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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의 방 ㅣ 위고의 그림책
그로 달레 지음, 스베인 뉘후스 그림, 신동규 옮김 / 위고 / 2021년 11월
평점 :

그로 달레 작가님과 스베인 뉘후스 작가님은 노르웨이 출신의 작가님들 입니다. 두 분이 부부라고 하네요. <앵그리 맨>으로 가정폭력을 이야기했었는데 이번 책 <문어의 방>에서는 친족성폭력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무거운 주제라 책에서 어떻게 다루고 결말을 어떻게 내었을 지 궁금해 하며 책장을 넘겼어요.
반짝 반짝 빛이 나는 금이는 엄마 아빠가 가장 아끼는 금빛 보물이에요.
어느 날, 원숭이가 들어와 문을 잠그고 다른 놀이를 시작했어요. 원숭이가 문어로 변했어요. 문어가 시키는 대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딱딱하게 굳어버린 금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금이는 문어의 먹물 속에 갇혀버렸어요.
그 일을 어떻게 그려낼 지 걱정도 되고 궁금했는데 지나치지 않게 비유적으로, 어떻게 보면 오히려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 같아요. 아이의 마음을 잘 그려내서 이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가리거나 빙빙 돌려서 말하지 않고 어찌보면 직접적으로 그려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도 아무 말도 못하고 괴로워 하는 아이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어요. 혼자서 끙끙 앓으며 고민하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나 안타까워요. 생각을 계속 할 수록 자책도 해요. 싫다고 하지 못한 바보 같은 몸이라고요.
금이에게 있었던 일을 들은 엄마는 튼튼하고 강한 날개를 가진 독수리가 되었어요. 엄마가 금이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들은 작가님이 이 세상의 모든 금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인 것 같아요. 네 잘못이 아니라고. 세상은 안전하다고.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이 책은 어른이든 아이든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더이상 이런 일로 아파하는 아이들이 없어지길, 혹은 어디서 아파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도움받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제이포럼 서평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보내주신 그림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