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의 실재성 및 인식 가능성


정의의 실재성에 관해서는

정의란 객관적으로 실재한다는 입장(객관적 실재설)과
정의란 -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 인간의 주관적 관념 또는 가치적 산물이라고 하는 입장(인위적 관념설)이다.

인위적 관념설의 경우에도

정의는 인간의 *가치관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내용은 보편성을 갖는다는 견해(*보편적 가치설)와

보편성도 없다는 견해(*주관적 가치설)로 구분할 수 있다.

객관적 실재설과 보편적 가치설은 서로 유사하고 공통점이 있지만, 그 출발점 및 본질을 달리한다.

객관적 실재설에서 정의는 인간에 의해 발견되어야 할 대상 (예. 사물의 본성, 자연의 법칙)이며, 인간이 이에 따르도록 바깥(예. 신, 자연)에서 요구되어 오는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 가치설에서 정의는 인간 스스로 타당하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인간 스스로의 필요/요구/합의에 의해 - 신에 의해 주어지거나 처음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에 대해 누구나 다 인정/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다.

*객관적 실재설은 정의를 *사물의 본성에 부함하는 것으로 보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의 *정의론 및 *자연법적 정의론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인위적 관념설의 대표적 논자는 흄, 벤담 등을 들 수 있으며, 정의의 논거를 오로지 인간의 이성에 두는 칸트의 정의론, 또는 구성적 정의론을 제시한 롤즈의 이론도 이 범주에 속한다.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 칼리클레스의 정의에 관한 인식도 이에 해당한다.

보편적 가치설은 칸트의 정언명령이 이에 해당하며, ‘각자에게 그의 것’이라는 정의의 명제도 일단 이에 해당한다.

정의를 인식할 수 있다는 ‘인식설’은 의거하는 인식방법에 따라 다시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경험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입장(경험적 인식설)
둘째는 *합리적 이성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입장(합리적 인식설)
셋째는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입장(직관적 인식설)이다.

경험적 인식설은 인간의 역사적 일반적 경험을 통하여 올바른 것으로 인정/ 확립된 정의가 존재하며, 또한 이를 경험적 방법(관찰 검증)을 통하여 인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합리적 인식설은 정의가 무엇인지는 인간의 이성적 사유능력을 통해서 *선험적으로 인식/파악할 수 있으며, 오히려 경험적 방법만으로는 정의를 제대로 또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직관적 인식설은 모든 정의는 직관적 방법에 의해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인간의 도덕적 능력에 의한 직관적 통찰이나 성찰을 통해서, 또는 인간의 초합리적/초경험적 인식능력을 통하여 파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정의에는 합리적 논리적으로 논증할 수 없는 차원/성격의 정의도 존재하며, 이는 직관적 방법에 의존하거나 의존할 수 없다고 본다.

정의가 여러 얼굴 a protean face을 가진 가변적 changeable 유동적 variable 개념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인간이 갖는 가치는 대단히 많으며, 여러 차원/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도덕적 가치(선하다/악하다), 미적 가치(아름답다/추하다), 의미적 가치(중요하다/사소하다) 등이 있다.

또한 이해적 가치(이롭다/해롭다), 정감적 가치(좋다/싫다), 성취적 가치(잘한다/못한다) 등과 같이 그 가치의 성격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좋은 것 good, 좋아하는 것 like, 이로운 것 good/useful을 곧 *옳은 것이라고 하는 데에는 논리의 비약이 있다.

*옳기 때문에 *좋다고 말하는 것은 우선 *순리적/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좋기 때문에 *옳다고 반드시 *말할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것은 모두 옳은 것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이 밝혀져야 한다.

나아가 *이롭기 때문에, 또는 *좋아하기 때문에, *옳다고 말할 수는 더욱 *없다. 마찬가지로 옳으면 바로 이롭거나, 옳은 것은 누구나 다 좋아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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