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때부터 풍자와 해학 소설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때는 시험에 맞게 수업과 공부를 해야했기에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많은 작품들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고전에서도 많은 선인들이 풍자와 해학 기법을 사용해서 비판하는 작품을 집필했었다. 이번 <우신 예찬>도 서양 고전에서 풍자와 해학으로 유명한 작품이고 정말 강렬하고 유익하게 읽었다.
에라스무스가 서문에 기재한 것처럼 <우신예찬>은 가톨릭교회의 부패와 폐습을 날카롭게 비판하였기에 금서 목록에 오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더욱더 이 책이 궁금하였고 매력적으로 단숨에 읽었내려갔다.
또한, 에라스무스는 우신(愚神)을 어리석지 않게 예찬하였으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서 풍자할 수 있는 자유는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저자의 이런 용감함, 당당함이 한껏 더 이 책의 가치를 높여주는 듯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처음에는 우신을 소개해 준다. 그 후, 어리석은 자들을 비난하고 뒷부분부터 본격적으로 군주, 귀족, 신학인을 비판한다.
"내 글이 여전히 못마땅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것만은 기억해 주십시오. 우신에게 욕먹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우신은 나팔수처럼 큰 소리로 '자화자찬'을 즐겨 하며, 진정으로 '복'을 가져다주는 자이다. 아부, 망각, 태만, 쾌락, 경솔, 방탕, 등은 우신의 충직한 시중들이며 우신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온 세상을 지배하며 그 누구도 명령에 복종하게 만든다.
우신을 소개한 후 저자는 1인칭 시점으로 우신의 입장에서 반어법을 사용하며 독자에게 자각심을 심어주고자 하는 듯하다.
이런 우신을 복종하는 자들은 윤기가 좔좔 흐르며 토실토실하고 현자들과 일절 접촉하지 않으며 노년의 고단함을 알지 못할 것이다. 이들은 이성을 따르지 않고 정념을 따를 뿐이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에게 주어진 것을 시기하는 악덕을 지니고 있으며, 지혜를 추구하는 자들은 갑절로 어리석은 자들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