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라이터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고스트 라이터를 읽고서 토니 블레어와 박헌영을 생각한다. 
블레어의 이야기는 로버트 해리스의 픽션인 까닭에  '설마 그럴리야..,'라는 생각이 든다.
박헌영은 엄연한 역사이긴 하지만 '설마 그랬을리야..,'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픽션 속의 블레어는 좀더 현실에 가까워보이고 
역사 속의 박헌영은 도무지 픽션처럼만 느껴진다.
박헌영은 8월 테제로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고
블레어는 제 3의 길로 영국좌파의 희망을 말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둘 다 전쟁을 했다.
게다가, 미국과의 내통의혹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블레어가 미국의 똘마니이자 이라크 전쟁의 공모자라는 것이 상식에 속한다면 
오히려, 박헌영은 미국의 첩자가 아니라는 점(북쪽을 제외하고)이 상식에 속할 것이다.
그렇지만.., 
블레어는 내통은 했지만 스파이가 아니고 
박헌영은 내통은 안 했지만 스파이가 되어버렸다. 

이상하게도 '제3의 길'과 같은 화려한 언사에도 불구하고
블레어의 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오줌'뿐이다.
수상 재직 당시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함께 남자들의 오줌싸기 습관에 대한 캠페인을 벌였다.
말인즉슨, 남자들의 소변은 비행거리가 길기 때문에 공기와의 접촉이 많아져서
여성에 비해 화장실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자들도 '서서 싸는' 습관을 버리고 여성들처럼 '앉아 쏴' 습관을 몸에 익히면
화장실 냄새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영국남자들이 블레어의 이 말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제가 유령(The Ghost)이다.
애당초 대필작가의 일상적 이야기쯤으로 생각했던 내게 뜻밖에 다가온 정치스릴러다.
하지만 단순한 유령작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정치적 권력 속에 내재하는 유령과 그 주위를 배회하는 꼭두각시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공포소설 쪽에 더 가까워보인다. 
따라서 마지막 반전이 끝난 후에도
권력 속에 존재하는 유령이라는 진공지대가 주는 꺼림직함이 남는다.
그리고 한국현대사의 아픈 기억인 박헌영이라는 잊혀진 인물까지 덤으로 떠오른다.



 

 

 

 

 



* 언젠가 TV에서 박헌영과 주세죽 사이에서 낳은 딸이 나온 적이 있었다.
  (아마도 위의 사진의 인물인 듯???)
  아직도 러시아에 남아 있는 그녀는
  스탈린 시대의 고려인 강제이주와 처형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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