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교회오빠‘는 경건하다. *‘이상적‘인 교회오빠는 바른 생각, 바른 행동으로 무장한 *‘도덕적‘ 인간이다. 무엇보다 육적 쾌락이나 방탕한 생활습관을 멀리하고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절제한다. 늘 규범과 규칙에 맞추어 살고 모든 일에 *수도자의 자세로 임하는 인간형이다.

그러나 될 수 있는 한 세속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켰던 *중세의 수도자들과는 다르게, ‘교회오빠‘는 *세상일에 능하다. 경건 실천으로부터 오는 절제된 태도로 인해 ‘쾌락을 좇아 노는 일‘에는 영 답답한 족속일지 몰라도, *세속 직업이나 학업에는 적극적이고 심지어 *‘경쟁적‘이기까지 하다. - P4

대한민국에서 ‘교회오빠‘ *첫 세대는 *현대 교육을 많이 받은 *신식오빠였다. 직업이면 직업, 학업이면 학업, 아는 것도 많고 하는 것도멋져 뭐든 폼 나고 감동마저 주는 오빠!

*‘발전된 문명‘ 서구의 것을 가장 빨리, 그리고 최상으로 습득 전달하며 이를 자신의 생활에 현명하게 활용하는 *능력자!

*개인도 나라 전체도 **근대화의 *‘욕망‘으로 가득 찼던 시절, 그래서 *근현대적 성공신화였던 *교회오빠‘는 소녀들의 로망이요 젊은이들의 이상이요 부모들의 자랑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출세한 정치인, 기업인, 교육자 가운데는 경건한 능력자인 교회오빠 출신이 적지 않다. - P5

*세속으로부터 구별되려는 경건과 *세상에서 성공하려는 욕망이 한 사람 안에 *공존하게 된 것이다.

경건과 욕망, 전자가 후자의 신앙적 동력이 되어 한 신자 안에서 경건한 능력자를 완성시켰던 것이 근대화와 발맞춰 전개된 한국 개신교의 역사였다. - P5

역사적 우연성으로 인해 근대화의 욕망과 함께 이 땅에 들어온 개신교는 다양한 갈래 중에서도 특히 *청교도 정신을 계승한 집단의 것이었다. - P5

**‘청교도Puritan 정신‘은 *16~17세기 영국의 역사적 상황에서 등장하여 *17~18세기 *미국적 토양에서 무럭무럭 자라 *19세기 *세계복음화의 바람을 타고 **한국 땅까지 흘러들어 온 특정한 종교적 신념이다. - P6

청교도 연구가인 앨런 카드Allen Carden에 따르면 이 정신은 "영국 국교회에 이의를 제기하였고 로마 가톨릭의 관행들을 버리고 회중의자치권과 권위를 행사하고 궁극적 권위로서의 성경에 기초하여 자신들의 사회를 건설하고자 바랐던 사람들로 구성된 개혁주의 신앙운동"에서 기원하였다(카드, 『청교도 정신』, 8쪽).

역사적으로 청교도는 하나의 동질 집단으로 축소할 수 없는 신학적·교파적 다양성을지닌다. 그러나 세세한 교리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청교도‘라는 언어가 전달하는 의미 그대로 이들을 하나의 이름으로 부를수 있는 *공통점을 말한다면 *‘깨끗하게 하려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다. - P6

*먼저는 자기 자신의 *영혼과 생활을 깨끗하게 하고자 하는 이들이요, 나아가 *교회와 사회, 세상을 깨끗하게 정화하려는 *‘욕망‘을 품었던 사람들이다.

물론 인종적으로야 앵글로색슨이라 몽골족인 우리와는 아무런혈연관계가 없으되, 그 정신으로 치자면 *대한민국 개신교도들만큼이 *‘청교도 정신‘을 철저히 계승한 *‘영적 후손‘이 세계적으로 드물지싶다. - P6

급진적인 평등 공동체였던 처음의 교회는 점차로 성직자들의 위계와 교리적 통제로 무장한 거대 조직인 *보편 교회(가톨릭 교회)를 탄생시켰다.

13세기 초 교황 이노센트3세는 스스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요 *왕들의 왕이라고 불렀다.

*교회는 태양이요, *제국은 달이라고 존재론적 서열을 주장했던 그는 교황이 국왕을 심판할 수 있는 영적 정치적 권한을 가진다고 공공연하게 선언하였다.

어느 직업이든지 이를 선택하려 욕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 직업이 가지는 현세적 권력과 영향력을 말해 주는 법이다. - P8

*중세 말기 *교회가 소유한 토지가 유럽 전체 땅의 3분의 1에 육박했다. - P8

*13세기 말에 이르면 유럽의 대중들에게 *성직자라는 단어는 *경건이나 거룩함과는 연결고리가 없는, 오히려 상반되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가 되었다.

14~15세기 유럽 민중들은 성직자가 청력하고 결백하며 영적/물질적 가난을 추구하는 경건한 신앙인의 모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성직자라는 이름은 자신의 배를 채우는 *욕망의 대명사였다. - P9

종교 개혁자들의 신앙적 욕망은 마침 부상하던 제3계급, 소위 부르주아 계급의 정치/경제적 욕망과 적절히 맞물렸고, 결국 *경건한 청교도이면서 *부상하는 부르주아였던 다수의 개신교 신자들로 하여금 개인의 내면적 개혁, 교회 개혁을 넘어 사회 전반의 개혁을 욕망하게 만들었다. - P11

현대의 *자본주의적 경제제도, *법치 민주주의적 정치제도, 근대 *핵가족 제도의 많은 *정신적/실제적 기초가 *개신교도들의 *신앙고백과 유사하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이 같았던 유럽발 근대화와 개신교 발전사 ‘사이’에서 발생했던 모종의 결탁을 시사한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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