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민족주의와 선동, 불신, 국가 간의 경쟁이 부활하고 의심과 분노의 정치가 부상하면서 세계는 점점 더 분열하고 있다.

세계화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더 분열되고 복잡한 양상을 띠면서 이미 어려움에 봉착한 경제성장의 진로에 또 다른 문제들을 더해주고 있을 뿐이다. - P589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정학적 문제에도 영향을 미쳐, 이미 전개 중이었던 상황들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민족주의와 보호주의에 직면한 각국들 사이에서 충돌은 더욱 심각해지고 협력은 더 어려워지며 장벽 또한 더욱 높아지고, 여러 국제기관들은 분열된 세계 공동체 안에서 기댈 발판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이 연결망에 대한 자신들의 의존도를 재평가하고 안보와 회복력 및 지역화와 국내 일자리 창출에 더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조와 재고 관리 측면에서는 ‘시의적절한 때’에 지금의 상황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세계 경제의 이런 정리와 제자리 찾기는 자동화와 3d제조 기술을 통해 더욱 탄력 받을 것이다.

Wto 합의는 늘어만 가는 불신과 각국의 경젱, 최첨단 기술 전쟁 및 전략적 경쟁 관계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 모든 상황들이 합쳐지면서 새로운 냉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본래부터 양국 모두와 깊이 연결되어 있었으나 점차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될 다른 여러 나라들은 대단히 곤란한 지경에 이를 수밖에 없다.

미국과 대립했던 냉전 시대에 소비에트 연방은 사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세계 경제와 서로 매우 깊이 연결된 데다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2020년 여름,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었을 당시 이에 놀란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이 중간에 잘못 끼어들거나 억지스러운 선택을 하는 상황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경고하고 나서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대립하면 결국 전 세계가 고통을 받는다."

에너지 자원, 그중에서도 특히 석유와 천연가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세계와 새로운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도 계속해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새로운 석유 질서는 순전히 그 규모에 의해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빅 3가 지배하고 있다.

2020년 봄에 시장이 붕괴되자 이 국가들은 같은 처지가 되어 뜻을 하나로 모았지만 앞으로 언제든 시장과 각자의 입장에 변화가 생기거나 기후 문제가 부각되면 세 나라의 이해관계 역시 다양하게 바뀔 것이다.

만일 태양광과 풍력이 빠른 속도로 규모를 키워가고 관련 비용도 크게 낮아진다면 전체적인 에너지 사용의 균형을 뒤바꿀 수도 있으며, 그와 동시에 전 세계는 이전보다 더 많이 전기 에너지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 19 위기는 디지털 기술이 이동 및 운송 수단과 어느 정도까지 경쟁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코로나 19로 발이 묶인 사람들은 에너지 자원을 이용해 실제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서로와 소통하는 쪽을 선택했다.

현재 이 새로운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은 과거와 같은 에너지 안보가 아니라 기후 변화와 젊은 세대들의 성향 변화다.

중국과 인동의 경우에는 그에 더해 대기오염, 그리고 수입 석유 및 천연가스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포함된다.

셰일 혁명과 2008년 금융위기, 아랍의 봄과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전기자동차의 대중화나 태양광 발전 비용의 하락, 상상도 할 수 없이 빠르게 퍼져 전 세계 경제를 암흑기로 밀어넣은 코로나 19의 유행, 미국 정치계를 뒤흔든 2020년의 폭동과 시위를 미리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렇듯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정확히 그려나갈 수 없다. 하지만 미리 예측을 하거나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들도 있는 법이고, 그중 하나가 기후 변화 문제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세계 질서에서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는 분명 국가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날 것이다.

셰일 혁명은 미국의 국제적 위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러시아와 중국이 한편이 되어 미국에게 대항하는 새로운 냉전은 왜 일어나게 되었으며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안에서 에너지는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반적인 관계는 ‘협력(engagement)‘에서 ‘전략적 경쟁 상대‘로 얼마나 빨리, 그리고 또 얼마나 위험하게 변해가고 있는가.

전 세계 석유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중동 지역의 현재 상황은 얼마나 불안정한가.

한 세기 이상 유지되어온석유와 자동차라는 익숙한 생태계는 이동 수단 혁명에 의해 현재 어떤식으로 도전받고 있는가.

기후 문제는 에너지 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수없이 논의되고 있는 이른바 ‘에너지 전환‘, 즉 화석연료에서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은 실제로 어떻게 진행 중인가.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켰고 현재 전 세계 석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빅 3인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러시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풍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이 겨우 제 몫을 하게 된 것은 고작 10여 년에 불과하지만 사실 그것들은 이미 1970년대와 1980년대부터 시작된 혁신이었다.

셰일 혁명은 미국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교역국으로서의 지위도 격상시켜주었다. 이를 통해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났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전기와 가스를 포함한 각종 공과금 부담이 줄어들었ㄷ.

이제 자급자족의 수준을 넘어 수출국의 위치에 오른 미국의 지정학적 영향력은 에너지 안보력 강화 및 훨씬 더 유연해진 외교 정책의 측면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과거 세계의 공장(workshop of the world)이라 불렸던 중국은 이제 가치사슬과 관련된 활동 전반으로 그 영역을 넓히며 21세기 새로운 산업 시대의 선도국이 되어 유럽과 미국에 경종을 울린다.

일대일로 계획읨 ㅗㄱ표는 우선 상품 및 그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와 원료가 오가는 시장으로서 중국이 갖는 위치를 굳건히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중동 지역의 지도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그려지고 있다.

*범(凡)아랍 민족주의와 *정치 세력으로서의 이슬람교, *이스라에 반대 세력들, 그리고 현 ‘이슬람 민족 국가들을 칼리프(caliph) 지배하의 *제정일치(祭政一致) 국가로 뒤바꾸려는 ISIS 같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수니(Sunni)파와 *이란의 이슬람 시아(Shia)파 사이에서 벌어지는 주도권 다툼이다.

이에 더해 또 다른 이슬람 국가인 *터키가 19세기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되살리겠다고 끼어들면서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중동 지역을규정하는 또 다른 요소는 40년 이상 계속되어온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다.

2014년을 기점으로 유가가 폭락하면서 석유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석유 생산의 정점, 즉 석유 자원이 완전히 고갈되는 상황을 염려했던 세계가 지금은 그와 정반대로 생산이 아닌 *수요의 정점 문제를 고민한다.

이런 석유 수요에 대한 문제와 관련된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공급이 아닌 장차 진행될 새로운 제약이나 통제의 문제이며,
그 중심에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정책과 기술이 자리한다.

운송 수단시장, 그중에서도 자동차 시장은 아주 오랫동안 석유 수요를 보장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장은 미래를 향한 ‘또 다른 지도(Roadmap)‘에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석유 수요를 갑자기 가로막고 나선 *‘새로운 삼총사(New Triad)‘는 바로 석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전기자동차,
빌려 쓰고 공유하는 *‘서비스로서의 이동 수단(mobility as a service,
Maas)‘,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차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와 관련된 ‘자동차 관련 기술‘이라는 새로운 거대 산업의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것이다.

변화하는 기후 상황에 전 세계가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또대응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비용이 얼마나 들지에 대한 논의는 이번 10년 안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 그렇지만 여론이 끓어오르고 탄소 순배출 제로를 향한 새로운 정책들이 등장하면서 앞으로의 상황은 훨씬 더 급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필요한 에너지의 **80퍼센트 이상을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에서 얻고 있는 현재의 세상이 역시 그렇게 살아온 30년 세월을 뒤로하고 점점 더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2015년 파리 협정(The ParisAgreement)은 탄소 가스 배출이 더 적은 미래로 나아갈 것을 결의했다.

*에너지 사용과 관련된 역사는 확실히 *‘파리 협정 이전‘과 ‘파리 협정 이후‘로 나뉠 테지만, 이 에너지 전환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중요한 주제가 되었음에도 그 전환의 본질은 무엇이고 기간은 얼마나 걸릴 것이며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또 그 비용은 누가 지불할지에 대한 *국내적·국제적 불협화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에게는
‘에너지 전환‘이란 것이 독일이나 네덜란드 같은 선진국이 받아들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인도에서는 아직도 수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상업 에너지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태양 에너지와 *풍력은 *‘탄소 배출 없는(decarbonizing)’ 전력 생산을 위한 또 다른 대안이다.

아니, 한때는 *‘대안‘ 이었지만 이제는 *‘주류‘
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문제는 그것들이 전력 생산에서 점점 더 큰몫을 담당하긴 하지만 *‘지속 가능성‘ 면에선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려면 결국 하루하루의 날씨가 중요한데 날씨는 인간이 조정할 수 없는 대상인 탓이다. 이때문에 생산된 전력을 대규모로 저장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적 문제들이 부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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