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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제작소 - 쇼트 쇼트 퓨처리스틱 노블
오타 다다시 외 지음, 홍성민 옮김 / 스피리투스 / 2020년 9월
평점 :
덴소 컴퍼니는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로 1949년 창립하여 도쿄, 나고야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일본의 다국적 기업입니다. 연결매출로 5조 1082억에 영업이익 4126억. 직원이 무려 16만 8813명 (2018년 기준) 이랍니다. 현재 주가 시세는... 일본어라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엄청난 회사같죠? (그런데 우리나라 현대차가 매출 105조에 영업이익 3조 6천억이니 더 놀라운 일이죠.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사를 비교하면 안되긴 하죠.)
홈페이지에 가보니 이동수단을 클라우드로 연결하여 가상의 공간에 현실의 교통사회를 재현하는 기술을 개발한다고 (도대체 무슨 소리냐?) 하고 인공지능으로 자율주행을 연구한다고 (이건 약간 이해가 되는군요.) 합니다.
어쨌든 도요다의 자회사로 자동차 부품 생산이 주요매출이고 추가로 로봇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합니다.
이런 덴소와 출판사가 힘을 합쳐 멋진 소설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미래제작소"입니다. 원고료를 지원했는지, 비전을 공유하는 건지 안쓰여있어서 모르지만 그래도 뭔가 했으니 합작이라고 이야기하겠지요. 멋진 모습입니다. 기업과 출판사가 같이 기획하여 무언가 만들어냈습니다. 그럼 시시하게 기업홍보 책자같은 걸까? 중간에 덴소의 홍보광고가 들어있을까요? 아닙니다.
저녁에 퇴근하고 들어와보니 책이 와있길래 쇼트 소설이 도대체 뭘까 하며 어떤 내용인지 잠깐 펼쳤는데 30분만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아, 재미있습니다.
표지가 화려합니다. 금방이라도 미래의 한순간이 바로 우리 옆으로 다가올 것만 같습니다. 다른 분들의 추천사를 보듯이 열편이 아쉽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은 이십편쯤 써서 2권으로 만들어야 하는거 아니냐 하는데 저도 공감합니다. 미래에서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고, 돌고래로봇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스파이더로 등산도 합니다. 나이 차이도 꽤 있는 전혀 다른 다섯명의 저자가 글을 썼는데, 왜 느낌이 이렇게 미래지향적이면서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만 같지? 하면서 한숨에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한자리에서 순식간에 완독해버렸다. (9페이지, 데니스 홍)
왜 겨우 열 편이지? (중략) 그럼, 공평하게 모두 두 편씩 더 써서 스무 편을 채우면 안될까? (11페이지, 김학찬)
쇼트 쇼트 스토리는 1920년 중반 미국 코스모폴리탄 잡지가 시도한 형식으로 단편보다 더 짧은 소설인데 "짧고 신기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181페이지)
그런 분야가 있었어 하고 찾아봤지만 특별히 나오는 것은 없습니다. 분량이 짧으면서도 강한 임팩트가 있는 걸 이야기하나 봅니다. 짧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바로 핵심으로 들어가는 전개방식이 빨라서 좋습니다.
에피소드 2, doccom.은 달랑 4장입니다. 8페이지 뿐이죠. 도대체 4장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어? 하지만 기가막히게 서술해나갑니다. 4장에 10년의 세월이 흘러갑니다.
모두 열편의 적당한 분량의 소설이 실려있는데 운송수단과 미래라는 주제로 재미있게 쓰여있습니다. 기획의도는 모빌리티와 장인정신이라고 되어 있던데, 다 읽고 나면 아, 그게 장인정신이구나 하고 살짝 이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