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 닉이 하원의원 로저 스톨츠의 집을 찾아가서 만나는 장면

   메어리가 그를 서재로 안내해 주고 의자에 앉혔다. 오토만을 밀어주었다. 로저는 책상에서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푼 채 한 손에는 연필을, 그리고 그 앞에는 서류 뭉치가 놓여 있었다. 메어리가 서재 구석에 있는 램프를 켜고 나갔다.
   "생각보다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네." 스톨츠가 말했다. "큰 시련을 겪었구먼."
   "이 자리에 있는 게 보통 행운이 아니죠."
   "나도 전에 한국전에서 총탄을 맞은 적이 있었어. 사타구니에서 10센티 비켜가긴 했지만 엉덩이 아래가 상당히 찢어졌지. 다치긴 했는데 얼마나 다쳤는지 모른다는 게 제일 두렵더군."
   "그런 줄은 몰랐습니다."
   "척 뉴먼이라는 동료가 바로 내 옆에서 죽어갔다네. 오하이오 켄텐 사람이었지. 그날 일은 두고두고 잊혀지질 않아."
   "그러시겠죠." - 457쪽

공간배경 : 캘리포니아 샌타애너 17번가쯤

시간배경 : 1968년, 베트남전쟁 도중, 오후

소설속 역할 : 용의자의 회고 속의 기억

엿보기 : 리처드 닉슨의 노선마저도 물러터졌다고 못마땅하게 여기는 우익 보수주의 하원의원 로저 스톨츠의 과도한 애국주의를 정당화하는 요소로 한국전이 등장함. 게다가 미국은 한창 베트남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용의자 가운데 하나였던 스톨츠의 입지를 강화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수사관 닉이 총탄을 맞고 사경을 헤매다 살아난 다음이라서 한국전에서의 부상은 둘 사이의 유대를 적극적으로 강화함. 더우기 닉의 동생은 스톨츠의 권유로 베트남 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상태라서 척 뉴먼이라는 동료의 죽음과도 연결됨. 어쨌거나 한국전의 참전경험을 <미국이라는 국가를 위한 희생>, <극우 보수주의>의 이미지와 연결고리고 삼고 있음. 

참고 : 샌타애너(Santa Ana), 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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