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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의 위대한 선각자들 - 비밀스러운 종교의 역사
에두아르 쉬레 지음, 진형준 옮김 / 사문난적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책에 앞서 신비주의라는 말에 대한 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사전적인 의미를 먼저 찾아 본다. 두산백과사전에서는 이렇게 신비주의를 정의하고 있다. 신비(mystic)라는 말은 눈이나 입을 닫는다는 뜻의 그리스어 mystikos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리스도교에서는 이성적(理性的) 인식에 의하지 않고, 자연적 능력을 초월한 어떤 형태로 직접 신에 접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내적 경험에 의하여 신과의 일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종교와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나, 신과 일치하는 경험이 금욕 등의 인간적 활동의 결과가 아니라 신의 특별한 간섭에 의한 것이며, 또한 경험되는 신이 우주적인 것이 아니라 지성(知性) ·의지 ·사랑을 갖춘 존재라는 점에서 다른 종교에서의 신비체험과는 다르다. 그리스도교 신앙에서는 선인(善人)은 죽어서 신을 직시(直視)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현세(現世)에서 그러한 경험을 선취(先取)하려고 하는 노력이 예로부터 수도자(修道者)들에 의해 행해져 왔다. 기도와 수도를 통하여 신으로부터 주어지는 이같은 신비적 체험을 말로써 표현하고 체계화하려고 하는 것이 신비주의 ·신비신학이라는 것이다.
위키백과사전에는 신비주의에는 반드시 다음의 중요한 개념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1. 엑스터시. 흔히 황홀경으로 번역되는 것이며, 물론 이 경우 단순한 혼란 또는 혼돈 등으로 의식의 침체 또는 망아[또는 무기]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2. 합일. 절대적인 존재 또는 어떠한 고등한 단계나 차원으로 도약하여 하나가 되는 체험을 말한다.
3. 비존재. 비대상. 역설적이지만 非有 非無 非無無로 묘사되며 어떻게 불리는지를 떠나 부정의 부정으로 묘사된다.
이 책에서는 저자는 신비주의란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존재, 신비스러운 힘에 대한 믿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누구에게나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인간의 영혼에 대한, 영혼의 숭고함에 대한 깊은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신비주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접신술인데 이것은 인간의 영혼이 신과 만남을 말하는 것으로 영혼의 구체적인 관점에서 인간은 매번 새로운 변화로 진보하는데 이것은 영혼을 순수하게 지켜내고 고양시키려는 구체적인 노력, 바로 인간을 향한, 이웃을 향한 사랑의 결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503페이지의 광대한 분량, 철학과 종교를 알지 못하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약간의 두려움과 어려움을 준다. 숨이 탁 막히는 그런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나름대로 시대적인 상황속에서 이해하면서 영혼의 순수성을 찾기 위한 저자의 노력을 보면서 그 시대의 학문의 넓이를 볼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것은 라마, 크리슈나, 헤르메스, 모세, 오르페우스, 피타고라스, 플라톤, 예수 등 8인의 선각자들의 삶을 조명하면서 그들이 영혼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기울리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냥 이름만 들었던 사람들이 나온다. 조로아스터교의 라마, 인도의 크리슈나, 이집트의 헤르메스, 그리스의 오르페우스, 우리가 철학자로 단순히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 이데아의 플라톤. 단순히 이들이 말하는 신비주의는 신비한 체험을 하거나 비이성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영혼은 베일에 덮인 빛이다. 그것을 소홀히 하면 영혼은 흐려져 꺼져버린다. 하지만 거기에 사랑의 성유를 부으면, 그것은 불멸의 램프로서 타오른다.”
신비주의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영혼에 대한 부분이라는 것을 본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일탈적인 신비가 아니다. 세상과 벗어나는 신비주의가 아니라 세상안에서 우리의 영혼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것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랑이라고 한다.
저자 에두아르 쉬레는 1차 대전 이전에 이 책을 저술하였고, 그 후에 전쟁중에 많이 읽혀 졌다. 그것도 군인들이 많이 읽었다고 한다. 죽음에 친근한 전쟁 중에서 자신의 영혼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영혼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다. 특히 시대적으로 계몽주의를 통해서 신을 버리고 인간을 취하는 철학사조 속에서 일어난 전쟁은 다시 신에게 향한 인간의 마음이 신비주의나 경건주의로 회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신비주의라는 것이 세상을 떠난 사조라고 생각을 하며 비이성적인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담겨져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영혼도 한번 되돌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