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치의 요점은 이제는 전통적인 의미의 ‘휴식이나 이해의 지점에 도달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부조리란 세계를 경험하는 일에 연결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이제는 옛 전통에서처럼 확실한 보편적 진리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와 난센스, 갑작스러움, 놀라움이 예술의 명령이 되었다. "우리는 이제 예술에서 우리안에 깊이 뿌리내린 지식이나 가치가 입증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우리는 놀라거나 실망하게 될 것이다."

갑작스러운 도약을 통해 잠재의식의 작용들을 찾아내려는 것은 창조 과정이 지닌 돌연성을 관객 앞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끌어다 놓는 일이다. 마치 관객이 객석이 아니라 무대의양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현대 예술에는 누구나 갖고 있는 잠재의식에 대한 이러한 갈망에서 생겨난 어떤 가까움이 말하자면 형식의 내밀함이 있다. 그러나 또한 그것은 정신의 ‘변덕스러운‘ 성격, 즉 우리 안에 있는 깊은 ‘불안정성‘을 노출한다. "자신이 지닌 것에 만족하며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균형에 도달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 P176

병치는 종합 없는 동화, 전통적 질서를 떨쳐낸 직접성, 정신적 과정의 압축과 농축, 논리적 금기로부터의 자유, 시간 속 한 순간에서의 잠재적 통일성, 고정성을 요구한다.

"휴지(休止), 곧 정지시킴을 통해서만 우리는 우리 외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인지할 수 있다." 이 장에서 등장한 인물들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그 대담함에서는 하나로 묶을 수있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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