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벌컥벌컥 *술잔을 비우듯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어 냈고, 책의 나라와 대륙을 모조리 섭렵했으며, 아무리 *읽어도 늘 책에 *허기져 있었다.

한 작품은 다음 작품으로 이어졌고, 하나의 사상은 다른 사상으로 이어졌고, *세상사에 대한 생각은 *다달이 바뀌었다. - P40

동참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집단행동에는 기질적으로 맞지 않았다.

독불장군의 성향이 깊이 뿌리 박혀 있어서, 연대라는 큰 배에는 올라탈 수가 없었다. - P46

*노력에 비해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결과는 대개 실망스러웠다. *야망은 컸지만 *능력이 따르지 못했다.

그래서 걸핏하면 *좌절감에 빠졌고, *인생의 낙오자라는 생각이 늘상 따라다녔다.

**출발선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 P48

*나는 왜 *실패를 *정당화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까?
*빈정조의 *거만한 말투와 *지적 과시의 태도는 무엇 때문인가?

어쩌면 그것은 *두려움-내가 스스로 선택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의 표출이었고, 그런 상을 제장한 진짜 속셈은 나 자신을 *승자로 선언하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 P50

나는 *두려움을 드러내는 대신, *재치있는 농담과 빈정조의 어투 속에 그 *두려움을 파묻어 버렸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나는 다만 *내 앞에 놓여 있는 *힘든 싸움에 대비하여 나 자신을 *단련하면서, *예상되는 패배에 *익숙해지려고 애쓰고 있었다. - P50

그것은 사회적 소외감을 껴안은 채 자신만의 환상 속에서 살고 있는 관념적 예언자의 횡설수설,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열정과 과대망상과 뛰어난 재치, 사실에서 메타포로, 메타포에서 다시 추론으로 넘어가는 편향적인 정신 여행이었다.

사실에서 메타포나 추론으로 넘어가는 속도가 너무나 빠르고 예측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은 기가 질려서 대꾸 한마디 못했다. - P53

그것은 *태양더러 *빛을 발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아직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착각에 빠져 잠시나마 자신을 속일 수 있었다. 동정심과 혐오감 사이에 끼여 고민하다가, 나는 결국 비겁한 타협안을 찾아냈다. - P59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일을 제대로 처리해 보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나는 교휸을 얻지도 못했고,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했다.

그 고생을 하고도 나는 여전히 내 방식대로 살고 싶다는 부질없고 어리석은 소망을 버리지 못한 것 같았다. - P119

정신 생활과 이윤 추구는 분명 양립할 수 없는 게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은 정신 생활과 이윤 추구를 얼마든지 양립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P128

적어도 우리는 자유로웠다. 아니, 적어도 우리는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나는 직장을 때려치운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좋든 나쁘든, 이것은 내가 선택한 생활 방식이었다. - P134

그런데 지금은 *돈이 더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나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내 일을 못하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루, 다음에는 이틀, 다음에는 일주일 동안 일을 빼먹었다. 얼마 후에는작가로서의 리듬을 잃어버렸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겨우 찾아냈다 해도, 너무 긴장해서 글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났건만, 내가 펜으로 건드린 종이는 죄다파지(破紙)가 되어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1977년 말쯤에는 *덫에 걸린 짐승처럼 *필사적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돈 문제를 *회피하면서 평생을 보냈는데, 이제 갑자기 *돈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기적 같은 역전을 꿈꾸었다. 복권에 당첨되어 수백만 달러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따위의 일확천금을 꿈꾸며 터무니없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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