있었던 증거들을 보여줍니다. 조금 아쉬웠습니다. 역사학적인 관점에서 실종으로 얻게 되는 이익이나 스스로 실종자가 되는 심리학적인 사례를 보여줄 것만 같았는데, 너무 담백하게 취급하네요. 그러면서도 다 읽어보면 아하 이런 의도로 이렇게 객관적으로 보여주려고 했구나 결론이 만들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