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티?

독일의 문예학 전통에서 수용미학의 창시자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는 **미적 모더니티(ästhetische Moderne)라는 개념을 사용해온 바 있다.

이 용어는, 영미문학이론에서 하나의 장르로 파악되는 *‘모더니즘‘이라는 *협소한 개념과는 달리,
*루소, 독일낭만주의, 괴테, 보들레르, 프루스트, 아방가르드, 미래파, 입체파, 표현주의 등의 다양한 *근대예술현상과 *니체, 벤야민, 아도르노 등의 *문화비판의 흐름을 포괄하는 근대의 독특한 미학적 선회를특화시켜 지칭하는 용어이다 (Jaus, 1970; Jaus, 1989; Bohrer, 1994;Habermas, 1984: 26-35). - P247

이러한 의미에서 **미적 모더니티와 소위 **사회적 모더니티 사이에는 일종의 *긴장, 갈등, 경합이 존재하는바(Calinescu,
1977: 53),
*근대성 내부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두 개의 상이한 *모더니티에 대한 *논의는 *모던/포스트모던의 *이분법적 사유를 지양하면서 *문화적 산물들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펼치고 있는 최근의 인문, 사회과학적 흐름 속에서 폭넓게 *수용되고 있다.

*역사적 과정이자 *사회적 실재의 변동으로서의 *근대화를 *내재적으로 *비판하고자 했던 이러한 흐름을 단순히 *‘미학적‘
영역에 *국한시키지 않고, 좀더 포괄적인 의미에서 우리는 **문화적 모더니티라 부르고자 한다

(박성환은, *짐멜의 ‘사회학적 미학‘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문화적 근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박성환, 1999)〕. - P247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적 모더니티는, **19세기 중후반으로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서구의 지성사, *예술사, *문학사의 영역에서 다양하게 표출되었던 *근대적 삶의 양식에 대한 *비판적 사유와 *상상력의 표현으로 특징지어지는 *미학적,
*인식론적, *윤리적 문제설정이며,

*다양한 저자, 개념, 수사(修辭), 전망, 전략, 감수성, 테마 등의 *동시대적 교직(交織), 즉 *하나의 *담론구성체 (formation discursive)로 규정될 수 있다.

이러한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문화적 모더니티를 *하나의 담론구성체로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문화적 모더니티의 소위 **대항근대성(counter-modernity)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다양한 차원에서 *진보에 기초한 *사회, *정치, *경제적 근대와 *문화적 근대의 *대립선을 설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Calinescu, 1977: 53). - P248

**문화적 모더니티는 *부르주아의 *근대가 아니라 *사회적 폐인(人)들, 그러니까 *몰락한 귀족, 댄디, *룸펜 프롤레타리아트, *실패한 예술가, *부유하는 지식인, 아나키스트, 창녀와 레즈비언, 그리고 *독신자(獨身者)들의 근대이다.

**부르주아의 근대가 **낙관적이라면 이 **폐인적 근대는 **우울하다.

*부르주아의 근대가 *진보를 *신앙한다면, *문화적 근대는 *영겁회귀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

*부르주아의 근대가 *자기 규율의 *엄격한 에토스로 *스스로의 삶을 *조직하는 *의지력에 기초한다면, *문화적 근대는 *능력의 부재, *절제의 불능, *체험의 빈곤, 즉 *극도의 무기력과 *무능력 위에 설립된 *신기루로서의 근대이다. - P248

*전자 속에서 우리는 *근대화의 *힘을 읽지만, *후자 속에서 우리는 *데카당스,
*세기말의 피로, *고도의 자의식과 *내면성의 과도한 표출, *광기를 읽는다.

*사회적 근대와 *문화적 근대의 차이는 이처럼 *서구 *근대성의 *내부를 가로지르는 *내밀한 *정신적 분계선으로 기능한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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