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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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시마다 소지 / 한희선 옮김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추리소설 갤러리 추천 책이라 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확실치 않게 말하는 이유는 사놓고 책장에 꽂아놓은지 꽤 됐기 때문이다. 아마... 2~3달 정도 전에 구입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을 한다. 무더운 더위가 점차 물러 시원한 바람으로 바뀌어 가는 동안 독서 슬럼프가 왔는지 책에 전혀 손을 대지도 않았고 봐야지 하고 결심을 했다가도 몇줄 읽다가 놀이동산에 놀러온 아이마냥 집중이 되지 않아서 다시 덮었다. 그러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선택한 것이 이 책이다. 독서 슬럼프가 왔을 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인 추리소설 만한게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좀 두꺼워서 부담이 살짝 되긴 했지만 그래도 구입한 책이니 이 때 아니면 계속해서 이대로 안읽을 것 같아서 고르게 되었다.

 

기차 안에서 하모니카를 부는 이 기차 안에서는 유명한 치매 할아버지가 있었다. 키는 작고 몸이 어디가 불편한지 걷는 자세도 영 불안했다. 그 할아버지가 가게에서 먹을 것을 사고 갈려는데 점원이 소비세를 내지 않았으니 돈을 더 달라고 외친다. 할아버지는 귀가 안좋은지 그냥 계속 갈 길을 가는데 점원이 안되겠다 싶은지 결국 직접 나가서 돈을 받을려고 할아버지를 붙잡았는데 할아버지가 점원 방향으로 몸이 기울어지면서 같이 넘어지게 된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이 일으켜 세우니 점원의 가슴에는 칼이 찔려있고 결국 숨을 거두게 된다. 경찰에 끌려간 할아버지는 주변 목격담으로 인해 올해부터 시행한 소비세 단돈 12원 때문에 살인이 일어났다고 언론에서 대서특필을 하게 된다. 주인공인 요시키 형사는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되고 할아버지가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아 치매인가 생각하지만 뭔가 있다고 생각하고 조사를 하다가 할아버지가 교도소에서 썼다는 기묘한 소설을 알게 되고 이 소설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처음에 기묘한 피에로의 살인 사건으로 시작을 하는데 화장실에서 발견된 삐에로 시체, 그리고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여니 어디에도 보이지 않던 삐에로 시체를 보면서 바로 김전일의 서커스?였나 그 에피소드의 트릭이 떠올랐다. 점성술도 모자라서 이 책에서도 트릭을 모방을 한 것을 보면 김전일 작가가 이 작가를 어지간히도 팬이였던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중간에 단편이 나오다보니 단편집 모음인가 싶었는데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이 단편들이 결국 다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점차 밝혀지는 치매 할아버지의 과거 이야기를 보면 마지막 결말에서 오는 궁금증의 해소나 카타르시스, 충격 보다 먹먹함이 가장 컸다. 왜 이 할아버지가 결국 이렇게까지 하게 되었는지 그 기구한 삶 때문인지 제목 그대로 그야말로 하늘을 움직이고야 말았다. 가상의 내용이니깐 가능한 말이지만 읽어보면 자연스레 납득이 간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바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살인이라는 나쁜 짓을 저지른 할아버지이지만 그냥 풀려나기를 바랬을 정도다.

 

시마다 소지가 대단한게 본격을 추구하면서도 사회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소비세 12엔 때문이 아닌 진짜 살인 동기가 무엇인가, 그리고 할아버지가 옥살이 중에 썼던 기묘한 소설이 실제 과거에 일어났던 미제의 사건인데 어떤 트릭이 쓰여졌나 추리하는 재미도 있고 어느정도 말도 안되는 부분이 있지만 제목을 보면 납득이 가능한 범위였다. 나중에 과거 사건의 트릭을 보면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라는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누구라도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파적으로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해 그리고 그것을 사과하지 않고 숨기는 것에 낱낱이 독자들에게 말하는데 이 책이 나온 년도를 보면 쉽지 않았을 건데 작가의 진실을 알리려는 신념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한국인이기에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떠나서 이 책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추리소설을 읽고 범인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먹먹해지면서 응원하기는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짜 진심 좋은 책이다. 추리소설로서도 좋은 책이지만 사회파적으로도 너무나도 좋은 책이다. 이 책을 만약 도서관에서 빌렸다면 무조건 소장해야될 책이라고 생각을 했을 정도로 돈도 아깝지 않고 잘 샀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아직도 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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