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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 - 정의와 생명을 지키는 수호신 ㅣ 우리 민속 설화 4
임어진 지음, 오치근 그림 / 도토리숲 / 2021년 11월
평점 :

여러분은 '해치'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해태'라고 많이 들어보셨을거에요. 본래 이름은 '해치'라고 합니다. 해치는 용과 같이 먼 옛날 나타났던 신령한 상상의 동물이에요. 책의 첫 페이지인데, 펴자마자 깜짝 놀랬어요. 너무 예쁘죠?

푸른 비늘로 덮여 있고, 겨드랑이에는 날개 닮은 깃털이 달려 있대요. 눈이 부리부리하고 코는 뭉툭하고 정수리에는 외뿔이 솟아 이 뿔로 나쁜 사람들을 들이받았다고 해요.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약하고 착한 이들을 도와주는 정의의 지킴이였지요. 그래서 신라 시대부터 관복에 해치를 수놓아 넣고, 조선시대에는 사헌부 관원의 관과 대사헌의 관복 가운데에 해치 문양을 썼다고 해요.
그림에서 해치의 힘이 느껴지지 않나요? 푸른 비늘이 물을 다스리는 힘이 있는 해치의 능력을 잘 보여주는 듯 해요.

해치가 세상에 내려와 힘이 약한 자들을 도와주고 악한 자들을 벌하자 해치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무리들이 있었어요. 그 중 하나였던 칼칼장군은 날을 잡아 해치를 없애려고 하지요. 이를 알고 있었던 해치가 물리쳤지만 해치도 큰 부상을 입고 하늘로 올라가버려요. 해치가 하늘로 올라가자 몇날 며칠 비가 내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물에 떠내려갈 위험에 처했어요. 아이들과 같이 읽으며 많이 안타까워 했던 장면이기도 해요.
비를 멈춰달라는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에 해치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지요. 그렇게 비는 그쳤지만 해치는 하늘로 올라가 이제 세상에는 없어요. 그래도 언제나 하늘에서 해치는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대요.
이 장면들을 꼭 책으로 직접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림들이 정말 힘이 넘치고 아름답거든요!

하늘로 돌아간 해치 대신 궁궐 입구에 해치상을 세웠어요. 부정한 마음을 먹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치 꼬리를 한 번씩 쓰다듬고 궁궐에 들어갔다고 하지요. 또, 해치는 물을 다스리는 힘이 있어 불을 막아달라는 사람들의 소망을 기원하는 대상이기도 했지요. 해치가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어 궁궐 입구와 도성 입구에 주로 세웠고, 민간에서도 부엌 같은 곳에 해치가 그려진 부적을 그려 붙였다고 해요.
민화풍의 그림에서 힘이 느껴지고, 전통 문양을 닮은 듯한 그림들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우리 옛이야기, 신령한 우리 동물 이야기를 들려주시기에 좋은 책이었답니다.
그림만 보셔도 우와~ 하면서 보실거에요.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보내주신 그림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