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를 가장한 돌려 말하기에서 비겁한 침묵의 순간까지
거짓말에 관한 색다른 고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200번씩 거짓말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평균 수면 시간인 8시간을 빼면 한 시간에 12.5회, 4.8분에 한 번꼴이다. 믿을 수 없다고? 하지만 더 믿을 수 없는 것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로를 거짓말쟁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많은 학자들이 인간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사회학적으로 밝혀내고자 했다. 하지만 정작 어디까지가 거짓이고, 어디까지가 정직일까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실제 자신보다 잘나 보이려고("내가 우리 과의 전설이었어"), 대화 상대에게 뒤지지 않으려고("케인스 경제 이론이야 물론 잘 알지"), 관계를 부드럽게 하려고("우리 좋은 친구로 남기로 해"),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칭찬이니까("헤어스타일 멋있네"), 재미있는 사람으로 보이려고("변호사 선임해서 당신 애인 고소해요") 등등.

독일의 대표 신문 <쥐트도이체 짜이퉁>의 기자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 ‘거짓말 하지 마라’, ‘정직은 최고의 가치다’라고 배우지만 일상의 소소한 거짓말부터 하얀(혹은 착한) 거짓말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적으로 장려되는 문화, 심지어 ‘사기’를 능력이라고까지 말하는 아이러니에 반기를 든다. 저자 자신도 기자로서 사실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람들의 눈에 띄는 기사를 쓰기 위해 ‘뻥’을 치고 사는 건 아닌지 회의감이 들었던 것이다. 이에 사순절 기간 40일 동안 ‘거짓말 금식’ 즉, ‘거짓말하지 않고 살아보기’라는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


오직 진실만을 말하는 무모한 도전
"삶에서 거짓말을 뺀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매 순간 의식적으로 뇌와 입 사이에 필터 없애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우선 엄청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자신의 실수에 일말의 사과도 하지 않는 철도청 직원에게 진심을 담아 욕설을 날린다. 자신에게 술을 사달라고 부탁한 10대 청소년들의 부탁도 쿨하게 거절했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욕을 먹긴 했지만 말이다. 친한 친구의 비밀을 폭로하여 우정을 시험에 들게 하고, 아내에게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아 소파로 쫓겨나기도 한다. 솔직하게 세금 신고를 하고 나니 돌아오는 건 환급보다 더 내야 하는 1700유로뿐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불편한 일 투성이다. 결국 거짓말은 사회의 윤활유이며 필요악이라 결론내고 그만 끝내고 싶다.
하지만 ‘정직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정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의 힘’이 드러난다. 거짓과 위선이 난무하는 도박판에서 최고의 포커페이스는 바로 정직하게 자신의 패를 말하는 것이었다. 또한 잘난 척하던 형에게, 본인들의 생각을 강요하던 부모님에게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참아왔던 말들을 쏟아내니 30년 만에 진정한 가족애를 나눌 수 있었다. 직장에서 가식적인 칭찬과 생존을 위한 비굴함을 버리고 동료의 기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진심으로 충고하니 그들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 약간 ‘자뻑’의 기운을 담아 늘 자신을 과대평가해왔는데, 자신에게 정직하니 포토샵을 지운 객관적인 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게 거짓말을 뺀 세상에서 일어난 일이다.


거짓과 정직 사이를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을 위한
유쾌한 실험 보고서

저자는 거짓말에 대해 ‘옳다 그르다’ 혹은 ‘좋다 나쁘다’의 이분법적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본인이 일상생활 곳곳에서 직접 겪은 일들을 위트 있게 풀어놓는다.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대하는 방식, 특히 이 사회에서 거짓말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거짓말이 없으면 세상은 정말 난리가 나는지, 하얀 거짓말이 얼마나 비열한지, 사람들은 내가 솔직하든지 말든지 관심 없는지 등. 그리고 경험에 덧붙여 다양한 철학 테제와 영화, 소설 등을 인용하며 그 어떤 철학서 못지않은 깊은 깨달음을 선사한다.
저자는 ‘40일간의 정직 프로젝트’를 마감하며 자신만의 거짓말 가이드를 마련한다. 이기적 거짓말, 거짓 아첨, 뻔뻔한 모욕 대신 공손하게 진실을 말한다. 그리고 거짓말이 필요할 경우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를 철칙으로 삼는다. 거짓은 필요악이지만 진정한 행복은 철저하게 정직할 때만 경험할 수 있다는 깨달음의 결과이다. 앞으로 지켜야 할 15개의 보편타당한 규칙은 갓 태어난 아들을 흉내 내어 만들었다. 결국 삶의 규칙은 거짓이냐 진실이냐의 문제를 뛰어 넘어 세상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 인생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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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과 꿈에 관하여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최신 연구들을 소개했다. 수면 관찰, 뇌 영상 촬영, 정신 분석 등을 통해 잠과 꿈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과학자들의 실험 이야기를 논픽션 형식으로 보여준다. 또한 프로이트 정신분석학(2.3장), 꿈이 제공하는 창의력(8장) 등 총 10개의 주제 아래에서 잠과 꿈을 관찰하는 과학자들이 정립한 이론을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꿈을 ‘잠에서 깨어났을 때 묘사할 수 있는, 수면 중의 정신 경험‘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인간의 몸이 쉬고 있을 동안 뇌는 쉬지 않고 새로운 이미저리(imagery)들을 생산해낸다는 점에서 꿈은 인간이 만들어낸 영화라고 설명한다.

그 외에 수면의 종류 및 역할, 수면의 기억, 꿈의 내용, 꿈과 관련된 뇌 영역들, 꿈의 진화사, 동물들의 꿈, 꿈과 정서장애, 꿈의 치유 효과, 자각몽 등 잠과 꿈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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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딜레마 여행>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철학자 줄리언 바지니의 신작. 전작에서 철학적 논쟁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대중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특유의 명석함과 위트로 상식과 합리의 가면을 쓴 그럴듯한 말들의 오류를 조목조목 따지고, 습관적으로 반복하던 우리들의 생각에 물음표를 찍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을 거다"라는 정치인들의 ‘사후 합리화’, 논쟁의 핵심을 흐리고, 문제를 해결할 여지는 과소평가하는 엉성한 학자들의 ‘미끄러운 내리막의 오류’, 지나치게 위험을 과장할 뿐 실질적인 수치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는 무책임한 언론의 ‘공포 장사’ 등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를 훑어보면 이런 논리의 오류들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즉, 이 말은 논리적인 발언과 교묘한 말장난의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고, 그만큼 우리의 일상에 만연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타인의 오류를 통해 자신의 오류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며, 동시에 모든 논리의 출발점에 설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은 선하고 합리적이라 생각"하며, 이런 믿음이야말로 "허술한 논리에 면역된" 근본적인 이유라고 말한다. 이런 자만심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명하다고 여겨지는 전제와 주장들에 대해 의심하는 태도임을 짚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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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인 ‘지푸라기 개Straw Dags’는 고대 중국인들이 제사를 지낼 때 신에게 바치기 위해 만든 희생물이다. 이 개는 제사가 끝날 때까지는 최고의 예우를 받았지만 제사가 끝나면 내팽개쳐졌다. 존 그레이는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인간의 오만과 편견이 지구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를 자정하지 않으면 가이아가 자정 능력으로 인간을 ‘지푸라기 개’처럼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저자는 반휴머니즘의 편에서 인간을 성찰한다. 인간은 ‘하찮은 호모 라피엔스(homo rapiens, 약탈하는 자)’일 뿐이다.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할 수 없는 인간과 세계에 관한 진실을 마주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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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5 광인

광인.

그대들은 밝은 대낮에 등불을 켜고 시장을 달려가며 끊임없이 "나는 신을 찾고 있노라! 나는 신을 찾고 있노라!"라고 외치는 광인에 대해 들어본 일이 있는가?

그곳에는 신을 믿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그는 큰 웃음거리가 되었다. 신을 잃어버렸는가? 그들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물었다. 신이 아이처럼 길을 잃었는가?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신이 숨어버렸는가? 신이 우리를 두려워하고 있는가? 신이 배를 타고 떠났는가? 이민을 떠났는가? 이렇게 그들은 웃으며 떠들썩하게 소리쳤다. 

광인은 그들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꿰뚫는 듯한 눈길로 그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신이 어디로 갔느냐고? 너희에게 그것을 말해주겠노라! 우리가 신을 죽였다 - 너희들과 내가! 우리 모두가 신을 죽인 살인자다! 

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어떻게 우리가 대양을 마셔 말라버리게 할 수 있었을까? 누가 우리에게 지평선 전체를 지워버릴 수 있는 지우개를 주었을까? 지구를 태양으로부터 풀어놓았을 때 우리는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이제 지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모든 태양으로부터 떨어저 나온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뒤로 옆으로 앞으로 모든 방향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직도 위와 아래가 있는 것일까? 무한한 허무를 통과하고 있는 것처럼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허공이 우리에게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밤과 밤이 연이어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대낮에 등불을 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 

*** 신을 매장하는 자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신의 시체가 부패하는 냄새가 나지 않는가? 신들도 부패한다! 신은 죽었다! 신은 죽어버렸다! 우리가 신을 죽인 것이다! 

200쪽.


125 광인 (2)

살인자 중의 살인자인 우리는 이제 어디에서 위로를 얻을 것인가? 지금까지 세계에 존재한 가장 성스럽고 강력한 자가 지금 우리의 칼을 맞고 피를 흘리고 있다. 

누가 우리에게서 이 피를 씻어줄 것인가? 어떠 물로 우리를 정화시킬 것인가? 어떤 속죄의 제의와 성스러운 제전을 고안해내야 할 것인가? 이 행위의 위대성이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컸던 것이 아닐까? 그런 행위를 할 자격이 있으려면 우리 스스로가 신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보다 더 위대한 행위는 없었다. **우리 이후에 태어난 자는 이 행위 때문에 지금까지의 어떤 역사보다도 더 높은 역사에 속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광인은 입을 다물고 청중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청중들도 입을 다물고, 의아한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았다. 마침내 그는 등불을 땅바닥에 내던졌다. 등불은 산산조각이 나고 불은 꺼져버렸다. 그가 말했다. 

***"나는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왔다. 나의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이 엄청난 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방황 중이다. 이 사건은 아직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지 못했다. 

천둥과 번개는 시간이 필요하다.
별빛은 시간이 필요하다. 행위는 그것이 행해진 후에도 보고 듣게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에게 이 행위는 아직까지 가장 멀리 있는 별보다도 더 멀리 떨어져 있다. 하지만 바로 그들이 이 짓을 저지른 것이다!" 

사람들이 이야기하기를 그날 그 광인은 여러 교회에 뛰어들어 신의 영원 진혼곡을 불렀다고 한다. 밖으로 끌려나와 심문을 받았을 때 그는 이 대답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이 교회가 신의 무덤과 묘비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201쪽


129.

신의 조건. - "현자들이 없다면 신은 존재할 수 없다"고 한 루터의 말은 옳다. 하지만 "현명하지 못한 자들이 없다면 신은 더더욱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루터는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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