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의 가장 두드러진 모순은, 말로는 진실을 그 무엇보다 숭상하면서 실제로는 철저히 도외시한다는 것이다.
/ 빌햐울뮈르 스테파운손 - P9
사회생활을 해나가려면 이른바 ‘하얀 거짓말 whtie lie’이라고 하는 선의의 거짓말을 늘 해야 한다.
또 정치인, 언론, 기업 등등이 허구한 날 우리를 살살 속이려 드는데, 문제는 그게 다 *통한다는 것이다. - P16
*옥스퍼드 사전은 *2016년 올해의 단어로 *‘post-truth’를 선정했다.
*정치인들의 왜곡과 눈속임과 거짓말은 점점 더 *무책임해지는 듯하다.
*대중은 이제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질렸다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SNS는 *허위 정보의 *각축장이 되어 이제는 누가 *사람이고 누가 *자동 프로그램인지도 분간하지 어려워졌다. - P16
*트럼프 대통령은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취임 이래 869일 동안 "*거짓이거나 *오해를 유발하는 주장을" *10,796건 했다고 한다. - P16
누구나 근거 없는 *루머를 *남에게 전해본 적 있고,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공유 버튼이나 *리트윗 버튼을 클릭해본 적 있다.
그런 것들이 우리의 개인적 편향에 뭔가 잘 맞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 P18
*고장 난 스프링클러처럼 거짓말을 사방에 뿌려대는 정치인
모든 건 그냥 참 아니면 거짓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게다가 그 둘을 구분하기도 쉽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그건 그리 간단치 않다.
유사 이래 진실과 거짓의 본질을 파헤친 사람들은 모두 한 가지 핵심적인 원리를 거듭 발견했다.
우리가 *옳을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극히 *제한되어 있지만, *틀릴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에 가깝다는 것이다. - P25
"*진실은 *아버지를 *하나만 두었으나 *거짓말은 수천 명의 사내가 낳는 사생아로서 여기저기 곳곳에서 태어난다"라고 1606년 엘리자베스 시대의 작가 토머스 데커는 한탄한 바 있다. - P26
"*오랜 세월 동안 *나는 내가 *믿는 바를 *말하지 않았고, *내가 하는 말을 *내가 믿지도 않았다. 그리고 간혼 *진실을 말할 때도 *수많은 *거짓말 속에 숨겨 남들이 찾기 어렵게 만든다"
마키아벨리1521
유럽에서는 몸이 이상하게 가벼워 보이면 마녀로 판결받기 딱 좋았는데, 인도에서는 가벼우면 결백하다고 보았으니까.
그러니 인도식 재판은 재판받는 도중에 오줌을 지리면 뜻밖에도 유리하다는 묘한 결론이 나온다.
서기 395년 아우구스티누스는 거짓말을 여덟 가지로 분류하여 가장 나쁜 것부터 순서대로 열거했다.
즉, *종교적 가르침에 관한 거짓말,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거짓말,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거짓말, 거짓말 자체가 *즐거워서 하는 거짓말, *대화를 원활히 하기 위해 남의 *기분에 맞춰 하는 거짓말,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물질적 도움이 되는 거짓말,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정신적 도움이 되는 거짓말,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누가가를 ‘몸의 더렵혀짐’으로부터 지켜주는 거짓말이다. - P28
독자도 잘 몰랐을 만한 나름의 미묘한 *분류 체계가 있다.
일단 *하얀 거짓말은 누구나 알 것이다. 우리가 사회에서 치고받으며 싸우지 않고 서로 잘 지내기 위해서 하는 *무해한 거짓말이다. - P28
*노란 거짓말은 부끄럽거나 칭피하거나 겁이 나서, 다시 말해 결점을 감추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다.
*파란 거짓말은 그 반대로 *겸손한 마음에서 잘한 것도 못했다고 하는 거짓말이다.
*빨간 거짓말은 아마 가장 흥미로운 유형일 것이다.
*기만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거짓말이다. *화자도 자기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청자도 화자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화자도 청자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경우다.
"*거짓말이 지구 반 바퀴를 돌 동안 *진실은 아직 *신발끈을 매고 있다"
진실의 반대가 취할 수 있는 수십만 가지 모습 중에서 *거짓말은 사실 딱 한 종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 밖의 종류로는 우선 *여론몰이라는 게 있다. 정치인들의 기만 술책 중 하나다.
여론몰이의 교모한 점은 꼭 거짓마을 하지 않고도 거짓을 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론몰이 기술의 정점은 진실만 말하면서도 완전히 거짓된 주장을 펴는 것이다. - P30
그다음으로는 *‘망상‘이라는 게 있다.
*틀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옳다고 철석같이 *믿는 능력으로, 그 형태는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집단 히스테리에 빠지거나 *대세에 *굴종하는 식으로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아마도 가장 *만연하게 퍼져 있고 피해도 가장 큰 형태가 되겠는데, *‘개소리‘라는 게 있다.
개소리에 대해서는 철학자 해리 G. 프랭크퍼트가 탁월하게 설명한 바 있다. 그는 『개소리에 대하여』라는 역작을 통해 그 복잡한 주제를 진지하게 분석한 최초의 인물이다. (그렇다. 해리 프랭크퍼트는 철학자라는 직업을 엄청 즐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
프랭크퍼트가 말하는 핵심은, 우리가 언뜻 생각하는 것과 달리, *짓말과 *개소리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
"*거짓말이란 *진실이 무엇인지 *본인이 *안다고 *확신해야만 할 수 있다. *개소리는 그런 *확신이 전혀 *필요치 않다."
다시 말해, *거짓말쟁이는 *진실에 아주 관심이 많다. 항해사가 빙산에 관심이 많은 것과 마찬가지다. 일단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그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용의주도하고 정밀하게 회피할 수 있다.
반면 *개소리꾼에겐 *진실이 하나도 *중요치 않다. *맞든 틀리든 *상관없다. *개소리는 가끔 뭔가가 *우연히 *맞더라도 그건 일종의 보너스다.
*개소리로 창조한 세상이 실제 세상과 살짝 좀 겹치면 어떤가. *본인에게 *득이 되면 됐지 *해가 될 건 없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는 자칫 *불리한 사실을 *실수로라도 인정하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앞뒤가 안 맞는 *허황된 *개소리가 꿋꿋이 살아남을 수있는 이유는.....… *듣는 순간에는 *말이 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랭크 퍼트는 "*진실에 관한 *무관심이야말로 *개소리의 본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 P31
*거짓말이 날카로운 메스라면 *개소리는 무지막지한 *불도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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