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경제 위기 이후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더욱 **취약해지기 시작했다.
**개인의 **사회적 불안과 두려움이 누스바움이 얘기하는 것처럼 **증오, 혐오, 분노로 연결되는 사례들이 무수히 많이 목격되고 있다.
이주 노동자 때문에 취업이 되지 않는다, 무슬림 난민이 유입되면 사회가 불안해진다. 동성애 때문에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 518 유공자와 세월호 유족들이 국고를 축내고 있다 등등. - P7
**앙상한 공정성 담론에 힘입어 자신들보다 **취약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차별당해도 되는 존재로 만들어버리고, 여성, 이주자, 성소수자 등의 소수자 집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들은 어느덧 한국 사회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2010년 이후 **혐오를 키워드로 한 기사들이 줄을 잇고 관련 연구 논문과 단행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P7
누스바움의 철학적 고찰이 이러한 전 세계적인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논거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그 핵심적 논리들이 이 책에 일목요연하게 요약되어 있다. - P7
이 책에서 누스바움은 암울한 현실을 넘어설 수 있는 **희망과 **대안을 이야기하는 데에도 상당한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
누스바움은 인종 차별에 맞서 마틴 루터 킹이나 넬슨 만델라가 보여준 희망과 긍정의 정치를 언급하며, 그들의 품위 있는 직접 행동이 현대 사회에서도 재현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 P8
그는 **희망의 원천을 찾을 수 있는 영역으로 **시와 음악 등의 예술, 교육 기관이나 여러 토론 집단의 비판적 사고, 사랑과 존중을 실천하는 *종교 단체, 폭력이 아니라 *대화로 정의를 추구하는 *연대 단체, 그리고 정의에 대한 이론 드의 영역을 제시한다.
어찌 보면 현대 사회의 위기는 이들 영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부터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P8
이 책에서 역시 혐오와 맞서 싸우는 일은 *가정과 학교에서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서 **혐오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음을 우려하면서도 *방송과 영화계에서는 혐오에 **반대하는 흐름이 있음에 주목한다.
**낙인에 맞설 수 있는 힘을 **친밀한 접촉에서 찾으면서 **공공업부 의무복무 제도를 통해 청년들이 인종과 계급의 차이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도 인상적이다. - P8
마지막 대목에서는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과 함께 발전시켜온 **역량 접근법을 소개한다.
**모든 시민은 **최소한의 기본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자신이 제시한 열 가지 역량을 **법적/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일이 공동체와 국가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P9
그는 대중들에게 **"여기서 멈춰 서면 안된다"고 호소하고 있는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다른 한편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단초들을 애써 찾아내고 있었다. 어떻게든 미래의 희망을 찾아보려는 노학자의 간절한 마음이 너무나도 생생히 전달되고 있었다. - P9
**정의롭고 포용적인 미국은 *예나 지금이나 존재하지 않았고, 심지어 후퇴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현실임을 냉정하게 지적한다.
그러면서 끝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다.
책 말미에는 **두려움과 혐오가 지배하는 현실이 **사랑과 **포용적 연대로 **극복될 수 있음을 반복해서 말한다. 정교한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기보다는 **희망 섞인 기대의 소산일 것이다.
그래서 더 좋았다. 세상을 분석하는 건 이론과 논리의 힘이겠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은 이렇게 간절한 호소가 서로의 마음이 동하게 만들 때 가능할 테다. - P9
어제도 오늘도 뉴스는 늘 암울한 소식뿐이지만 이대로 좌절하기에는 *아직 **희망의 가능성이 모두 소진되지 않았다고 믿는다.
**한국 사회도 짧게 보면 전진과 후퇴가 반복되었지만 **길게 보면 **늘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던가.
*두려움, 증오, 혐오, 분노로 점철된 이 시대에도 **희망, 화해, 사랑의 단초들은 어디엔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P10
내 마음을 살펴보니 **두려움이야말로 문제의 *핵심이며, **모호하며 다양한 형태의 두려움이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려움이 더 심각한 감정인 **분노, 혐오, 시기와 같은 감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또 어떻게 그런 감정을 생산하는지에 대해, 확신하긴 이르지만 곧 정리할 수 있을 몇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 P12
**가난으로 인한 장벽은 **영혼의 **깊은 곳에 **자리 잡기 때문에 궁핍한 환경의 많은 이들은 내 아버지와 같은 길을 밟기 어렵다.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일상을 누리는 **학자들은 *인류의 **조화로운 삶을 위한 **좋은 대안을 제시하기 **힘들 수 있다.
이는 앞선 철학자들은 제공받지 못했던, 학문의 자유와 평생 직장이라는 훌륭한 제도 가운데 내재하는 위험이다. - P20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낀다.
자신의 미래를, 사랑하는 이들의 미래를 두려워한다. 자식 세대가 자신보다 더 성공하고 부유해질 거라는 희망, 즉 아메리칸 드림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렸다고 두려워한다. - P27
결국 이와 같은 공포와 무력감은 이민자, 소수 인종, 여성들과 같은 외부 집단을 향한 비난, 혹은 타자화 othering로 전환된다. - P28
사람들은 *삶의 기준이 낮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 그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대면하기보다 절대자인 악당에 매달리거나 환상을 품는다.
두려움은 **유용한 분석 대신 **공격적인 타자화 전략으로 이어진다. - P28
**상대의 말을 경철하고 문제를 진지하게 분석하기 보다 **절반의 유권자들을 괴물로, 모든 선한 것들의 적으로 묘사했다.
정파에 상관없이 공포는 **위험을 **과장할 뿐만 아니라 그 과장이 **실제 재난으로 이어지는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숙고를 **두려움과 의심과 비난이 **압도해버린다.
**감정 자체가 문제가 되어 **경청과 노력과 협력을 **가로막는다. - P29
"두려워할 것은 오직 두려움 그 자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우리가 **두려움에 굴복할 때 무너진다"라고 말했다.
두려움에 굴복하는 것, 즉 그 흐름에 휩쓸리는 것, *회의적 사고를 거부하는 것은 분명 위험한 일이다. - P30
현대의 경제, 사회, 안보 관련 문제들은 쉽사리 해결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복잡하다. - P37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이해해야 하지만 **가벼운 분석은 삼가야 한다.
**깊이 사고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두려워하고 비난하기란 *쉬운 선택지다. - P37
군사 지도자들, 문화 권위자들, 정치가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좀처럼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설익거나 모순된 생각들을 토대로 *성급한 행동에 나서듯이 말이다. - P38
**감정은 **공동체를 와해시킬 수도 있지만 협력을 증진하거나 정의를 향한 노력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감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과 규범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형성된다. - P40
자신이 느끼는 과도한 증오와 두려움에 대해 **"미안하지만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인종 혐오, 여성 멸시, 이민자들에 대한 두려움, 장애인을 혐오하는 감정들 중 불가피하거나 **자연스러운 것은 결코 없다.
지금까지는 그래왔을 수 있으나 앞으로는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 그리고 당연히 그러지 않을 수 있다. - P40
요약하자면, 우리는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또 책임져야 한다. 온당한 사회라면 *사회 제도를 설계해 *집단적 증오를 *최소화할 방법에 노력을 기울일 의무가 있다. - P40
철학은 정치의 전부가 아닌 일부에만 관여하고 있지만 우리가 *성찰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 P41
**킹은 **부당한 조건에 강하게 *항의하면서도 **사랑의 입장을 견지했다. 분노가 아니라 사랑으로 상대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낭만적인 필요도 상대를 좋아해야 할 필요도 없다. 그가 요구했던 사랑은 **선한 의지와 희망이 인류에 대한 존중과 결합되는 것이다. - P41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스스로 사고하며 결국 아름다운 목표를 위해 뜻을 같이할 사람들로 타인을 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철학은 바로 이 목표와 희망을 공유한다. - P41
두려움은 시간순으로도 인과적으로도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이다.
정치나 일상생활에서 두려움과 별개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두려움의 영향을 받을 때 특히 위험해지는 세 가지 감정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바로 분노, 혐오, 시기다. - P42
결국 나는 **희망과 **사랑, 연구에 의지한다.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희망에 대한 철학적 분석은, 선한 감정이 과연 우리를 이끌어줄 수 있을지 믿기 어려워 보이는 이 시대에 다시금 소망과 신념, 그리고 인류에 대한 사랑을 키울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나는 궁극적으로 *독자에게 **숙고와 성찰, 비판적 논증을 권하고자 한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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