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문어의 방 위고의 그림책
그로 달레 지음, 스베인 뉘후스 그림, 신동규 옮김 / 위고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로 달레 작가님과 스베인 뉘후스 작가님은 노르웨이 출신의 작가님들 입니다. 두 분이 부부라고 하네요. <앵그리 맨>으로 가정폭력을 이야기했었는데 이번 책 <문어의 방>에서는 친족성폭력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무거운 주제라 책에서 어떻게 다루고 결말을 어떻게 내었을 지 궁금해 하며 책장을 넘겼어요.


반짝 반짝 빛이 나는 금이는 엄마 아빠가 가장 아끼는 금빛 보물이에요.

어느 날, 원숭이가 들어와 문을 잠그고 다른 놀이를 시작했어요. 원숭이가 문어로 변했어요. 문어가 시키는 대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딱딱하게 굳어버린 금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금이는 문어의 먹물 속에 갇혀버렸어요.


그 일을 어떻게 그려낼 지 걱정도 되고 궁금했는데 지나치지 않게 비유적으로, 어떻게 보면 오히려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 같아요. 아이의 마음을 잘 그려내서 이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가리거나 빙빙 돌려서 말하지 않고 어찌보면 직접적으로 그려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도 아무 말도 못하고 괴로워 하는 아이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어요. 혼자서 끙끙 앓으며 고민하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나 안타까워요. 생각을 계속 할 수록 자책도 해요. 싫다고 하지 못한 바보 같은 몸이라고요.


금이에게 있었던 일을 들은 엄마는 튼튼하고 강한 날개를 가진 독수리가 되었어요. 엄마가 금이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들은 작가님이 이 세상의 모든 금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인 것 같아요. 네 잘못이 아니라고. 세상은 안전하다고.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이 책은 어른이든 아이든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더이상 이런 일로 아파하는 아이들이 없어지길, 혹은 어디서 아파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도움받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제이포럼 서평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보내주신 그림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치 - 정의와 생명을 지키는 수호신 우리 민속 설화 4
임어진 지음, 오치근 그림 / 도토리숲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러분은 '해치'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해태'라고 많이 들어보셨을거에요. 본래 이름은 '해치'라고 합니다. 해치는 용과 같이 먼 옛날 나타났던 신령한 상상의 동물이에요. 책의 첫 페이지인데, 펴자마자 깜짝 놀랬어요. 너무 예쁘죠?

푸른 비늘로 덮여 있고, 겨드랑이에는 날개 닮은 깃털이 달려 있대요. 눈이 부리부리하고 코는 뭉툭하고 정수리에는 외뿔이 솟아 이 뿔로 나쁜 사람들을 들이받았다고 해요.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약하고 착한 이들을 도와주는 정의의 지킴이였지요. 그래서 신라 시대부터 관복에 해치를 수놓아 넣고, 조선시대에는 사헌부 관원의 관과 대사헌의 관복 가운데에 해치 문양을 썼다고 해요.

그림에서 해치의 힘이 느껴지지 않나요? 푸른 비늘이 물을 다스리는 힘이 있는 해치의 능력을 잘 보여주는 듯 해요.

해치가 세상에 내려와 힘이 약한 자들을 도와주고 악한 자들을 벌하자 해치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무리들이 있었어요. 그 중 하나였던 칼칼장군은 날을 잡아 해치를 없애려고 하지요. 이를 알고 있었던 해치가 물리쳤지만 해치도 큰 부상을 입고 하늘로 올라가버려요. 해치가 하늘로 올라가자 몇날 며칠 비가 내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물에 떠내려갈 위험에 처했어요. 아이들과 같이 읽으며 많이 안타까워 했던 장면이기도 해요.

비를 멈춰달라는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에 해치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지요. 그렇게 비는 그쳤지만 해치는 하늘로 올라가 이제 세상에는 없어요. 그래도 언제나 하늘에서 해치는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대요.

이 장면들을 꼭 책으로 직접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림들이 정말 힘이 넘치고 아름답거든요!



하늘로 돌아간 해치 대신 궁궐 입구에 해치상을 세웠어요. 부정한 마음을 먹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치 꼬리를 한 번씩 쓰다듬고 궁궐에 들어갔다고 하지요. 또, 해치는 물을 다스리는 힘이 있어 불을 막아달라는 사람들의 소망을 기원하는 대상이기도 했지요. 해치가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어 궁궐 입구와 도성 입구에 주로 세웠고, 민간에서도 부엌 같은 곳에 해치가 그려진 부적을 그려 붙였다고 해요.



민화풍의 그림에서 힘이 느껴지고, 전통 문양을 닮은 듯한 그림들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우리 옛이야기, 신령한 우리 동물 이야기를 들려주시기에 좋은 책이었답니다.


그림만 보셔도 우와~ 하면서 보실거에요.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보내주신 그림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와 개의 고양이
멜라니 뤼탕 지음, 김이슬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분들이 육아서라고 했는데 육아서 맞는 것 같아요ㅎㅎㅎ

저는 좀 더 큰 아이들을 만나다보니 더 어린 아이들은 아직 어떻게 대해야 될지 상상만 하고 있어요. 아이를 아직 키우지 않아도 어린 아이들과 아기 고양이의 모습이 겹쳐보여서 더 귀여웠답니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육아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아침부터 아이가 잠들때까지 그 안은 여러 사건들의 연속이지만 밖에서 보는 시청자는 귀엽고 흐뭇하잖아요. 나와 아이의 모습을 되돌아보기도 하고요.

아이들과 같이 읽어도, 엄마, 아빠들끼리 읽어도 나눌 이야기가 많은 책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침을 시작하며 잘 신겨지지 않는 양말에 화가난 아기 고양이는 산책을 가고 싶지 않았어요. 툴툴 거리는 아기 고양이를 달래가며 바우는 산책을 나서죠.

아기 고양이가 가방에 무얼 챙겼는지 물어보지만 바우는 '나중에' 알게 될거라고만 하지요. 아기 고양이는 '나중에'가 싫었다는 게 아이들 같아 귀여웠어요ㅎㅎ

심통이 난 아기 고양이는 눈을 감고 걷다가 작은 구덩이를 피하지 못하고 넘어져요. 아기 고양이는 구덩이에게, 바우에게 모든 것에 화가 나 막대기로 구덩이를 내리치지만 바우는 조용히 그 구덩이를 메워요. 그런 바우를 보며 아기 고양이도 조금 돕기도 해요. 괜히 심통 부리는 것도, 구덩이를 보지 못한 자기 잘못이면서 구덩이에, 엄마에게 화를 내는 것도 늘 마주하는 아이들의 모습 같았어요. 아기 고양이의 감정과 행동에 동요되지 않고 그저 구덩이를 메우는 바우의 모습을 보며 또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바우 덕분에 아기 고양이는 이제 숲이 보여요. 바우와 아기 고양이의 즐거운 산책이 시작된거지요. 바우와 아기 고양이의 즐거운 산책 장면도 보고 있노라면 귀엽고 흐뭇하고 따뜻하고 덩달아 즐거워요.

바우처럼 커다란 개가 되겠다는 아기 고양이에게 바우는 너는 커다란 개가 아닌 커다란 고양이가 될 거라고 말해요. 개들 사이에서 자란 고양이는 개처럼 행동하고 고양이들 사이에서 자란 개들은 고양이처럼 행동하더라구요. 아기 고양이도 그럴텐데 바우가 "너는 너야. 너의 인생을 살렴."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언제나'가 뭐야? 라고 묻는 아기고양이에게 바우는 해님을 보여주며 말해주죠. 무릎을 탁 치게 되지 않나요?ㅎㅎ 이 책에서는 시간적 표현이 두 가지 나와요. '나중에'와 '언제나'. 여러분은 아이가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주실건가요?


이 책은 해가 뜨는 색으로 시작해 해가 지고 달빛의 색으로 책이 마무리 된답니다. 바우와 아기고양이의 하루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책의 첫 면지부터 보이는 '츠츠츠 티티티 타타탓'과 같은 음성어가 뭘까 궁금했는데 숲속의 소리를 나타내는 것 같아요. 아기고양이가 바우와 숲을 산책하며 숲을 느껴가는 모습이 소리에도 담겨있는 듯 합니다. 아기고양이가 자신의 세계에서 나와 숲을 보고 느끼기까지 바우는 끊임없이 아기고양이를 지지하고 지켜봐요. 저라면 화를 한 번은 냈을 것 같은데 바우는 한 번도 화를 내지 않더라구요ㅎㅎㅎ달빛의 색처럼 바우와 아기고양이는 달콤한 잠이 들며 이야기가 끝나요.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다음에 아이가 생기고 읽으면 또 느낌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ㅎㅎ

아이를 키우고 계신다면, 아이들을 만나고 계신다면, 아이들을 키우지 않거나 만나지 않는다면 나의 부모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귀엽고 아름다운 그림에 마음이 따뜻해진답니다:)


*제이포럼 서평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보내주신 그림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힐버트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제목의 '나는'이 당연히 'I am' , '나'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제이카페에서 다른 분이 먼저 올려놓으신 서평을 보고

'Flying'의 '나는'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오우, 충격이었어요.


처음엔 이 책이 잘 다가오지 않았어요.

여러 번 읽을 수록 밥과 힐버트를 보며 나는 어떤가 하고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아이들도 밥과 힐버트를 보며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나봅니다.


힐버트는 '너 밥이야?'라고 한 번 더 물어볼만큼

다른 사람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밥에게는 보여줄 수 있었나 봅니다.


그냥 와달라는 말에

밥은 '알았어'라고 하지요.


떠 있는 힐버트를 보고 밥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저 같았으면 무슨 일이야? 어쩌다 그런거야? 괜찮아? 하며

막 물어봤을 것 같은데 밥은 기다려요.

잠시 기다려주는 태도를 밥에게 배웁니다ㅎㅎ


힐버트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힐버트는 기뻤지만

밥은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고 하는 것도 좋았어요.

당근을 줬을 때 속으로 그건 밥의 당근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친구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좋지만

내 당근을 줄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잖아요.

힐버트에게 당연히 당근을 주는 것으로 그리지 않고

기쁘지 않았다는 감정 그대로 그린 것,

그래서 다른 방법을 또 찾아본 것까지

누구나 생길 수 있는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려준 것 같아서 좋았어요.

짧은 이야기와 단순한 그림으로

여러 번 읽을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뭐지?'하면서도 계속 읽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제이포럼 서평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보내주신 그림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안경점 - 2022 읽어주기 좋은 책 선정도서 신나는 새싹 165
조시온 지음, 이소영 그림 / 씨드북(주)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얼굴이나 몸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을 거에요.
거울을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리는 부분.
정말 신기한 게,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한 번 눈에 띄기 시작하면
그 곳만 보이죠.

주인공 미나도 그랬어요.
미나는 누가 내 입술을 보고 얘기할까봐 걱정할만큼
입술이 콤플렉스였어요.


체육시간 망가진 안경때문에 우연히 가게 된 마음안경점에서

배경 흐림 안경과

있는 그대로 보이는 안경을 써보게 되지요.


그러자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보였어요.
미나는 가만히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죠.


이제 미나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볼 줄 알아요.

짝짝이 날개 천사 인형이 가진 아름다움도 볼 수 있는 마음을 지니게 되었어요.

진짜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봐야 보인다는 것을 알았죠.


TV속 아이돌, 연예인을 보며

나도 저렇게 예뻐지고 싶다, 잘생겨지고 싶다,

날씬했으면 좋겠다, 키가 더 컸으면 좋겠다 등등

외모 비교를 하게 되죠.


아이들에게도 물어보면

생각보다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대답을

많이 듣습니다.


<마음안경점>은

아름답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하고

자신을 그대로 바라보게 한 책이었어요.


<마음안경점>을 읽고 나면

다음에 거울을 볼 때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거에요.



작가님의 문장으로 마무리해볼까 해요.


'아름다움은 고정된 나의 특정 부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몸짓으로 빚어내는 것임을.' -조시온




*제이포럼 서평에 선정되어 씨드북에서 보내주신 그림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